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 CXMT의 IPO 흥행이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을 강타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자들이 '급등 후 급락'이라는 롤러코스터 장세에 패닉에 빠졌다.
하루 만에 반납된 급등분
16일 오전 9시3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69% 내린 25만8000원, SK하이닉스는 10.04% 하락한 187만3000원에 거래되며 전날 각각 6.27%, 8.83% 기록했던 급등분을 하루 만에 모두 반납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SK하이닉스 ADR이 9% 급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8.02% 빠지며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단순히 CXMT 이슈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가 낙폭을 증폭시켰다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4일 이 같은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수요가 코스피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고 짚었다.
CXMT 조달자금 12조원, 위협인가 신호인가
세계 4위 D램 업체 CXMT는 상하이 과창판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이 몰려 공모가를 시장 예상치(4.4위안)의 두 배인 8.66위안으로 확정했다. 이를 통해 CXMT는 약 579억위안(약 12조7500억원)을, 초과배정 옵션이 전액 행사될 경우 최대 666억위안(약 14조7000억원)까지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대규모 자금이 D램 기술 고도화에 투입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추격할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 악화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위안(약 220조원)에 이를 것이란 기대와 달리 이번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5792억위안(약 127조원)에 그쳤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오히려 CXMT의 공모가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시장의 신중한 시각을 반영했다는 반대 해석으로 이어진다.
AI 데이터센터發 수요 둔화 경고음도 겹쳐
메모리 업황 우려를 키운 또 다른 축은 AI 인프라 투자 지연 신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전력요금 인상과 환경 부담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취소·지연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주의 데이터센터 건설 1년 유예, 미시간 등 15개 주에서 기존 허가 프로젝트까지 소급 중단시킬 수 있는 모라토리엄 법안 추진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다.
앞서 지난 2일에도 메타의 데이터센터 잉여 자원 외부 판매(클라우드 사업화) 계획이 알려지며 삼성전자(-9.06%)와 SK하이닉스(-14.57%)가 동반 급락한 바 있어, AI 인프라 투자 과잉 우려가 반복적으로 반도체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네오클라우드업체 코어위브가 메모리가격 하락에 대비해 헷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부담으로 꼽혔다.
마이크론 등과 체결한 장기공급계약(LTA)의 가격 하한선이 무너질 가능성을 겨냥한 행보라는 점에서, 메모리 슈퍼사이클 지속 전망의 핵심 근거였던 LTA 자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확산됐다.
변동성 증폭의 숨은 변수, 레버리지 ETF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락의 진폭이 유독 큰 이유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쇼트 감마' 구조를 지목한다.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더 사고 내리면 파는 옵션 구조 특성상, 운용사와 유동성공급자(LP)가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려 현물·선물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낙폭과 상승폭이 동시에 확대된다는 것이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과거 ELW(주식워런트증권) 규제 논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황 자체의 근본적 악화보다는 단기 수급과 밸류에이션 조정, 레버리지 상품發 변동성 증폭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따라서 코스피 장기 전망 자체는 낙관적으로 유지하는 분위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