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랜드월드(대표이사 조동주)가 유통하는 뉴발란스 코리아가 태극 문양을 거꾸로 표현한 티셔츠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며, 연매출 1조원대 '메가 브랜드'의 이미지 관리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극기 오류 사태, 무엇이 문제였나
논란이 된 제품은 뉴발란스의 'NB 서울 컬렉션' 중 하나인 'UNI NB 건곤감리 익스클루시브 반팔티'(스타일코드 NBNEG3A083)로, 태극 문양의 빨간색과 파란색 위치가 실제 태극기와 반대로 표현되고 건곤감리 배열도 정사각형 형태로 재배치돼 논란을 촉발했다.
이 디자인은 2024년 8월 개발이 시작돼 2025년 11월 21일 최종 확정된 뒤 올해 1월 21일부터 판매돼 왔으며, 논란이 커진 24일 이랜드월드는 온·오프라인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구매 경로와 관계없이 전액 환불 조치에 나섰다. 이랜드월드 측은 "검은색·회색 계열 의류용으로 개발된 디자인의 음영 부분을 흰색 티셔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빨간색으로 표현돼 시각적 오해가 생겼다"며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브랜드 '엠블룸'이 먼저 선보인 태극 문양 티셔츠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까지 제기됐고, 이랜드월드는 "출시 전 법무팀 검토를 통해 표절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성장사, 그 뒤의 그늘
이랜드월드는 2008년 뉴발란스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첫해 매출 250억원에서 시작해 2020년 5000억원, 2023년 9000억원을 넘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2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나이키에 이은 국내 스포츠 브랜드 2위 자리를 굳혔다.
뉴발란스는 이랜드월드 패션 부문 매출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캐시카우로,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가 심화된 상태다. 그만큼 브랜드 리스크가 곧바로 그룹 전체 실적과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태극기 논란은 단순 디자인 실수를 넘어선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복된 가격 인상 논란
뉴발란스는 국내에서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소비자 불만을 샀다. 2022년 8월에는 CM996, ML574, M990·991 등 주요 운동화 라인을 최대 17% 인상했는데, 특히 아동용 '878' 모델은 5만9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16.9% 올라 비판이 컸다.
이랜드 측은 "원부자재 상승 요인"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에도 2022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운동화 가격을 10%씩 올리는 행보를 이어가며 2023년 6월에는 인기 모델 530 가격을 올려 '돈밝히는 미국 스포츠 브랜드'라는 오명을 안았다.
시기적으로도 예민한 국면…미국 본사와의 관계 재편과 압박
이번 논란은 이랜드월드가 뉴발란스 미국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2030년까지만 연장함과 동시에, 본사가 2027년 한국 지사를 설립해 직접 영업을 시작하기로 한 시점과 맞물려 발생했다.
이랜드월드는 2008년 200억원대에 불과했던 뉴발란스 매출을 2025년 약 1조2000억원까지 40배 이상 키워냈지만, 정작 성공이 커질수록 본사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지는 딜레마에 놓였다. 뉴발란스 미국 본사는 2027년 1월 한국법인을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고, 이랜드월드와의 라이선스 계약은 2030년까지만 연장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랜드월드가 과거 푸마의 국내 흥행을 키운 뒤 본사 직진출로 사업권을 잃었던 전례를 되짚으며, 뉴발란스도 유사한 '토사구팽'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또 한편으로는 패션업계에서는 "이랜드월드의 뉴발란스 의존도가 이미 매출의 20% 안팎에 달하는 만큼, 국가 상징물을 부적절하게 다뤘다는 소비자 신뢰 훼손이 향후 본사와의 파트너십 재조정 국면에서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SNS를 통해 해당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국가 상징물 활용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기업브랜딩 전문가는 "이번 태극기 논란은 단순 디자인 실수를 넘어, 뉴발란스가 '국민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이미지 관리에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