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동원그룹 오너일가가 계열사 간 주식교환으로 벌어들인 277억여원의 차익을 무상증자 형태로 나눠 가지면서 정작 여기에 부과된 35억원대 배당소득세는 내지 않겠다며 대법원까지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교환에서 시작된 277억원
동원그룹의 옛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10년 100% 자회사였던 동원데어리푸드를 상장사 동원F&B에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넘겼고, 이 과정에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동원F&B 지분율은 50.25%(157만4890주)에서 59.6%(229만9863주)로 뛰었다.
이 거래로 발생한 277억여원의 차익은 회사의 자본잉여금으로 쌓였고, 5년 뒤인 2015년 이 중 240억여원을 재원으로 무상증자가 단행돼 오너일가와 주주들에게 무상주 637만7000주가 배정됐다.
오너일가 주식 수 두 배로 '껑충'
이 무상증자로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동원엔터프라이즈 주식 수는 130만2000여주에서 286만4000여주로, 차남 김남정 현 회장은 361만2000여주에서 794만8000여주로 각각 지분율 변동 없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당시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구조는 김재철 명예회장 24.5%, 김남정 회장 67.98%, 나머지는 친인척과 동원육영재단·남도장학회가 보유한 상태였다.
지주사 일원화로 완성된 지배구조
동원그룹은 2022년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동원산업에 흡수합병해 동원산업을 그룹 지주사로 전환했고, 2024년 4월에는 동원산업·동원F&B의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동원산업이 동원F&B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해 동원F&B는 상장폐지됐다.
그 결과 현재 동원산업은 김재철 명예회장·김남정 회장 등 오너일가가 약 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김남정 회장 개인 지분만 53.7%에 달해 대주주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완성됐다. 참고로 동원산업은 2024년 12월에도 보통주 1주당 0.1주를 배정하는 별도의 무상증자를 결정해 주가 부양과 밸류업 정책에 나선 바 있다.
'의제배당' 놓고 벌어진 법정 다툼
동원산업은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증자가 소득세법상 '의제배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았으나, 서초세무서는 이를 회사 이익을 재원으로 한 실질적 배당으로 판단해 35억여원을 부과했다. 동원 측은 "주식교환에 따른 세법상 잉여금이 발생하지 않은 이상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한 무상주는 '미실현이익'에 불과해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1심에 이어 서울고법 행정1-3부도 지난 2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결국 법원이 1·2심에서만 동원산업 패소를 확정했고 대법원 최종 판단은 남아 있다. 동원산업은 배당소득세를 납부한 뒤 세무당국과 의제배당에 관한 해석 차이가 있다고 보고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즉 동원산업은 35억여원의 세금을 이미 냈고, 이후 부과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소송(환급소송)을 낸 것이다.
대법원 판단 남긴 쟁점, "돈이 회사에 남았나"
재판부는 "주식양도 차익을 현금으로 보유했다가 준 것과 자본금에 편입해 무상증자로 준 것은 형식만 다를 뿐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현금배당은 돈이 회사 밖으로 나가 소비되지만 무상증자는 그 돈이 회사에 그대로 남는다는 점이 대법원 심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20일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간이 지나면서 본안 심리 대상이 됐고, 회사 관계자는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소송으로 최종 판단을 신중히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안은 최근 중복상장 해소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자본잉여금 기반 무상증자에 대한 과세 여부를 가를 첫 대법원 판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