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LG전자가 게이밍 모니터의 몰래 소프트웨어 설치 문제부터 스마트TV의 음성·시청 데이터 수집 논란까지 겹겹이 쌓인 '디지털 사생활 침해' 리스크에 직면했다.
Engadget, TechSpot, Gadget Review, TechRadar에 따르면, 미국 IT 전문 유튜브 채널 Gamers Nexus가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폭로 영상 "DO NOT BUY: LG's Spyware TVs, Monitors, and Wiretapping Concerns"를 계기로, 국내외 매체들이 잇따라 후속 보도를 내놓으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LG의 게이밍 모니터가 사용자 PC에 소프트웨어를 몰래 설치할 뿐만 아니라, TV 이용 약관을 통해 방문객에게 음성이 녹음될 수 있음을 고지할 의무를 TV 소유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2번 부팅 중 31번 뜬 McAfee 광고
Gamers Nexus의 자체 테스트 결과, 약 160만원대(1,200달러)에 판매되는 LG UltraGear 34GX900A-B 모니터를 Windows PC에 연결하자 별도의 동의 절차 없이 "LG Monitor App Installer"가 Windows Update의 장치 메타데이터 전송 경로를 통해 자동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앱의 자체 도움말 항목에는 "LG 모니터를 연결하면 Windows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LG Monitor App Installer를 설치한다"는 문구가 그대로 적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더 구체적인 수치도 나왔다. Gamers Nexus가 연속 32회 시스템을 재부팅하며 관찰한 결과, McAfee 30일 체험판 설치를 유도하는 광고 팝업이 31회 나타나 사실상 매번 기본 추천 항목으로 노출됐다. 이 문제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테크스팟(Techspot)에 따르면 레딧 이용자 'Mags_Smash'는 이미 27GP83B 등 LG UltraGear 모니터에서 McAfee 팝업 광고를 목격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와 Windows Update를 통해 몰래 설치된 "LG Monitor App Installer"의 흔적을 역추적한 사례를 2024년경부터 보고했다. 개드젯리뷰(Gadget Review) 역시 LG뿐 아니라 델(Dell) 산하 에일리언웨어(Alienware) 모니터에서도 유사한 자동 애드웨어 설치가 확인됐다고 보도해, 문제가 특정 업체를 넘어선 산업 관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Windows 설정 메뉴에서 수동 제거가 가능하며, 삭제 후에도 모니터의 화면 표시 기능 자체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용자들은 Windows의 '장치 컴패니언 앱'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장치 설치 설정을 사전에 조정해야만 재설치를 막을 수 있어,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 사후 대응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님 목소리 녹음, 당신이 알려야" 이용약관 논란
테크레이더(TechRadar)는 노트북체크(Notebookcheck) 기고자 하네스 브레커(Hannes Brecher)의 분석을 인용해, LG의 ThinQ 연계 제품 이용약관이 사용자에게 "제품에 의해 목소리가 녹음될 수 있는 제3자로부터 필요한 모든 동의를 받고, 관련 도청·감청·개인정보 보호 법률에 따라 가족 구성원과 손님에게 목소리가 수집·처리될 수 있음을 고지할"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매체 노트북체크(Notebookcheck.pl)도 "LG 스마트TV 소유자는 방문객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며 동일한 약관 조항을 문제 삼았다.
텍사스주 5개사 제소, LG는 캘리포니아서도 집단소송
이번 논란은 LG의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한 법적 공방과 시점이 맞물린다. 텍사스주 법무장관 켄 팩스턴(Ken Paxton)은 지난해 12월 15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하이센스, TCL 등 5개 TV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이들의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이 화면을 0.5초(500밀리초) 간격으로 캡처해 시청 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전송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법원은 올해 1월 6일 삼성전자를 포함한 제조사들에 대해 데이터 수집·공유를 즉각 중단하라는 긴급 접근금지명령(TRO)까지 발동했다.
LG를 상대로 한 소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는 레오나 카자레즈(Leona Cazares) 등 3인이 LG전자 미국법인과 광고데이터 분석사 알폰소(Alphonso Inc.)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LG 스마트TV는 ACR 기술로 화면 영상·음성을 캡처해 15초 간격으로 알폰소 서버에 전송했으며, 넷플릭스·유튜브 등 스트리밍 앱뿐 아니라 케이블TV, HDMI로 연결된 게임기·노트북 화면까지 추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고 측은 이 같은 행위가 영상물프라이버시보호법(VPPA), 연방도청금지법(ECPA), 캘리포니아프라이버시침해법(CIPA)을 위반했다며 ACR 기능 중단과 수집 데이터 삭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LG전자 측은 "소장 내용은 원고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amers Nexus 영상은 공개 이틀 만인 7월 16~17일 레딧, 링크드인 등 여러 플랫폼으로 빠르게 확산됐으며, 영상에는 리눅스·하드웨어 전문 채널 Level1Techs의 웬델(Wendell)도 출연해 문제의 기술적 배경을 함께 짚었다. 다만 LG전자가 이번 모니터 애드웨어 논란에 공식 대응이 나오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