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7월 17일(현지시간) 전 세계 극장에 선보인 신작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헬레네 납치가 아닌 무역로 지배권 다툼으로 재해석하면서, 개봉과 동시에 고전학계와 지정학 전문가들의 이목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washingtonpost, rogerebert, The University of Queensland news에 따르면, 놀란의 '오디세이'는 호메로스 서사시 각색 영화로 헬레네의 납치로 촉발된 트로이 전쟁이라는 기존의 설정 대신, 영화는 이 전쟁을 핵심 해상 무역로의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무역 전쟁으로 그려낸다. 물론 전쟁의 경제적 동기는 호메로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실제 고대 역사는 물론 현대 지정학과도 맞닿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5600억원 짜리 '반전(反戰) 서사시'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 톰 홀랜드가 텔레마코스, 앤 해서웨이가 페넬로페, 젠데이아가 아테나, 로버트 패틴슨이 안티노오스를 각각 연기한 이 작품은 제작비 2억 5000만 달러(약 3700억원), 마케팅비 1억 2500만 달러를 더해 총 투입 비용이 3억 7500만 달러(약 5580억원)에 달해 R등급 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은 6억 2500만~7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며, 개봉 전야 프리뷰 매출만으로 1760만 달러를 벌어들여 개봉 주말 흥행은 8000만~1억 3200만 달러, 전 세계 기준 2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놀란 감독의 전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 1억 6000만 달러) 이후 최대 오프닝 성적으로, 데드라인은 이를 "강렬한 반전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로저 에버트 사이트는 "동종 장르 대부분의 영화보다 정교한 인간 본성에 대한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헬레네가 아닌 '무역로'가 부른 전쟁
영화는 아가멤논(베니 사프디)이 트로이 원정을 벌이는 이유를 다르다넬스 해협을 낀 핵심 무역로 확보 문제로 그려내며, 오디세우스에게는 트로이 함락 이후 "이타카로 돌아가는 알려진 무역로"라는 선택지가 제시된다는 점에서 호메로스 원작과 뚜렷이 갈라선다.
퀸즐랜드 대학교의 그리스사 부교수 데이비드 프리처드는 영화 개봉 당일 발표한 분석에서, 트로이가 위치했던 다르다넬스 해협이 실제로 수 세대에 걸쳐 아테네 패권의 핵심 요충지였음을 지적했다. 기원전 431년경 아테네는 식량의 3분의 2를 이 해협을 통해 수입했으며, 기원전 405년 스파르타가 이 보급로를 차단하자 아테네 제국이 붕괴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거다.
트로이의 해협과 호르무즈, 3200년의 데자뷔
프리처드는 이 고대사의 교훈이 현재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이해하는 데 그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0~27%(하루 약 1300만~2000만 배럴)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 관문으로, 2026년 초 미국·이란 간 긴장이 격화되면서 실제로 위기 상황을 맞았다.
2026년 3월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가스 수출을 대폭 중단했고, 최소 4척의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해상 통행량이 80% 급감했던 전례가 있다. 프리처드는 "그러한 수로를 통한 자유로운 무역을 위태롭게 하거나 이를 둘러싸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은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결론지으며, 3200년 전 트로이 전쟁의 경제적 함의가 오늘날 세계 에너지 안보 논의와 정확히 겹친다는 점을 시사했다.

오디세이가 주목받는 이유
한편 영화가 개봉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며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있다. 놀란은 1998년 데뷔작 ‘미행’이후, 기억을 잃은 남자의 복수극을 역순으로 구성한 ‘메멘토’(2000)를 통해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히어로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다크 나이트 3부작’(‘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후 꿈속의 꿈을 다룬 ‘인셉션’(2010), 우주와 시공간의 상대성을 그린 ‘인터스텔라’(2014), 실화 바탕의 전쟁 영화 ‘덩케르크’(2017), 시간의 역행을 소재로 한 ‘테넷’(2020)까지 물리, 우주, 심리 등 과학기술 분야 전문감독으로도 명성을 알렸다.
특히 2023년에는 원자폭탄 개발주역 ‘오펜하이머’ 일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거장임을 재확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