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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인사이트] ‘천재감독’이 ‘이야기꾼’까지 된다면… <오디세이> 리뷰

올림의 콘텐츠코치

 

본래 콘텐츠를 접할 때 관련 기사나 소식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그 어떤 사전 정보도 모른 채 작품과 마주하자는 나름의 소신이 있다. (*러닝타임조차도)

 

하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였다. 무조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십 차례 들을 수밖에 없었다. 용아맥 암표가 10만 원대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보고는 싶지. 예매할 엄두는 안 나지.’

 

결국 나 자신과 적당히 타협한 채 동네 가까운, 편한 자리를 갖춘 영화관을 찾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이름 하나만으로 전 세계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의 중심에 서는 감독도 보기 드물다. 스티븐 스필버그 이후 스크린 흥행산업을 이끌어온 최고의 명감독 중 한 명이라 말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고전. 학력고사 세대는 아니지만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정도는 한 번쯤 접하며 자란 경험이 있다.

 

늘 신선한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출로 우리를 들었다 놨다 하는 놀란 감독. 이번에는 고대의 신화적 서사에 천착했다.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지만 세부적으로는 잘 몰랐던 스토리. 놀란은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잔잔한 물결로 시작하더니 어느새 물수제비가 되고, 마침내 성난 파도가 되어 관객을 집어삼킨다.

 

그리고 그 끝에 벅찬 감동을 남긴다.

 

보통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하는데, 이번 잔치는 먹고도 남을 먹거리가 너무나 많다. 기회가 정말 된다면 나중에라도 아이맥스로 N차 관람 대열에 합류해야겠다.

 

◆ 신화(Myth)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오디세우스. 맷 데이먼은 이번 작품으로 ‘맷 데이먼’을 넘어선 것 같다. 그동안 <본> 시리즈로 대표되는 액션 연기파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떤 배역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 확신이 든다.

 

이번 작품에서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우를 연상시키는 묵직함을 풍기는 그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빼든 원탁의 기사처럼 시종일관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저 때려 부수고 온몸을 던지는 신(scene)이 아니다. 연기의 신(god)이 되어 내면의 갈등을 온몸으로 표출한다.

 

특이한 건 절규가 아니라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런 흐름이 관객의 마음을 더욱 깊숙이 파고든다.

 

포세이돈과 얽힌 존재가 등장하고, 귀를 막지 않으면 헤어나오기 힘든 사이렌도 나온다. 신 중의 신 제우스(Zeus)도 수시로 언급된다.

 

그런데 전혀 부담스럽지도, 이상하지도 않다.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

 

‘이게 말이 되나?’
‘신화니까 그렇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놀란이 만들어낸 세계에서는 이 모든 것이 아주 오래된 ‘진짜 역사’처럼 느껴진다. 이야기의 뿌리가 단단하니 그 위에 무엇을 올려놓아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 무게중심은 ‘앤 해서웨이’

 

우아한 자태. 왕비의 카리스마.

 

지아비를 오랜 세월 기다리며 아들을 보살피고, 힘없는 상황에서도 끝끝내 꼿꼿함을 잃지 않는 그녀.

 

첫 등장 장면에서 이마 위 주름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겠죠?)

 

그럼에도 순간순간 아이콘 그 자체였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그 이미지가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특히 왕이자 부군의 따귀를 때리는 그 찰나의 장면은 도무지 잊히지 않는다.

 

그저 예쁘고, 키 크고, 연기 잘하는 여배우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 착각이었다. 어느새 대배우가 되어버린 그녀 앞에서 나는 그저 이름 모를 신하 중 한 명이 된 기분이다.

 

‘볼만했다’를 넘어 ‘봐야만 했다.’
3시간의 러닝타임은 30분처럼 흘렀다.

 

올 여름 폭염에 지친 심신을 잠시 <오디세이>에 맡겨보시길.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다…to be continued.

 

P.S. <스파이더맨>의 톰 홀랜드까지. 그 또한 전성기가 따로 없네요. 올여름 블록버스터 두 편에서 연이어 만나다니…. 도합 2천만 관객도 시간문제겠구나.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소재·화학, IT,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거쳐온 홍보전문가입니다. 인증코치이기도 한 그는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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