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재무 임원의 약 90%가 MBA 학위보다 인공지능(AI) 역량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businesstimes와 itbrief.co.uk, kpmg.com, cfotech.asia가 8월 3일(현지시간) 보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무 업계에서 MBA 학위의 상대적 가치가 AI 실무 역량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들의 조사는 이 변화가 채용 기준, 보상 체계, 조직 거버넌스 전반을 동시에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MBA 학비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고위 재무직에서 AI를 실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빠르게 높아지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숫자로 본 인식 전환
가장 직접적인 근거는 지난 3일 발표된 PwC 조사다. 미국 금융서비스 임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86%는 신입 채용 시 AI 훈련이 MBA보다 더 가치 있다고 답했고, 91%는 AI 역량을 갖춘 직원에게 더 높은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PwC 금융서비스 부문을 이끄는 피터 폴리니는 "단순히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아는 것을 넘어, 이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대, MIT 등 명문 경영대학원들은 이 수요에 대응해 5일짜리 1만 3,000달러 규모의 단기 AI 경영 과정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이는 총비용이 30만 달러에 육박하는 정규 MBA와 대비된다.
채용시장의 구조적 미스매치
영국 채용전문업체 FD Recruit는 매년 5,000명 이상의 재무 고위 전문가를 인터뷰하는데, 현재 진행 중인 재무이사·CFO 채용 건의 80%가 실질적 AI 활용 경험을 요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자체 설문에서 200명 이상의 재무 전문가 중 보고서 요약이나 초안 작성 수준을 넘어 AI를 실제로 운용해 본 인력은 약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필 스콧 대표는 "기술적 회계 능력과 상업적 판단력만으로 후보에 오를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산출물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격차는 딜로이트의 '2026 재무 트렌드' 조사 결과와도 맞물리는데, 재무 리더의 64%가 팀 내 전통적 역량보다 AI·자동화·데이터 분석 역량을 우선시하겠다고 답했다.
도입은 가속, 성과는 아직 소수
KPMG가 20개국 1,013명의 재무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3차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향후 18개월 내 미국 기업의 93%가 재무 부문에서 AI를 도입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다. 재무 분야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 비율은 2024년 30%에서 2026년 75%로 2배 이상 급증했지만, 도입 확산 속도에 비해 실제 기대를 초과하는 ROI를 달성한 기업은 23%에 그쳤다.
다만 AI가 활용된 영역에서는 의사결정 속도 71%, 품질 70%, 예측 정확도 64% 개선이 확인됐고, KPI를 추적·관리하는 기업은 미추적 기업 대비 ROI 개선율이 평균 10%포인트 높게 나타나 거버넌스 체계의 실질적 효과가 입증됐다.
거버넌스가 새로운 승부처
세계 핀테크의 날을 맞아 업계 리더들은 도입보다 통제가 더 큰 과제라고 경고했다. MindBridge의 마이크 마지아르즈는 "AI 거버넌스를 핵심 비즈니스 역량이 아닌 단순 기술 구현으로 접근하는 기업은 파일럿을 넘어 확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공의 척도가 모델 성능이 아니라 신뢰·설명 가능성·감독 체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Unolabs의 아크샤이 라지 CEO는 "3개 분기 늦게 프로덕션에 도달한 사기 탐지 모델은 지연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이 부실한 채 도입률만 자랑하는 것은 "허무한 지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aas.group의 팀 슈마허 CEO는 기업들이 최고 성능 모델 대신 "이 작업에, 이 가격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찾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미국 AI 모델에 대한 접근 제한 이슈가 오픈소스·중국계 모델을 포함한 다변화된 AI 생태계 구축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