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고객 297만명의 개인정보를 통째로 유출시킨 롯데카드가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상 초유의 '영업정지'라는 초강력 철퇴를 맞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31일 제14차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카드에 1.5개월(1개월 15일) 업무정지와 과징금 50억원 부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사고를 이유로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이번이 국내 금융권 사상 처음이다.
두 얼굴의 유출 규모, 축소보고 논란
롯데카드는 지난해 8월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해킹으로 전체 회원 967만명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297만명의 신용정보를 유출당했다. 더 충격적인 대목은 사고 초기 롯데카드가 금융당국에 신고한 유출 규모가 1.7GB에 불과했다는 점인데, 실제 조사 결과 유출 규모는 이보다 100배 이상 큰 200GB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 정보에는 45만명의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됐으며, 카드번호·유효기간·CVC 번호 등 결제 핵심정보까지 함께 털린 고객도 28만명에 이르러 부정사용 우려가 컸다.
암호화조차 안 한 '기본 미달' 보안, 이중 철퇴 자초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고도화된 해킹 기술이 아니라 롯데카드의 총체적 보안 불감증이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롯데카드는 온라인 결제 관련 로그에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암호화하지 않은 채 '평문' 형태로 방치했으며, 로그 파일 자체에 대한 암호화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롯데카드는 앞서 지난 3월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96억 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을 별도로 부과받은 바 있다. 결국 롯데카드는 개인정보위 제재(96억원)와 금융위 제재(50억원)를 합쳐 146억원이 넘는 과징금 폭탄을 맞은 셈이다.
금감원 4.5개월 vs 금융위 1.5개월, 감경의 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29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좌진 전 대표에 대한 문책경고와 함께 영업정지 4.5개월이라는 초강수 제재안을 의결해 금융위에 건의했다. 그러나 금융위 논의 과정에서 이 기간은 3개월이나 줄어든 1.5개월로 대폭 감경됐다.
업무정지는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적용되며, 기존 회원은 카드 결제와 교체발급,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신규 신청 등을 종전처럼 이용할 수 있으나 신규 회원에 대한 신용·체크·선불카드 발급은 전면 제한된다.
조좌진 대표 문책경고, 금융권 재취업 사실상 봉쇄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을 지고 물러난 조좌진 전 롯데카드 대표에게는 문책경고가 통보돼 향후 일정 기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사고 직후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조 전 대표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지만, 결국 경영진 문책과 회사 차원의 사상 첫 영업정지라는 이중의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제재는 "정보 보안은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라는 사실을 금융권 전체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남게 됐다.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된 대가로 롯데카드가 치른 것은 단순한 과징금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와 시장 지위에 새겨진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