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케임브리지대 최연소 흑인 교수였던 사회학자 제이슨 아데이가 표절 의혹과 임용 검증 논란 속에 사임한 지 약 열흘 만에 41세로 사망했다. 경찰은 사망을 “예상치 못한 사망”으로 분류했지만 현재까지 범죄 혐의는 없다고 밝혔으며, 사인은 검시 절차를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런던 남부 배터시의 자택에서 발견된 아데이는 2023년 37세에 케임브리지대 역사상 최연소 흑인 교수로 임용된 인물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개인의 표절 의혹을 넘어, 세계적 대학이 고위직 채용과 연구윤리 검증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했는지, 또 공적 검증과 인신공격성 여론전의 경계는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동시에 제기한다.
2022년 채용, 2023년 상징성, 2026년 사임
아데이는 케임브리지대 교육학부의 교육사회학 교수로 2022년 임용 절차를 거쳐 2023년부터 재직했다. 케임브리지 측은 그가 임용된 지 약 4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의 임용 경위와 재직 기간 전체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고위 학술직 임용 제도 전반의 재검토에 반영될 예정이다.
그는 8월 5일 교수직과 지저스 칼리지 펠로십에서 즉시 물러났다. 사임 당시 아데이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며, 지속적인 공개적 비난과 추측이 "자신과 가족에게 깊은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임이 기관의 조사와 별개로 사태를 끝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케임브리지는 사임 후에도 임용·재직 경위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했고, 연구정책위원회를 통해 연구부정행위 정책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한 연구자의 논문 문제로 보기보다, 채용 단계의 검증 구조 자체에 허점이 있었는지를 살피겠다는 의미다.
표절 의혹의 핵심과 엇갈린 판단
논란의 중심에는 2015년 리버풀 존 무어스대(LJMU)에서 받은 박사학위 논문과 일부 학술 논문이 있다. 영국 언론은 아데이의 박사학위 논문에 다른 연구자의 기존 글과 동일하거나 매우 유사한 문장이 다수 존재한다고 보도했고, 그 밖에 개인 이력과 자선모금·운동 성과에 대한 주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AP 보도에 따르면 그가 주장한 자선모금액은 550만 파운드, 미화 약 740만 달러였으며, 35일간 마라톤 30회와 6일간 600마일 달리기 등도 검증 대상이 됐다.
다만 “의혹 제기”와 “학술 부정 확정”은 구분해야 한다. 박사학위를 수여한 LJMU는 지난해 관련 의혹을 조사해 "표절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박사학위의 유효성도 유지했다. 아데이 역시 일부 작업상의 오류는 인정했지만 연구부정은 부인했다.
즉, 이 사건은 아직 결론 난 표절 사건이 아니라, 학위 수여 대학의 ‘무혐의’ 판단과 고용 대학들의 ‘채용·검증 과정 재조사’가 병존하는 사안이다.
케임브리지의 입장 번복이 남긴 책임
케임브리지는 초기에 아데이를 겨냥한 비판을 “신뢰성을 훼손하려는 악의적 캠페인”으로 규정하며 방어했다. 그러나 이후 자격, 명예직, 채용 경위와 관련한 새로운 정보가 제기되자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데보라 프렌티스 케임브리지대 부총장은 이번 사태를 “해롭고 어려운 사건”이라고 표현하고, 대학 공동체 내부의 분노와 불안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번 사안을 유색인종 교직원 전체의 학문적 역량이나 정당성에 대한 공격으로 확장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대학의 설명만으로 책임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 케임브리지 교수들은 조사 주체와 임용 절차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 측은 학부 차원의 고위직 채용 절차를 언급했지만, 일부 교수들은 실제 임용이 대학 지도부 대표가 관여하는 별도 선출위원회에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임용 책임이 교육학부에만 있는지, 중앙 대학 본부와 선출위원회가 어떤 수준의 검증 의무를 부담했는지는 독립 조사에서 반드시 밝혀야 할 대목이다.
핵심은 2015년 박사학위 취득부터 2022년 케임브리지 임용까지 약 7년, 그리고 최상위권 대학의 교수 임용 뒤 약 4년이 지나서야 공적 검증 논란이 대학 차원의 제도 점검으로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대학이 최종적으로 연구부정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고위직 채용에서 학위·논문·경력·명예직·대외 성과를 어떤 기준과 증빙으로 확인했는지는 독립적으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
‘DEI 논쟁’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 이유
아데이 사건은 영국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논쟁과 결합하며 정치화됐다. 그러나 한 개인의 임용 검증 문제를 곧바로 소수자 채용 전체의 정당성 문제로 일반화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프렌티스 부총장도 이번 사건을 “예외적 사례”로 규정하며 유색인종 연구자들의 직위와 성취를 의심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인종차별적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검증 자체를 유보하는 것도 대학의 책무와 맞지 않는다. 객관적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학위 논문의 독창성, 인용의 정확성, 경력과 대외 성과의 입증 자료, 추천서와 심사 기록, 이해관계 관리가 모든 후보자에게 같은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
아데이의 사망은 수사나 검시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어떠한 인과관계도 단정할 수 없는 비극이다. 다만 케임브리지와 관련 대학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조사 기준·위원 구성·증거 평가 방식·개선 조치를 투명하게 밝히고, 개인에 대한 비난과 제도적 책임을 분리해 다뤄야 한다. 이 사건의 최종 평가는 한 학자의 실패 여부가 아니라, 권위 있는 학술기관이 검증·채용·연구윤리·구성원 보호의 균형을 실제로 지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