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한국 ETF 시장이 사상 첫 500조원 시대를 열며 코스닥 시가총액마저 앞질렀지만, 그 이면에서 벌어진 과장광고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광풍이 금융당국의 정조준 대상이 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20개 자산운용사 CEO를 소집한 자리에서 "ETF 시장이 유례없는 규모로 팽창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계속 부추기는 가운데, 오해를 유발하는 ETF 광고에 대한 비상한 자율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순자산 500조 돌파, 24년 만에 '국민 투자상품' 등극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297조 2,703억원에서 올해 1월 300조원, 4월 400조원을 잇달아 넘어선 뒤 5월 500조원 시대를 열었다. 6월 25일 기준으로는 519조 7,474억원까지 불어나며 같은 날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499조 3,039억원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2002년 10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ETF가 첫선을 보인 지 24년 만의 이정표로, 코스피가 사상 첫 9,000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형 ETF 비중도 전체의 50%를 돌파했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거래대금 4건 중 1건 이상 '싹쓸이'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적한 변동성 문제의 핵심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인버스 제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들 상품의 지난 6월 한 달간 거래대금은 212조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ETF 거래대금 797조원의 26.6%에 달했다.
거래대금 1위는 SK하이닉스를 2배 추종하는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로, 한 달간 84조 306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200 추종 상품인 'KODEX 200'(63조 973억원)을 제치고 전체 ETF 거래대금 1위에 올랐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47조 8,810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6조 2,540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29조 310억원)도 거래대금 상위권을 형성했다. 상장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진 원장, 20개 운용사 CEO 직접 소집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및 20개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를 갖고 ETF 과장광고 문제에 대한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이 원장은 앞서 12월에도 "단기 유행에 편승한 상품 집중 출시,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에 대해 강도 높은 감독을 이어가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 이번 조치는 반년 이상 이어진 업계 쏠림·과열 관행에 대한 누적된 문제의식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 약 540조원의 관리자산(AUM)을 운용하며 ETF 시장 점유율 39%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고, NH·타임폴리오 등이 60%대 성장률로 뒤를 쫓는 구도라 대형사 위주의 광고 관행 개선 요구가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삼전·하이닉스 쏠림, ETF 구조 자체의 리스크로
문제는 레버리지 상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ETF 전체 순자산 465조 6,013억원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편입 추정 금액만 84조 2,980억원으로 전체의 18.1%를 차지하며, 상품 수 기준 20.7%에 불과한 두 종목 편입 ETF에서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54.8%)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펀드매니저들의 일일 리밸런싱이 두 대형주의 방향성 있는 움직임을 증폭시키는 구조적 배경으로, 금융당국이 최소 증거금 상향(1,000만원→최대 5,000만원)과 의무교육 확대(2시간→30시간), 신규 상장 제한 등을 검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