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가 8월 22일(현지시간) 토요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개막했다. 16개국 666개 팀에서 참가한 2,056대의 로봇이 5일간의 열전을 펼치며, 주최측은 이 대회를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한 세계 최초의 종합 스포츠 대회로 소개했다.
ndtv, indiatoday, cgtn, ainchina, globaltimes에 따르면,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는 단순한 로봇 경연이 아니라,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자율성·제조역량·상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검증하는 대규모 공개 시험장에 가깝다. 참가 규모는 급증했지만, 훈련 중 로봇 충돌 사고가 보여주듯 고속 이동·정지·안전 제어는 아직 산업 현장 보급의 핵심 난제로 남아 있다.
규모는 1년 만에 급팽창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즈는 8월 22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오벌(아이스 리본)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 666개 팀이 2,056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등록했고, 총 51개 종목·1,301개 경기 세션이 예정돼 있다. 베이징시 발표에 따르면 종목은 지난해 26개에서 51개로 늘었고, 첫 대회 참가팀은 약 280개였다. 단순 비교하면 팀 수는 약 138% 늘어난 셈이다.
올해 종목은 스포츠형 경쟁 종목 30개와 실제 작업 환경을 반영한 시나리오형 종목 21개로 나뉜다. 시나리오형 경기에는 공장 조립, 가정 서비스, 호텔 업무, 물류, 소매, 긴급구조 등이 포함된다. 즉, 대회 운영 방식 자체가 “사람처럼 걷고 뛰는 기계”의 시연보다 “사람의 작업을 어느 수준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를 묻는 구조로 진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율성’이 성적과 사업성을 가른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로봇이 인간의 원격조종 없이 얼마나 많은 일을 수행하는지에 있다. 시나리오 종목에서는 완전 자율 수행에 가중치 1.0을 부여하는 반면, 원격조종 방식의 텔레오퍼레이션은 점수 가중치가 0.5로 제한된다. 원격조종으로 과제를 끝냈더라도 자율 수행의 절반 수준만 평가받는 구조다.
트랙 종목과 대부분의 경쟁 종목도 자율 수행 의무가 강화됐다. 다만 100m·400m 허들 종목은 예외로 남았다. 일반 100m·400m·1,500m 달리기 제한시간은 각각 지난해 3분·15분·40분에서 올해 1분·5분·15분으로 단축됐다. 주최 측이 단순 완주보다 속도와 연속 동작, 위치 인식, 경로 계획, 균형 회복, 제동 능력을 함께 검증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포브스는 이 대회 종목 구성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시장 지도’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평지 달리기, 축구, 체조, 춤, 탁구 등은 자율 수행을 요구하는 반면, 장애물·점프·고중량 운동·격투처럼 넘어짐이나 충돌 위험이 커지는 영역에는 상대적으로 인간 개입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는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 동작과 산업 현장에 안전하게 투입할 수 있는 수준 사이에 아직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 비중 96%…국제대회보다 산업 생태계 전시
외형상 16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지만, 실제 참가 구조는 중국 중심이다. 중국 내 157개 기업과 200개 대학·연구기관이 641개 팀을 구성해 1,975대를 출전시켰다. 전체 666개 팀 가운데 약 96.2%, 전체 로봇 2,056대 가운데 약 96.1%가 중국 참가분이다. 미국·독일·일본·브라질 등도 참가하지만, 물량과 조직력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이다.
이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특정 완성품 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부품·제어 소프트웨어·인공지능·배터리·감속기·대학 연구실·지방정부를 포괄하는 산업 생태계 경쟁으로 육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157개 기업과 200개 연구기관이 한 대회에 집결한 것은 기술 경연의 의미를 넘어 공급망과 인재, 실증 수요를 한 공간에 모으는 산업 플랫폼의 성격을 보여준다.
다만 참가 로봇 수가 많다고 곧바로 상용화 우위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2026년 상반기 2만2,000대를 넘었다는 추정도 나오지만, 출하·전시·실증·반복 가능한 현장 배치는 서로 다른 지표다. 특히 기업 고객이 요구하는 것은 짧은 시연이 아니라 장시간 가동률, 사고 예방, 정비 비용, 작업 성공률, 그리고 예외 상황 처리 능력이다.
‘충돌 영상’이 보여준 진짜 과제
대회 직전 공개된 훈련 영상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양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족보행 로봇 한 대가 고속으로 트랙을 달린 뒤 감속하지 못하고 파란색 완충 장벽에 충돌했고, 충격 뒤 몸체가 허리 부근에서 크게 접히며 불꽃이 튀는 장면이 확산됐다. 영상은 8월 20일 X 이용자 @pianhangx가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도 시점 기준 1,300만 회 이상 조회된 사례도 있었다. 다만 로봇 제조사와 공식 손상 평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고를 두고 “시각 시스템이 파란색 장벽을 트랙과 구분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온라인에서 나왔지만, 현재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영상만으로는 인지 실패인지, 경로 계획 오류인지, 제동 알고리즘 문제인지, 구동기·통신·전원 이상인지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완충벽 설치 자체는 중요한 장면이다. 고속으로 달리는 휴머노이드가 결승선 부근에서 예측 불가능한 운동 상태로 전환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물리적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자율작업 로봇의 안전성은 인공지능 판단 정확도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제동거리 예측, 충돌 회피, 비상 정지, 토크 제한, 인체·시설과의 거리 유지, 고장 시 안전 모드 전환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관전 포인트는 ‘메달’ 아닌 재현성
이번 게임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누가 100m 기록을 단축하는가보다, 동일한 로봇이 낯선 조명·바닥·물체 위치·작업 순서에서도 자율적으로 과업을 반복 수행할 수 있는지다. 특히 공구 조립, 케이블 연결, 물류, 호텔·가정 서비스, 긴급구조 등 시나리오 종목은 손 조작의 정밀도와 이동 능력, 시각 인식, 작업 계획, 실패 후 복구 능력을 한꺼번에 요구한다.
베이징 대회는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이 ‘대량 참가’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고속 이동하고,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일하며, 원격조종 없이 예외 상황을 해결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검증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번 대회는 그 격차를 감추는 무대가 아니라, 오히려 기술의 현재 수준과 상용화의 병목을 수치와 경기 장면으로 드러내는 시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