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비트코인이 약 두 달 만에 7만달러 선을 회복하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는 단순한 가격 반등을 넘어 거래대금 급증과 리플(XRP) 중심의 매수 쏠림이 동시에 나타났다. 다만 이를 곧바로 ‘주식에서 코인으로의 자금 대이동’으로 해석하기보다, 글로벌 유동성 기대와 정책 호재, 국내 개인투자자의 고수익 추종 성향이 단기간 겹친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거래대금 10배 뛴 국내 시장
24일 오후 2시20분 기준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2조2038억원으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상승세가 본격화하기 전인 20일 이전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일주일 동안 3000억~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비트코인이 7만달러에 근접한 20일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22일 오후 3시 기준 업비트 거래대금은 4조6153억원까지 불어나 일주일 전과 비교해 약 10배 수준에 도달했다.
거래 증가세는 업비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22일 오후 3시 기준 빗썸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2조원을 넘겼고, 코인원은 1577억원, 코빗은 283억원, 고팍스는 8억원을 기록했다. SBS 역시 같은 기간 업비트 거래대금이 평소 3000억~6000억원대에서 4조6153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해외 집계에서도 반등의 강도는 확인된다. 코인게코 자료를 인용한 crypto.news는 21일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이 27.3%가 아니라 273% 급증해 약 1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빗썸 거래량도 132.9% 늘어난 약 9억349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승장의 중심은 비트코인 아닌 리플
이번 국내 시장의 특징은 비트코인 상승이 거래 재개를 촉발했지만, 실제 거래의 중심은 리플이었다는 점이다. 24일 업비트에서 리플은 전체 거래량의 23.77%를 차지해 가장 많이 거래된 자산이 됐다. 빗썸과 코빗에서도 리플의 거래 비중은 각각 26.63%, 33.68%로 1위였다.
리플 가격은 이날 오후 1.47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47% 급등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약 22% 오른 7만7000달러대, 이더리움은 약 29% 상승한 2400달러대를 나타냈다. 즉, 국내 거래대금 급증은 주요 가상자산 전반의 반등 위에,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컸던 리플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양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등의 배경…유동성·정책 기대
비트코인은 20일 미국 현지시간 기준 약 두 달 만에 7만달러를 돌파했다. 한국 시장의 거래량 급증은 이 가격 회복을 계기로 나타났지만, 상승 배경에는 미국 국채시장과 가상자산 규제정책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19일 장기 만기 국채의 유동성 지원 목적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유동성 여건에 우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였고, 비트코인은 이후 6월 이후 처음으로 6만9000달러를 회복한 뒤 상승폭을 확대했다. 보도 시점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약 8.3% 올라 7만80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고,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약 7.2%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의 가상자산 관련 법제화 기대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보도는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를 적용하는 클래리티 법안 논의가 시장의 정책 기대를 높였다고 전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제도권 편입 기대가 커질수록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식 팔고 코인’ 판단은 아직 이르다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코인으로 되돌아온 것은 분명하지만, 주식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했다는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올해 앞선 기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는 코스피 거래대금의 약 8% 수준까지 줄었고, 업비트와 빗썸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각각 약 5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 순이익은 74% 줄었고, 빗썸은 전년 동기 흑자에서 순손실로 전환했다.
따라서 이번 흐름은 ‘주식 매도 자금의 전면적 코인 이동’보다는, 비트코인 급등이 위험선호를 되살리고 리플의 높은 단기 상승률이 국내 개인 매수세를 끌어들인 단기 유동성 집중 국면에 가깝다. 특히 거래대금의 상당 부분이 리플 한 종목에 몰린 만큼, 가격 상승이 이어질 때 거래량이 더 확대될 수 있는 반면 변동성 확대와 빠른 차익실현 매물에도 취약할 수 있다.
향후 시장의 지속성은 비트코인이 7만달러 위에서 안착하는지, 미국의 유동성 환경과 가상자산 입법 기대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국내 거래대금이 리플 중심의 단기 과열을 넘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주요 자산 전반으로 확산하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