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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빅테크칼럼] 진돗개, '디지털 신분증'으로 혈통 증명한다…라온시큐어, 블록체인으로 진도견 관리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의 AI 보안 및 신원 인증 기업 라온시큐어가 3일 국가 보호 견종인 진도견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혈통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10월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종이 증명서를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기록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지정 천연기념물 진돗개의 혈통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은 종이 증명서와 개별 데이터베이스로 흩어져 있던 진돗개의 출생·등록·분양·반출 이력을 하나의 위변조 불가능한 디지털 파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종이 혈통서, 숫자로 드러난 한계


진도군 내 사육되는 진돗개는 2016년 말 기준 약 1만 827마리에 달했지만, 이 중 천연기념물로 정식 등록된 개체는 6641마리에 불과했다. 천연기념물 등록견 수는 2021년 1609마리, 2022년 1208마리, 2023년 1262마리로 매년 들쭉날쭉했고, 같은 기간 심사 대기 중이거나 탈락한 미등록견이 268마리, 순수 혈통이 아닌 개체도 73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유산청은 사육 환경과 혈통 보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등록 두수 기준 자체를 기존 500마리 이상에서 200마리 내외로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문제는 개체가 공식 관리망을 벗어난 이후다. 실제로 진돗개의 고장인 진도군의 한 농장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등록된 진돗개가 외형이 비슷한 진도 믹스견들과 함께 식용 목적으로 사육되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고, 진도군조차 구조 전까지 해당 개체가 천연기념물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과거에는 동물보호단체가 실물 확인 없이 혈통보증서를 남발해 가짜 혈통서가 유통되는 문제도 지적된 바 있다. 이런 사례들은 종이 증명서 체계에서 사후 검증과 이력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시스템의 작동 구조


라온시큐어에 따르면 새 시스템에서는 전문 기관이 개체별 DNA 검사를 실시하고, 검증된 혈통 정보를 블록체인 기반 통합 플랫폼 '옴니원 디지털 ID'를 통해 디지털 혈통증명서로 발급한다. 이후 출생·등록부터 분양·반출·사후관리까지 개체의 전체 생애 이력이 하나의 디지털 파일로 연결되며, 블록체인 특성상 사후 임의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해 혈통 사칭이나 혼혈 개체의 부정 유통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 사업은 전남 진도군이 '2026년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하는 것으로, 서비스는 10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미 4500만명이 쓰는 검증된 기술


옴니원 디지털 ID의 핵심인 분산신원인증(DID) 기술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이 기술은 국내 약 45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모바일 신분증 발급 시스템에 이미 적용돼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코스타리카의 국가 디지털 신원 프로젝트에도 활용됐다. 최근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소프트웨어 품질인증(GS) 1등급을 획득했고, 국내 180여 개 대학의 DID 기반 국제학생증 발급, 중앙대학교 디지털 학생증, 국기원 품단증 발급 등 생활 밀착형 자격 인증 영역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혀온 이력이 있다. 진돗개 혈통 관리 사업은 이처럼 '사람의 신원'을 넘어 '동물의 이력'까지 신뢰 데이터로 연결하는 확장 사례로 평가된다.

 

브랜드 가치 제고와 확장 전략


라온시큐어와 진도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진돗개의 브랜드 가치와 구매자 신뢰도를 높이고, 검증된 혈통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이 기술을 다른 천연기념물 보호 견종에도 확대 적용해 국가 차원의 동물 보호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정아 라온시큐어 대표는 "Web3 기반 디지털 인증은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대상의 신원과 자격, 이력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연결하는 기술"이라며 "공공과 산업 전반에서 신뢰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이 2027년 진도개보존관리센터 완공과 함께 민간 사육 방식에서 진도군 직접 관리 체제로 전환을 예고한 시점과 맞물려, 이번 블록체인 시스템은 등록 두수 축소·직접 사육 전환 등 일련의 관리 강화 조치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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