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06년 첫 발표 이후 20년간 이어진 구겐하임 아부다비 프로젝트가 2026년 12월 11일 공식 개관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아부다비 문화관광부(DCT)는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사디야트 문화지구에 위치한 이 미술관의 개관일을 확정 발표했다. 사디야트 섬에 들어서는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이 건물은 구겐하임 네트워크 중 최대 규모로, 뉴욕·베네치아·빌바오 3개 미술관을 합친 것보다 넓은 규모를 자랑한다.
20년 지연의 역사
프로젝트는 2006년 최초 발표됐으나 구조적 복잡성, 노동 분쥁, 팬데믹, 재정난 등이 겹쳐 수차례 개관 시점이 연기됐다. 구겐하임 재단 리처드 암스트롱 전 디렉터는 2021년 스위스 아트바젤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완공 목표를 제시했고, 이후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는 2025년 완공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으나 결국 최종 확정은 올해 7월에야 이뤄졌다. 팬데믹으로 세계 박물관 관람객이 급감하며 구겐하임 본체가 전시 축소와 직원 무급휴직에 나섰던 재정 위기도 지연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10억 달러 넘게 투입된 '사막의 조각'
총 건축비는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면적 8만㎡ 규모의 건물에는 실내 갤러리 1만1,600㎡, 야외 전시공간 2만3,000㎡가 조성됐다.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10개의 대형 원뿔형 구조물은 최고 88m 높이로 솟아 있으며, 이 중 9개는 스테인리스 스틸 메시로, 1개는 오닉스와 유리로 마감됐다.
이 원뿔들은 사막 기후에서 자연 환기와 차양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겸한다. 내부는 중앙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30개의 갤러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관람객이 자연스러운 동선을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7년간 쌓아 올린 컬렉션, "새로운 미술사를 쓰겠다"
구겐하임 재단은 2009년부터 17년에 걸쳐 컬렉션을 구축해왔으며, 현재 회화·조각·설치·사진·뉴미디어 등 600점 이상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잭슨 폴록,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등 서구 거장의 작품이 중동·아프리카·아시아 현대 작가들과 나란히 전시되며, 전시는 연대순 대신 추상·대중문화·땅·언어·스토리텔링 등 주제별로 구성된다.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 마리에트 베스터만 관장 겸 CEO는 "미술관의 컬렉션은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이며, 이 지역에 뿌리를 두면서도 모든 대륙의 작품을 아우른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강행되는 '문화 공세'
개관은 걸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이뤄지며, 역내 다른 문화 기관들이 행사를 연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부다비는 빽빽한 문화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11월 프리즈 아부다비 첫 개최에 이어 12월 초 포뮬러원 그랑프리와 아부다비 문화 서밋이 잇달아 열리며, 이 흐름이 구겐하임 개관 당일 아침까지 이어진다.
구겐하임은 루브르 아부다비, 자이드 국립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아부다비, teamLab 피노메나 아부다비 등과 함께 사디야트 문화지구의 미술관 클러스터를 사실상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로 평가된다.
이 미술관은 지난해 타계한 게리가 생전에 완공을 지켜본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로, 그의 또 다른 유작인 공연예술센터 '다르 알 푸눈'도 최근 인근에서 착공식을 갖고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