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인공지능(AI) 도구가 개인 투자자들을 '나만의 헤지펀드' 운용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블룸버그가 8월 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과거 월가 퀀트펀드만의 전유물이었던 자동화 트레이딩 시스템 구축이 이제 코딩 지식이 거의 없는 개인에게도 열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중화의 속도만큼 위험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개인도 '퀀트'가 되는 시대
계량적 투자기법인 퀀트는 감정을 배제하고 수학·통계 모델로 시장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과거엔 막대한 자금과 전문 인력이 필요해 소수 기관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AI의 등장으로 어려운 금융공학 모델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로보어드바이저를 넘어 개인이 직접 백테스트와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초개인화 투자가 가능해졌다.
실제 미국의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컴포저'는 출시 3년 차인 지난해 고객 수가 전년 대비 5배로 급증했으며, 코딩을 전혀 모르는 시인 출신 투자자가 연 수익률 33%를 기록한 사례도 보고됐다. 시장조사업체 eToro가 미국 소매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30%가 포트폴리오 조정에 AI 도구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75% 증가한 수치다. 세대별로는 밀레니얼 세대의 AI 활용률이 88%까지 치솟아 Z세대(75%)를 앞질렀다.
확산 속도, 숫자로 보는 AI 투자 대중화
글로벌 자산관리 조사기관 BridgeWise가 19개국 2,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AI 자산관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의 78.3%가 이미 투자 관련 질의에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으며, 45.7%는 "항상 또는 자주" AI에 의존하는 파워유저로 분류됐다. 응답자의 65.1%는 향후 1년 내 수동 리서치 일부를 AI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Investing.com 조사에서는 AI 활용자의 65% 정도가 "AI가 투자 성과를 개선했다"고 답했지만, 33%는 "차이가 없었다"고, 2%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응답해 성과 편차가 뚜렷했다. 딜로이트는 생성형 AI 기반 투자자문 앱 사용률이 2028년까지 7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정식 투자회사·라이선스 전문가를 이용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35%에서 31%로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화 이면의 시스템 리스크
시장 베테랑들은 AI 기반 트레이딩이 수익을 키우는 속도만큼 실수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Seeking Alpha는 결함 있는 AI 추천이 특히 혼란스러운 장세에서 변동성 확대와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다수의 개인이 유사한 AI 모델과 신호에 동시에 반응할 경우 '군집 효과'로 시장 변동성이 가속화되는 시스템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올해 초 진행한 실험에서는 8개의 AI 트레이딩 시스템에 실제 자금을 투입해 2주간 운용한 결과 포트폴리오 자산의 3분의 1이 증발했다. 지난 7월 31일 블룸버그가 보도한 AI 전문 헤지펀드 붕괴 사례는 기관급 AI 전략조차 실적 발표 시즌의 변동성 앞에서 처참히 무너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허위 정보 생성(할루시네이션), 오래된 데이터, 과도한 확신, 잘못된 패턴 인식, 과최적화된 백테스트를 AI 트레이딩의 5대 위험 요소로 지목하고 있다.
한 트레이딩 가이드의 말처럼 "AI 도구는 리서치를 보조할 수 있을 뿐,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원칙은 개인 퀀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경고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