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SK텔레콤은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 당기순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고 영업이익은 67.3%, 순이익은 459.8%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발생한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고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2025년 2분기 SK텔레콤은 고객 보상과 위약금 면제 등 일회성 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1% 급감한 3,383억원, 순이익은 76.2% 줄어든 832억원에 그친 바 있다. 1년 만에 실적이 해킹 사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전 분기(2026년 1분기, 매출 4조3,923억원·영업이익 5,376억원·순이익 3,164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은 5.3%, 순이익은 47.3% 늘며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3조1,170억원, 영업이익 4,277억원, 순이익 3,106억원을 기록했으며, 배당금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주당 830원으로 유지돼 배당 정책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AI 데이터센터, 가장 빠른 성장축으로 부상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 데이터센터(DC) 사업이다. 2분기 AI DC 매출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급증하며 SK텔레콤 사업부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가동률 확대와 해저케이블 사업 기여가 성장을 뒷받침했고, 클라우드 수주 확대에 힘입어 AI B2B·B2C 매출도 24.5% 늘어난 61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AI DC 매출이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1% 수준으로, 절대 규모보다는 성장 속도에 의미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분기(1,314억원, +89.3%)에 이어 2분기(1,362억원, +92.5%)까지 두 분기 연속 90%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 AI DC 사업개발 전담 자회사 'SK하이퍼'를 설립하며 실행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사회는 SK하이퍼에 2030년까지 최대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으며, 이 중 3,300억원은 내년 7월까지 우선 투입된다.
SK하이퍼는 부지·전력 확보와 글로벌 고객 유치를 전담해 울산 등 영남권·서남권을 중심으로 2029년까지 1단계 5GW 규모의 AI DC를 단계적으로 열고, 이후 충청권 등을 더해 2035년까지 총 15GW로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 6월 SK그룹이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조직 성격을 띤다.
통신 본업, 질적 성장으로 신뢰 회복 뒷받침
통신사업은 가입자당생애가치(LTV) 중심의 전략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5G 가입자는 1,797만명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고, 핸드셋(휴대전화) 가입자는 2개 분기 연속 순증을 기록했다. 다만 마케팅 비용이 전년 대비 3.1% 늘어난 747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동통신 매출 자체는 1.9% 줄었다.
반면 유선 부문은 초고속인터넷과 기가 인터넷 가입자 비중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3.8% 증가했고, 자회사 SK브로드밴드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1,603억원(+3.6%), 영업이익 1,325억원(+44.3%)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 7월에는 5G·LTE 통합 요금제를 출시해 요금 체계를 정비하며 고객 이용 경험과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도 나섰다.
경쟁사와의 온도차, 하반기 셈법 복잡
지난해 2분기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했던 SK텔레콤이 올해는 정반대로 가장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2분기 KT는 영업이익이 105.4% 급증한 1조148억원, LG유플러스는 19.9% 늘어난 3,04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일회성 이익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전년 대비 40% 안팎 급감한 6,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LG유플러스는 3,100억~3,200억원대로 소폭 성장이 전망된다. 통신 3사의 실적 순위가 다시 뒤바뀌는 흐름 속에서 하반기에는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반기 전망…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관건
증권가는 SK텔레콤의 이익 정상화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SK텔레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하면서, 2026년 연결 매출을 17조6,370억~17조7,106억원(전년 대비 3~4% 증가), 영업이익을 1조9,172억~1조9,560억원(전년 대비 78~82% 증가)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해킹 사태로 인한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와 AI DC·SK브로드밴드 이익 성장이 겹치며 연간 영업이익이 2024년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SK하이퍼를 통한 AI DC 실행 속도가 실제 가동률과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느냐이며, 둘째는 통신 본업의 마케팅비 통제와 가입자 순증 흐름을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지속할 수 있느냐다.
박종석 SKT CFO가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하반기는 SK텔레콤이 '통신 기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