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목)

  • 흐림동두천 16.7℃
  • 흐림강릉 17.0℃
  • 흐림서울 18.1℃
  • 흐림대전 20.0℃
  • 구름많음대구 19.6℃
  • 구름많음울산 21.8℃
  • 구름많음광주 22.2℃
  • 맑음부산 23.8℃
  • 구름많음고창 20.4℃
  • 구름많음제주 24.2℃
  • 흐림강화 16.8℃
  • 구름많음보은 16.7℃
  • 흐림금산 19.0℃
  • 맑음강진군 22.3℃
  • 구름많음경주시 21.5℃
  • 구름많음거제 21.4℃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플라크보다 먼저 보인 뇌의 신호”…알츠하이머 조기진단 지형 바꾸나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PET 영상에서 확인되기 최소 7년 전부터 뇌 피질의 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대규모 추적 연구가 나왔다.

 

nature, iflscience, pharmaphorum, partner.sciencenorway, clearheadlab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첫 영상 신호’로 여겨져 온 아밀로이드 PET의 위치를 재검토하게 하는 결과이지만, 곧바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MRI 조기검진 확대나 새로운 진단 기준 도입으로 연결될 단계는 아니라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8월 19일(현지시간)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이른 측정 가능한 징후로 여겨져 온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PET 스캔에서 관찰되기 7년 이상 전부터 뇌에서 감지 가능한 흔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슬로 대학교 뇌와 인지의 전생애 변화 연구센터(Center for Lifespan Changes in Brain and Cognition) 연구진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약 20년에 걸쳐 정기적인 MRI 스캔을 실시했다. 그 결과, 뇌의 외피층이 얇아지는 현상인 피질 위축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검출 가능한 수준에 이르기 최소 7년 전부터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6254건의 영상이 포착한 ‘플라크 이전’ 변화


제임스 마이클 로(James Michael Roe)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고령자 3개 코호트에서 장기간 축적된 MRI 4570건과 아밀로이드 베타(Aβ) PET 1684건을 결합해 분석했다. 연구의 핵심은 PET에서 아밀로이드 양성으로 전환된 사람과 끝까지 음성으로 유지된 사람을 비교하면서, 양성 전환 이전에 촬영된 MRI만 사용했다는 점이다.

 

다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피질 위축이 먼저 시작된다’는 표현은 정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연구진이 실제로 확인한 차이는 이후 아밀로이드 양성으로 전환한 집단에서 더 두꺼운 피질과 더 느린 피질 얇아짐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마지막 MRI가 아밀로이드 양성 전환 시점보다 7년 이상 앞서 촬영됐어도 이런 궤적 차이가 남았다. 즉, 단순히 뇌가 더 빨리 줄어든다는 의미라기보다, 아밀로이드가 영상에 잡히기 전에 이미 정상 노화와 구별되는 뇌 구조 변화의 패턴이 형성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정확하다.

 

오슬로대 연구진은 인지적으로 정상인 참가자를 거의 20년간 정기 MRI로 추적하고, PET 자료를 통해 개인별 플라크 검출 시점을 추정했다. 이후 그 전 10년의 MRI 기록을 되짚어 분석했다는 점에서, 단일 시점의 환자·대조군 비교가 갖는 한계를 일정 부분 줄였다.

 

‘조기 발견’과 ‘조기 진단’은 다르다


이번 연구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PET에서 플라크가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은 질병 생물학의 시작점인가, 아니면 이미 진행된 변화가 임상 영상의 검출 한계를 넘어선 시점인가. 안데르스 마르틴 피엘(Anders Martin Fjell) 교수는 플라크 축적을 유발하거나 그 결과로 발생하는 유해 과정이 PET 검출 전부터 작동했을 가능성, 또는 플라크보다 더 이른 별도 병태생리 과정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결과를 “MRI만 찍으면 알츠하이머를 7년 먼저 진단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과장이다. 연구는 개인 단위 진단 정확도, 특정 피질 두께 수치의 임상 컷오프, MRI 선별검사의 민감도·특이도, 검사 후 치료 개입의 효용을 확정하지 않았다. MRI에서 보이는 피질 변화는 정상 노화, 뇌혈관질환, 수면·대사 이상 등 다른 요인과도 겹칠 수 있어, 단독 검사를 질병 확진 도구로 쓰기에는 검증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연구의 즉각적 의미는 ‘진단검사 교체’보다 임상시험 설계의 시간표 수정에 가깝다. 예방 또는 병 진행 억제 약물은 증상 발생 이후나 PET 양성 이후에 투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 병태생리가 그보다 수년 전 시작된다면 치료가 너무 늦게 투입됐을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피엘 교수도 플라크 이전의 별도 과정이 확인될 경우 아밀로이드 축적 이외의 경로를 겨냥하는 약물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LP-1의 엇갈린 성적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이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이끈 ELAD 2b상은 영국 24개 기관에서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 204명을 무작위·이중눈가림·위약 대조 방식으로 평가했다. 52주 치료를 완료한 분석에서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은 위약군보다 인지 저하가 18% 느렸고, 전두엽·측두엽·두정엽 및 전체 회백질 등에서 뇌용적 감소가 약 50% 적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다만 이 시험은 인지 변화를 평가하도록 충분히 설계된 규모가 아니었고, 1차 평가지표인 피질 뇌포도당 대사율 변화는 충족하지 못했다.

 

반대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 세마글루타이드 3상인 EVOKE와 EVOKE+는 더 큰 규모에서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두 시험은 총 3808명의 생물학적으로 확인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55~85세)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약 2년 추적에서 임상치매평가척도 합산점수(CDR-SB)의 변화를 줄이지 못했다. EVOKE에서 치료군과 위약군의 점수 변화는 각각 2.3점으로 같았고, 추정 군 간 차이는 -0.08점(95% 신뢰구간 -0.35~0.20)이었다. EVOKE+의 군 간 차이도 0.10점(95% 신뢰구간 -0.17~0.38)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GLP-1 계열 전체의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폐기하기보다, 약물의 제형·용량·뇌 도달성·개입 시점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경구 세마글루타이드는 일부 뇌척수액 바이오마커를 낮췄지만 임상적 진행 둔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즉, 바이오마커 개선과 실제 인지·기능 보존 사이에는 아직 넘지 못한 간극이 있다.

 

한국에는 더 빠른 과제


국내에서 조기개입의 가치는 인구구조상 더욱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9.25%,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였다. 2025년 국내 치매 환자는 약 97만명으로 추정됐고, 2026년에는 약 101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핵심은 MRI 검사량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피질 구조 변화, 혈액·뇌척수액 바이오마커, 아밀로이드·타우 PET, 유전적 위험도, 인지검사를 어떻게 조합해 실제로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고, 그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개입을 제시할지 검증하는 데 있다.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경쟁은 결국 “얼마나 일찍 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이른 신호가 환자의 예후를 바꾸는 행동으로 이어지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5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가동 전 풀케파” 테일러의 역전승?…삼성전자 2나노, 수주와 수율이 맞물리기 시작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1공장이 시험 가동을 앞두고 2나노미터(㎚) 예정 생산물량을 사실상 채웠다는 업계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고객별 수주, 공장별 생산능력 배정, 수율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선단공정 수주 확대와 미국 현지 공급망 수요가 맞물리며 삼성 파운드리의 회복 기대를 키우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화일보는 8일 업계 취재를 인용해 테일러 팹이 이르면 9월 말 시범 가동에 돌입하며, 테슬라의 AI5 칩, 브로드컴의 차세대 통신용 반도체, Arm의 AI 칩 관련 수요가 이어져 2나노 생산예정 물량이 ‘풀케파’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같은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배정된 고객과 제품, 계약 물량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테일러 1공장은 2027년 고객사 대상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월 웨이퍼 투입능력 5만 장, 9월 말~10월 초 시험 가동 등의 수치와 일정은 업계 보도에 기반한 전망치로, 실제 상업 생산 시점과 생산성은 고객 인증 및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2022년부터 총 370억 달러를

[빅테크칼럼] 이재명·마크롱, AI·방산·원전으로 넓어진 韓佛 동맹…삼성은 왜 미스트랄에 30억유로를 베팅했나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삼성전자가 프랑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 AI의 30억유로 규모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단순한 재무투자를 넘어 반도체 설계·공정·제조 노하우를 외부 유출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는 ‘삼성 전용’ AI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글로벌 AI 경쟁이 범용 챗봇 경쟁에서 산업 데이터와 제조 지식을 둘러싼 AI 주권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기술, 방산, 우주, 원자력 등 전략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16건의 협력 문서를 채택했다. 두 정상 참석 아래 교환된 문서는 9건이며, 정부·기관·기업 차원에서 별도로 체결된 문서까지 합쳐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이번 정상외교의 최대 경제·산업 성과는 삼성전자와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 간 전략적 투자 협약이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동시에, 자사의 핵심 반도체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보호할 수 있는 삼성전자 전용 내부 AI 모델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청와대와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