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8월 5일 오후 3시 34분(한국시간)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부가 달 표면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하는 장면을 충돌 전후로 정밀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지상 망원경들이 충돌의 직접적 시각 증거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다누리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충돌 흔적을 확인한 관측 장비가 됐다.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충돌한 물체는 질량 약 4.9톤에 이르는 팰컨9 로켓 상단부로, 달 남동쪽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초속 2.43km(시속 약 8,700km)의 속도로 낙하했다. 이 충돌로 발생한 에너지는 TNT 약 3톤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되며, 지름 20~30m 규모의 새로운 충돌구가 형성됐을 것으로 과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충돌 직후에는 수십km 높이의 먼지 기둥이 솟아올랐고, 칠레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은 이 먼지 기둥에서 나트륨과 리튬의 분광 신호를 약 5~10분간 포착했다. 나트륨은 달 토양에서, 리튬은 로켓 상단부 잔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누리는 충돌 30분 전인 오후 3시 1분부터 첫 촬영을 시작해 이후 7차례 추가 관측을 이어가며 6일 오전 7시경까지 총 8회에 걸친 촬영을 마쳤다. 특히 항공우주연구원은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충돌 예상 지점을 사전 촬영해 비교용 기준 영상을 이미 확보해 둔 상태였다. 이 덕분에 다누리는 순수하게 충돌로 인해 발생한 지형 변화만을 분리해 분석할 수 있는 핵심 자료를 세계 최초로 갖추게 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충돌 지점을 중심으로 이전에 없던 검은색 음영과 방사형 분출물 흔적이 새로 나타난 모습이 선명하게 담겼다. 다누리는 충돌 지점 상공을 지나도록 궤도를 조정해 고도 약 340~350km에서 고해상도 카메라 '루티(LUTI)'로 픽셀당 약 5m 해상도의 영상을 확보했으며, 동시에 광시야 편광카메라 '폴캠(PolCam)'으로 표면의 편광 특성 변화도 함께 관측했다.
이번에 충돌한 로켓 상단부는 2025년 1월 15일 발사돼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블루 고스트 1' 착륙선과 ispace의 '하쿠토-R 미션 2' 탐사선을 달로 실어 보낸 팰컨9의 잔해다. 임무 완료 후 우주에 방치된 이 상단부는 약 1년 7개월간 지구와 달 사이를 떠돌다 태양광 압력과 중력의 영향으로 서서히 달과의 충돌 궤도에 들어섰다. 지구근접천체 추적 사이트 '프로젝트 플루토'를 운영하는 천문학자 빌 그레이가 1년 넘게 이 잔해의 궤적을 추적해 충돌을 예측했고, NASA 근지구천체연구센터(CNEOS)가 이를 재확인했다.
우주항공청과 항공우주연구원은 확보한 관측 자료를 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의 분석을 거쳐 충돌구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분출물 확산 범위, 표면의 반사·편광 특성 변화 등 세부 결과로 도출할 계획이다. NASA의 달정찰궤도선(LRO)도 조만간 같은 지역 상공을 지나며 자체 관측을 진행할 예정이며, 양측 자료를 비교 분석해 국제 공동 연구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성과가 "인공물의 달 충돌을 사전 예측하고, 충돌 전부터 직후까지 전 과정을 포착한 세계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우주 파편 연구와 행성 지질학 연구 모두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