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 4곳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LIG D&A(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단순 합산 1조7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으로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것이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다만 이 수치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등 연결 자회사 실적도 포함돼 있어, 순수 방산 사업만의 합산 수익성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이 기록은 ‘새 수주’ 자체보다 폴란드와 중동 등에서 이미 따낸 대형 계약이 생산·납품을 거쳐 매출로 전환된 결과라는 점에서, 하반기 성장의 관건은 수주잔고의 질과 실제 납품 일정이 될 전망이다.
수출 납품과 연결 계열사 개선이 만든 최대 실적
4사의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은 13조1769억원, 영업이익은 1조7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1조2849억원보다 36.3% 증가했고, 합산 영업이익률은 약 13.3%다.
다만 이번 실적은 일부 기업에서 수출 양산·납품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수출 확대가 모든 기업의 이익률 개선으로 직결된 것은 아니며, 제품 구성과 원가, 환율, 납품 일정에 따라 실적 차별화도 뚜렷했다. 특히 이번 최대 실적은 폴란드·중동 등 기존 수출 계약의 납품 확대가 주된 동력이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한화오션 등 연결 계열사 실적 개선도 크게 반영됐다.
실적의 절대적 비중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연결 매출 9조2929억원, 영업이익 1조3655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2%, 영업이익은 58.5% 늘었고, 국내 방산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4사 합산 영업이익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7.9%에 이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부문만 보면 2분기 매출은 2조1075억원, 영업이익은 5330억원이다. 핀란드와 체결한 약 9400억원 규모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 에스토니아 대상 천무 다연장로켓 추가 공급 계약 등이 수주 기반을 넓혔다. 다만 연결 영업이익에는 지상방산뿐 아니라 항공우주·한화오션 등 계열 사업 성과도 포함된다. 방산 수출의 수익성을 논할 때 연결 기준 기록과 방산 단독 실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대로템은 매출 증가와 이익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 2분기 매출은 1조6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9.7% 줄었다. 폴란드 K2 전차 납품 확대가 반영된 전년의 높은 수익성 기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내수 매출 비중 확대 등이 이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2분기 말 수주잔고는 30조4046억원으로 창사 후 처음 30조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방산 등이 포함된 AD&RH 부문 수주잔고는 9조8197억원이다.
KAI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악화의 대비가 가장 컸다. 2분기 매출은 1조1679억원으로 4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4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 동기보다 6.1%포인트 낮아졌다. 증권가는 고환율에 따른 예정원가 상승, 고마진 이라크 군수지원(CLS) 매출 인식 감소, 국내 소형무장헬기(LAH) 인도 지연, 약 190억원의 일회성 충당금 설정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KAI의 사례는 수출 확대가 즉시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 구성, 개발·양산 단계, 환율, 납품 일정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LIG D&A는 유도무기 수출의 수익성 효과가 비교적 선명했다. 2분기 매출은 1조1101억원으로 17.4%, 영업이익은 1057억원으로 29.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9.5%로 전년 동기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UAE향 천궁-II 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수출 비중이 17.4%에서 25.4%로 상승한 점이 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100조원대 잔고’의 의미와 한계
실적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수주잔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은 2분기 말 약 38조3000억원, 현대로템은 전사 기준 30조4046억원, LIG D&A는 24조5700억원의 수주잔고를 각각 보유했다. 세 회사만 단순 합산해도 약 93조2700억원에 이른다. 업계는 KAI를 포함한 4사의 수주잔고가 약 100조원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LIG D&A의 잔고 구조는 수출 의존도와 중동 집중도를 동시에 보여준다. 2분기 말 수주잔고 24조5700억원 중 수출분은 14조400억원으로 약 57%를 차지했으며, 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중동 3개국향 천궁-II 관련 잔고만 9조8900억원이다. 이는 향후 수년간의 매출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특정 권역과 특정 유도무기 체계에 대한 집중 위험도 키운다.
하반기, ‘수주 뉴스’보다 인도 능력
하반기 K-방산의 관심사는 미국 자주포 현대화 사업, 스페인 자주포 사업, 폴란드 추가 계약, 중동 프로젝트 등 대형 해외 사업의 계약 성사 여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K9 자주포 2차 계약 물량 인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스페인 프로젝트도 주요 사업 기회로 거론된다.
다만 수주 기대만으로 실적 지속성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수주가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생산능력, 부품 조달, 현지 생산·기술이전 조건, 금융조달, 정부 간 승인, 납품 검수 등 여러 변수가 작동한다. KAI의 LAH 인도 지연과 현대로템의 이익률 둔화는 수주 규모와 분기 이익이 일대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방산업계 전문가는 "K-방산 4사의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은 일회성 호황만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라며 "하지만 다음 단계의 경쟁력은 대형 계약의 발표 횟수가 아니라, 고수익 수출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인도하고, 현지화 요구와 원가·환율 리스크를 얼마나 관리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