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부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 폭염과 가뭄으로 가장 교통량이 많은 유럽 대륙의 양대 수운 동맥인 다뉴브강과 라인강이 동시에 역사적 최저 수위를 기록하며, 화물 운송과 유람선 운항이 모두 멈춰서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travelgossip.co.uk, agerpres.ro, logos-pres, cruisefever.net에 따르면, 유람선들은 발이 묶이고 화물 운송이 중단되는 등 운항사들이 수천 명의 승객 운항을 취소하거나 우회 경로로 돌리고 있다.
다뉴브강, 30년래 역대 최저 수위 기록
루마니아 국립수문기상청은 7월 17일(현지시간) 다뉴브강 유량이 초당 1,750세제곱미터까지 떨어져 3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향후 며칠 내 1,700세제곱미터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 베케트와 불가리아 오랴호보를 잇는 페리 항로는 상황 개선 시까지 무기한 중단됐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수위가 역대 최저 기록에서 불과 8센티미터 차이까지 근접해, 헝가리 수도 북쪽 구간을 운항하던 다수의 유람선이 발이 묶였다. 다만 기상 당국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다뉴브 유역에 비가 내리면서 유량이 초당 1,900세제곱미터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라인강, 36년 만의 카우브 수위 붕괴
블룸버그가 종합한 독일 연방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서유럽 수운의 핵심 거점인 독일 카우브(Kaub) 지점의 라인강 수위는 7월 기준 1미터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는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수운중개업체 리버레이크는 블룸버그를 통해 "카우브에서 상류로 향하는 바지선의 최대 허용 화물용량이 약 460톤으로, 정상 수준의 약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독일 내 석탄발전소들이 라인강 수운을 통한 석탄 공급에 의존하고 있어, 물류난이 전력 공급 차질로 확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참고로 지난 2022년 유사한 가뭄 당시 라인강 카우브 수위가 30~40cm대까지 떨어지며 6개월 이상 운송이 마비될 경우 약 50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어, 이번 사태의 경제적 파장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 국적 유람선 투르가우 골드(Thurgau Gold)호가 7월 16일 오전 7시경 독일 본(Bonn)에서 계류 작업 중 모래톱에 좌초됐으나, 네덜란드 화물선 사르디우스(Sardius)호에 의해 당일 오후 구조되면서 승객 75명과 승무원 40명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쾰른-뒤셀도르퍼(Köln-Düsseldorfer)사는 보파르트·마인츠·뤼데스하임·코블렌츠 발 노선을 포함해 7월 19일까지 5개 운항을 취소하고 바트 호네프 등 라인강 중류 주요 선착장 운영도 중단했다. 크루즈 여행사 시닉(Scenic)은 라인강, 마인강, 도나우강 상류 일부 구간이 "현재 항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공식 경고했다.
여행 전문가 제니퍼 엘리시아(All In Vacations)는 트래블 마켓 리포트를 통해 "앞으로 1~10일 내 승선 예정인 여행객이라면 선박 교체와 일정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원전도 냉각수 부족 위기로 확산
폭염 여파는 물류에 그치지 않고 전력망까지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하천 수온이 위험 수준에 근접하자 이달 초 골페치 원전 원자로 1기를 일시 가동 중단했고, 7월 14일에는 노장-쉬르센 원전 가동도 일부 제한했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약 80%를 원전에서 생산하는데, 냉각수로 쓰이는 강물 수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환경 규제상 발전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 기상예보업체 메트데스크의 워터리스크 전문가는 "유럽 대부분 지역의 평균 이상 고온과 평균 이하 강수량이 겹치며 하천·생태계·에너지 기반시설 전반에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