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일본이 올여름 체감온도 40도에 근접하는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면서, 작업자가 몸 전체를 넣어 순식간에 체온을 낮추는 이른바 ‘인간 냉장고’가 산업 현장의 필수 장비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용품 기업 트러스코나카야마가 지난 4월 출시한 ‘도히에몬 박스(ど冷えもんBOX)’는 냉동식품 자판기의 구조를 그대로 본떠 만들어졌으며, 냉장·자판기 제조사 SDRS가 개발하고 트러스코나카야마가 유통을 맡고 있다. 본체 규격은 높이 2029mm, 너비 931mm, 무게 293kg으로 일반 편의점 냉장 자판기와 거의 동일한 크기이며, 바닥에 바퀴가 달려 있어 별도 설치 공사 없이 실내·외 어디든 옮겨 쓸 수 있다.
이용자가 내부 좌석에 앉으면 실내 온도가 15도로 유지된 상태에서 약 5도의 냉풍이 머리와 목, 어깨, 등 부위에 집중적으로 분사된다. 제조사 측 실측 자료에 따르면 5분이면 확연한 청량감을 느끼고, 10분이면 심부체온을 빠르게 낮춰 열사병 초기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열 냉각을 막기 위해 20분 뒤 자동으로 작동이 멈추도록 설계됐고, 소비 전력은 일반 스팟 에어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금 별도 기준 정가는 150만 엔(한화 약 1,400만원, 미화 약 9,326달러)으로 개인용이 아닌 기업·기관용 설비로 판매되고 있다. 출시 3개월여 만에 전국 공장과 건설현장 등 130여 개 기업에 도입됐으며, 군마현 마에바시 시청에는 무료 개방용으로 1대가 기증돼 방문객들이 개장 시간 중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이 같은 폭염 대응 장비가 쏟아지는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근로자 보호 법제 강화가 있다. 지난해 일본 내 직장 내 열사병 사상자는 1,803명으로 전년 대비 43% 급증했으며,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사업장의 열사병 예방 조치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처벌까지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다. 이 여파로 관련 시장은 수천억 엔대 규모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게 현지 보도의 분석이다.
‘인간 냉장고’와 별개로 팔만 담가 체온을 낮추는 냉수조나 착용형 냉감 조끼 같은 보완 제품도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5분간 15도 물에 팔을 담그면 심부체온이 약 2도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오며, 웨어러블 냉감 조끼는 이미 410만 대가 출하돼 4천 개 이상 기업이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아직 이 제품들에 대한 독립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단기적 체온 저하 효과와 별개로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