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스탠퍼드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손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약 10초 만에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율 착의 로봇 시스템을 공개했다.
KAIST와 스탠퍼드 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10초 만에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율 착의 로봇 시스템 시연 모습
reuters, thestandard, thenextweb에 따르면, 'SWAG(Self-Wearing Adaptive Garments)'이라는 이 기술은 지난 6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26 IEEE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회(ICRA 2026)'에서 2025년에 이어 올해도 IEEE 로보틱스 앤드 오토메이션 레터스(RA-L)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쾌거를 이뤘다. 향후 고령자, 장애인, 반도체 클린룸 작업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담쟁이덩굴처럼 자라나는 옷
SWAG의 핵심은 의복 내부에 내장된 공압식 '서브바인(subvine)' 튜브다. 압축 공기가 주입되면 접혀 있던 구조물이 담쟁이덩굴이 벽을 오르듯 팔다리를 따라 스스로 자라나며 옷감을 안에서 밖으로 뒤집어 펼쳐낸다. 이는 스탠퍼드 앨리슨 오카무라 교수 연구실이 축적해온 '소프트 그로잉 로봇(vine robot)' 기술을 의복에 응용한 것으로, 팁(끝단)에서부터 뒤집히며 전진하는 방식이라 흙더미나 인체 내부를 탐색하던 기존 덩굴로봇 기술과 원리가 같다.
김남균 KAIST 로봇공학학제전공 박사(제1저자)는 "복잡한 제어 알고리즘 없이도 내부에 배치된 소프트 그로잉 로봇을 통해 사용자의 신체를 따라 전개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라나기 때문에 옷을 입히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의 정식 제목은 'Self-Wearing Adaptive Garments via Soft Robotic Unfurling'이며, 2025년 11월 19일 IEEE RA-L에 게재됐다(DOI: 10.1109/LRA.2025.3634909).
마찰 최소화, 자세 무관 착용
의복 소재가 피부를 끄는 것이 아니라 말리듯 펼쳐지는 '에버전(eversion)' 방식이기 때문에 마찰이 최소화되며, 이는 피부가 얇거나 멍이 들었거나 민감한 고령자·환자에게 특히 유리한 설계다. 또 외피 전체를 가압하는 것이 아니라 원통형 옷감 외피 안쪽에 배치된 채널만 팽창시키는 구조여서, 작동 중에도 의복 자체는 부드러움을 유지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유지환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옷이 충분히 잘 펼쳐져야 하지만 동시에 사용자 신체를 강하게 누르거나 불편하게 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 생산라인이나 방역현장, 의료현장 등에서 방역복·보호복을 빠르고 자주 입고 벗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이 자라나는 의복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지환 교수는 "우리 연구는 소프트 성장형 로봇의 핵심 원리를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보조 착의 기술로 확장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용화까지는 미지수
다만 SWAG는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옷감의 강성과 유연성 사이의 절충 문제, 서브바인 수가 늘어날수록 커지는 설계 난이도 등 실제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연구팀 스스로도 "실제 옷장에 SWAG가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옷이 사람을 입혀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시연"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과제와 산업통상자원부 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