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식품업계 가격표가 다시 움직인다. 동원F&B는 9월 1일부터 동원참치를 포함한 참치캔류 가격을 평균 9% 인상한다.
동원F&B 관계자는 "고유가·고환율·포장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음료류, 참치캔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불가피하게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치캔은 소비자가 가격 인상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품이다. 참치 자체가 필수재는 아니지만,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조리법이 단순하며 명절 선물세트의 단가를 맞추기 쉽다. 그래서 참치캔은 ‘서민 대표 명절 선물’이라는 상징성과 실제 구매 수요를 동시에 갖는다.
이번 인상 발표가 소비자에게 더 날카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인상률 자체만이 아니다. 수요가 몰리는 선물 시즌의 입구에서 가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할인행사나 대체상품을 선택할 여지가 줄어드는 시점에 새 가격표를 만난다. 기업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집중되는 시기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미루기 어려운 시기다. 같은 9%라도 평상시의 9%와 명절 직전의 9%가 체감상 같을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국내 참치캔 시장은 사실상 ‘동원 천하’로 불린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국내 참치 통조림 시장을 연간 약 3만8000톤, 매출 약 3441억원 규모로 추산했으며 동원F&B의 점유율을 82%로 제시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서도 동원F&B의 참치캔 점유율은 80%를 웃돌았고, 동원참치의 연매출은 5000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동원참치, 지난 10년간 몇 번 올랐나
2016년 8월 25일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동일 사건의 재보도를 하나로 묶고 주요 유통경로에 적용되는 전사 가격 인상 발표만 세면 최소 4회다.
2017년 1월 평균 5.1% 인상, 2021년 11월 평균 6.4% 인상, 2022년 11월 평균 7% 인상, 2026년 8월 발표된 평균 9% 인상이다. 다만 2022년에는 편의점 판매 가격이 별도로 앞서 조정됐다는 보도가 있어, 유통경로별 조정까지 사건으로 세면 최소 5개의 가격 조정이 있었다.
진짜 인상의 이유, 복합 원인
FAO GLOBEFISH는 2025년 초 세계 주요 어장에서 참치 어획량이 감소했고, 서부·중부 태평양의 어획 부진으로 냉동 가다랑어 가격이 톤당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 어가 상승이 곧바로 특정 기업의 소매가격 9% 인상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국제 가다랑어 시세가 특정 시기에 하락했더라도, 이를 곧바로 동원참치 출고가 인하 여력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회사별 장기계약, 환율, 포장재·물류비, 재고 수준과 유통 비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자단체와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 기준뿐 아니라 원가 하락 때의 가격 조정 원칙과 검토 주기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소비자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원가 상승 때마다 가격을 조정하면서 원가 하락 때는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면 가격정책의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참치 시세 하락 요건이 있었음에도 가격을 한 번도 내리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의 근거를 공개하는 기업이라면 가격 인하의 조건과 검토 주기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명절 직전 인상에 소비자가 뿔난 까닭
포털사이트 카페·블로그·SNS 게시물에도 일부 불만의 목소리들이 노출됐다.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구조는 세 가지다.
첫째, 참치캔이 고가 사치품이 아니라 장바구니와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생활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둘째, 명절은 선물 수요가 집중돼 소비자가 가격 인상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소비자는 원재료가 내릴 때 가격이 얼마나, 언제 내려가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기업의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설명이 원가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먼저 전가한다’는 인상으로 바뀐다.
참치캔 한 캔의 가격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한 캔씩 쌓이는 인상과 가격 하락 때 멈춰 선 가격표가 결합하면,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단순한 9%를 넘어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상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가격을 올릴 수 있느냐’보다, 가격 조정의 근거와 기준이 소비자가 검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되느냐에 있다"면서 "국제 원료어·환율·포장재 비용의 변동이 실제 출고가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반대로 비용 부담이 완화될 때 어떤 조건에서 가격 조정을 검토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