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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지상은 2분, 우주는 18%”…ISS가 기록한 2026 개기일식의 두 얼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2026년 8월 12일(현지시간) 개기일식은 유럽 본토에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개기일식 경로를 드리운 천문 현상이었지만,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역설적으로 태양의 약 18%만 가려진 부분일식으로 관측됐다. NASA 우주비행사 제시카 메이어의 ISS 촬영 사진은 같은 일식이라도 관측자의 위치와 궤도에 따라 전혀 다른 장면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개기’와 ‘18%’의 차이


NASA에 따르면 이번 개기일식의 본그림자(umbra)는 러시아 북부·그린란드·아이슬란드·대서양을 거쳐 스페인 북부와 포르투갈 북서단 일부를 통과했다. 반면 본그림자 밖의 넓은 반그림자(penumbra) 지역에서는 태양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나타났다.

 

NASA는 스페인 북부와 포르투갈 북서부에서는 일몰 직전 개기 단계가 진행됐고, 유럽 대부분·아프리카 북서부·미국 북부에서는 부분일식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에서는 레온·사라고사·발렌시아 등이 개기 경로에 포함됐지만, 이들 지역은 태양 고도가 낮아지는 저녁 시간대에 관측이 이뤄졌다.

 

특히 스페인 북서부 라코루냐에서는 개기 지속시간이 76초, 태양 고도는 약 12도였고, 내륙의 부르고스는 104초 동안 개기 상태가 이어졌지만 태양 고도는 약 8도에 불과했다. 팔마에서는 태양 고도가 약 2도인 상태에서 최대식이 나타나, 일식 관측이 일몰 풍경과 겹치는 조건이었다.

 

메이어는 러시아 구획 창문을 통해 촬영한 사진과 함께 “ISS의 위치 탓에 최대 약 18%만 가려진 부분일식을 봤다”고 밝혔다. 지상에서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개기일식이 진행된 동일한 시각에도, 약 400km 상공의 ISS는 자신의 고속 궤도와 관측 방향 때문에 본그림자 중심을 통과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우주에서 본 일식이 항상 더 극적이라는 통념과도 다르다. ISS의 고도 자체보다 결정적인 변수는 달 그림자와 정거장 궤도의 시공간적 교차 여부다. 즉, 우주정거장이 본그림자 안에 정확히 들어가야 개기일식과 달 그림자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으며, 이번 사례에서는 그 정밀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8km/s ISS, 12장으로 담다


이번 일식은 ISS 내부와 지상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기록됐다. NASA 사진가 조엘 코스키는 미국 메인주 홀턴 인근에서 부분일식 중인 태양 전면을 ISS가 가로지르는 장면을 촬영했다. 약 5마일, 시속 약 2만9000km 또는 초속 약 8km로 이동하는 ISS의 실루엣을 12개 프레임으로 합성한 영상에는 당시 정거장에 탑승한 7명의 원정대 75 승무원도 함께 상징적으로 담겼다.

 

이 장면은 천문학적으로는 ‘트랜싯(transit)’이다. 관측자와 태양 사이를 ISS가 정확히 통과하면서, 정거장이 태양 원반 위의 작은 실루엣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태양·달·지구의 정렬로 생기는 일식과, 지상 관측자·ISS·태양의 정렬이 동시에 맞아야 하므로 촬영 기회는 매우 짧고 위치 의존성이 크다.

 

ISS에 탑승한 인원은 메이어를 비롯해 NASA의 아닐 메넌·잭 해서웨이, 유럽우주국(ESA)의 소피 아드노, 러시아 우주국 소속 표트르 두브로프·안드레이 페댜예프·안나 키키나 등 7명이었다.

 

사진이 보여준 ‘관측 위치의 과학’


메이어의 18% 부분일식 사진과 코스키의 ISS 태양면 통과 합성 영상은 천문 이벤트의 희소성이 단순히 발생 빈도만으로 정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같은 8월 12일, 같은 태양과 달의 정렬 아래에서도 지상 본그림자 지역에서는 최대 2분 18초의 완전한 암흑이 펼쳐졌고, ISS에서는 태양 원반의 일부만 가려졌으며, 메인주 지상 관측자에게는 태양을 스쳐 가는 ISS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식 사진의 가치는 장면의 화려함을 넘어 관측 좌표에 있다. 지상에서는 본그림자의 이동 경로와 일몰 조건이, 저궤도에서는 정거장의 위치·속도·창문 방향이, 지상 망원촬영에서는 수 초 이하의 ISS 통과 시점이 결과를 좌우한다. 2026년 개기일식은 ‘우주에서 본 일식’조차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궤도와 지리, 시간의 정밀한 조합이 만든 다층적 기록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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