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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비행기 바퀴 랜딩기어에 20대 남성 시신, 밀입국 시도?…‘밀입국 단정' 어려운 '미스터리'와 사건의 전말 시나리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제2터미널(KLIA2)에 도착한 도쿄발 항공기 랜딩기어 수납공간에서 신원 미상의 젊은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 다만 경찰의 1차 소견상 사망 시점이 발견 시점보다 72시간 이상 앞선 것으로 추정됐다. 그가 해당 도쿄~쿠알라룸푸르 구간에서 바퀴 공간에 숨어 탑승했다는 결론은 아직 성립하지 않는다. 항공기 직전 운항 구간, 공항 지상 보안, 기체 정비 이력까지 추적해야 하는 사건이다.

 

도착 25분 뒤, 우측 랜딩기어에서 발견


말레이시아 유력지 더스타(The Star)에 따르면 시신은 8월 27일 오전 6시55분께 KLIA2에 도착해 주기 중이던 항공기의 우측 타이어 수납 구역에서 발견됐다. 항공기는 오전 6시30분께 도착했으며, 정비 인력이 랜딩기어 구역에서 악취를 감지한 뒤 덮개를 열어 엎드린 상태의 시신을 발견했다. 공항운영통제센터는 오전 7시께 경찰에 신고했고, 법의학팀이 현장에 투입됐다.

 

경찰은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고, 사망한 지 72시간 이상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외형상 17~25세 남성으로 추정됐으며, 흰색 후드티와 청바지, 검은 운동화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여권·탑승권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발견되지 않았고, 외관상 뚜렷한 외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시신은 세르당 병원 법의학부로 이송돼 부검 및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현지 보도 초기에는 성별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는 당국의 초기 발표를 인용해 "피해자의 성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20대이며 사망한 지 72시간 이상 됐다는 잠정 판단이 나왔다"고 전했다. 즉 현재 확정된 사실은 "항공기의 랜딩기어 공간에서 신원 미상의 젊은 성인 시신이 발견됐다”는 수준이며, 국적·신원·정확한 사망 원인·기체 침입 시점은 모두 수사와 부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도쿄발 항공편 밀입국’ 단정이 위험한 이유


사망 추정 시간이 72시간을 넘는다는 현지 경찰의 초기 판단은 사건의 핵심 변수다. 도쿄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의 해당 비행 구간만으로 시신의 체류 시간과 사망 시점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수사기관은 해당 항공기의 이전 운항 노선과 각 공항에서의 주기·정비·보안 기록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갈래다. ▲피해자가 도쿄 출발 이전, 해당 기체가 운항한 앞선 공항에서 랜딩기어 구역에 진입했을 가능성 ▲항공기 지상 체류 중 기체 내부 또는 랜딩기어 주변에서 사망한 뒤 발견되지 않았을 가능성 ▲사망 시점의 법의학적 추정에 오차가 있거나, 부패 속도에 영향을 준 환경적 변수가 있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 때문에 “도쿄발 항공편을 이용해 말레이시아로 밀입국하려다 사망했다”는 표현은 현 단계에서는 확실하지 않다. 당국도 신원과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은 성급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공 1만m의 바퀴칸, 사람이 버티기 어려운 세 겹의 위험


랜딩기어 수납공간, 이른바 ‘휠 웰(wheel well)’은 이륙 후 바퀴와 랜딩기어가 기체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는 공간이다. 여객기 객실처럼 기압과 온도를 조절하도록 설계된 장소가 아니다. 사람이 이 공간에 들어갈 경우 단순한 저온 노출을 넘어 저산소증, 기압 저하, 기계적 압착 및 추락 위험에 한꺼번에 노출된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소개한 항공의학 자료에 따르면 휠 웰 밀항 사례가 발생한 항공기들은 약 3만5000피트, 즉 약 1만668m 순항고도에서 비행했으며, 해당 고도의 성층권 온도는 화씨 영하 65도, 섭씨 약 영하 54도 수준이었다. FAA는 객실 가압이나 개인용 산소 장비가 없는 휠 웰 환경에서 저산소증이 점진적인 의식 소실을 유발하고, 이어 저체온증이 겹친다고 설명한다.

 

“극도로 낮은 생존 가능성...하지만 살아남은 사례도 존재”


“상공 1만m에서 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표현이 통상적으로 사용되지만, 과학적으로는 조금 더 정교한 표현이 필요하다. FAA가 검토한 과거 사례에는 약 3만5000피트 고도, 섭씨 영하 54도 안팎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사례도 존재한다. FAA는 휠 웰 내부의 따뜻한 유압 배관과 이륙 직후의 따뜻한 타이어,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 과정 등이 일부 생존 사례에서 열 보존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강 과정에서 온도와 산소 분압이 다시 높아지는 점도 생존 가능성에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생존이 가능한 이동수단이라는 뜻이 아니다. FAA의 결론은 휠 웰 밀항이 계속되는 문제이며 예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존 여부는 비행고도와 비행시간뿐 아니라 기종별 수납공간 구조, 기계장치와의 접촉, 기온, 침입자의 건강 상태, 의식 상실 시 자세, 체온 저하 속도, 착륙 시 랜딩기어 전개 과정 등에 좌우된다. 따라서 극히 예외적인 생존 사례를 일반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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