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호텔신라가 인천공항 면세점이라는 만성 적자 사업장을 스스로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을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606% 끌어올리는 극적인 실적 반전을 이뤄냈다. 매출은 줄었지만 이익은 폭증한 이번 성적표는 '외형보다 수익성'이라는 이부진 사장의 경영 전략이 실제 숫자로 증명된 사례로 평가된다.
2Q 실적, 숫자로 본 서프라이즈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9718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06.0% 급증했고, 당기순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9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540억원을 13.2% 웃돌았으며, 증권사 8곳 평균 전망치(540억원) 대비로도 13.2% 상회한 수치다. 법인세비용 차감 전 이익은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5.4% 늘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253억원(+1.4%), 영업이익 816억원(+1217.6%), 순이익 274억원(전년 상반기 7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을 각각 기록했다.
호실적 배경, '면세 슬림화'와 '호텔 호황'의 이중 효과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지난 4월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향수·화장품 및 주류·담배 사업권 DF1 구역 영업 종료다. 이 사업장은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높은 임차료 부담으로 만성 적자를 낸 곳으로, 신라면세점은 2024년 3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누적 13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철수로 매출은 줄었지만 임차료·인건비 절감 효과가 분기 전체에 반영되면서 적자 축소 폭이 매출 감소분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는 게 업계와 증권가의 분석이다.
호텔·레저 부문의 역대급 호황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외래관광객은 1070만991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었고, 6월 한 달만 199만3128명이 다녀갔다. 서울 지역 호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 같은 수요 폭증이 객실단가(ADR)를 밀어올렸다.
DB증권 허제나 연구원은 "서울과 제주를 중심으로 투숙률이 개선되며 2분기 서울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의 객실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2분기 신라스테이 매출은 19.7% 늘었고, 서울신라호텔·제주신라호텔도 각각 10%, 10.4% 증가했다.
1분기부터 이어진 '변곡점' 신호
이번 실적 반전은 1분기부터 이미 예고돼 있었다. 1분기 매출 1조535억원(+8.4%), 영업이익 204억원(흑자전환)으로 시장 컨센서스 23억원을 대폭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면세 부문은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영업이익 122억원)에 성공했다. 이는 시내점 할인율이 전 분기 대비 약 2%포인트 축소되며 영업이익률이 3%대에서 8%대로 개선된 데다, 해외 공항 임차료 감면 크레딧노트 발행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반기 전망, "이익 성장세 지속" 컨센서스 우세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이익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2026년 연간 매출 3조9051억원, 영업이익 1244억원, 2027년 영업이익은 1791억원(전년 대비 +43.9%)으로 전망했다. 분기별로는 3분기 영업이익 464억원, 4분기 389억원으로 하반기까지 뚜렷한 이익 개선세가 예상된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일본의 오버투어리즘 규제가 한국 관광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김명주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일본으로 가던 관광객 중 일부가 일본 대신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바운드 관광객 흐름은 시장 기대보다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최근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기존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15% 하향 조정됐으며, 조정 당시 종가는 5만300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인천공항 DF1 철수로 연 4000억원대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제주점·온라인점 매출 증가와 호텔 부문 성장이 이를 상쇄해 지난해 수준(연매출 4조683억원)의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