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2026년 2분기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본격화된 2024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동반 흑자' 성적표를 받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폭증과 유럽·아시아 지역 전기차 판매 회복, 미국 정부의 생산 세액공제(AMPC)가 삼중으로 맞물린 결과다.
3사 실적, 숫자로 보는 반등
30일 일제히 발표된 2분기 확정 실적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7조5,602억원(전년 동기 대비 24.8%↑),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영업손실 2,078억원) 대비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2,410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로 자체 수익성 개선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SDI는 매출 3조7,688억원(전년 동기 대비 18.5%↑), 영업이익 2,038억원으로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으며, 배터리 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 3조5,190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 AMPC 1,077억원을 제외해도 9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3사 중 상대적으로 견조한 자체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반전은 SK온이다. SK온은 매출 2조9,460억원(전년 동기 대비 39.8~64%↑, 집계 매체별 차이),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분사 이후 역대 최대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665억~665억원 대비 1,337% 개선된 수치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손익이 1조1,710억원이나 뛰었다. SK온은 이를 두고 "장기·대규모 계약을 지키지 못한 고객사가 지급한 보상금과 AMPC 수령액 증가"라고 설명했으며, 지난 5월 포드와 세운 블루오벌SK 합작법인 종료도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ESS·AI데이터센터가 만든 새 성장축
3사 모두 실적 개선의 공통분모로 지목한 것은 전기차가 아닌 ESS와 AI 데이터센터發 수요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주요 ESS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차세대 전력분배 ESS 프로젝트에서 66% 수주를 확보했으며, UPS·BBU 제품 매출이 하반기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과 6월 각각 북미 GM 합작 2공장과 혼다 합작법인에서 ESS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해 연말까지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고유가로 유럽·아시아의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는 동시에, 캐즘으로 억눌렸던 투자 사이클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로 대체되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의 '수요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전기차 침투율은 지난해 20% 미만에서 올해 중반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헝가리·폴란드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배터리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하반기 전망, 관건은 '캐즘 종식' 여부
삼성SDI는 10월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전기차 부문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해 독일 3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모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일한 협력사로 자리매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며 ESS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AMPC 제외 시 영업손실 전환 사례처럼, 세액공제·일회성 보상금을 걷어낸 '순수 체력'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배터리 업종을 짓눌렀던 수요 캐즘이 끝났다"는 낙관적 평가와 함께, 하반기 미국 정책 리스크와 관세 환경 변화가 실적 지속성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