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 46명의 주식가치가 올 2분기(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에 29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외하면 오히려 6조원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 46명 중 60% 정도는 2분기 주식재산이 감소해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재용 회장은 2분기에만 주식평가액이 28조원 넘게 늘며 증가액 1위를 기록했고, 최태원 회장은 주식재산이 176% 넘게 급증하며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같은 기간 주식 가치가 각각 1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7월 14일 ‘2026년 2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올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 총수 46명이다. 이번 조사에는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는 물론, 비상장사를 통해 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을 우회 보유한 경우도 포함했다. 다만 비상장사는 총수가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한정했으며, 우선주도 조사 대상에 넣었다. 2분기 주식평가액은 3월 31일과 6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조사 결과, 46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104조4301억원에서 6월 말 133조6207억원으로 증가했다. 3개월 새 29조 1906억원 수준으로 늘며 증가율만 28%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재용·최태원 두 회장을 제외하면 결과는 정반대다. 나머지 44명의 주식평가액은 2분기에만 5조 9716억원(8.6%↓) 넘게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46명 가운데 60.9%에 해당하는 28명의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조사 대상 전체 총수의 주식재산은 증가했지만, 상승의 과실이 일부 총수에게 집중되면서 착시 현상을 보인 셈이다.
◆ 최태원 176% 급증… 이재용은 28조 넘게 늘어
올 2분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최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올 3월 말 3조9101억원에서 6월 말 10조8259억원으로 뛰었다. 3개월 새 176.9%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태원 회장은 6월 말 기준 SK㈜, SK텔레콤, SK스퀘어, SK디스커버리, SK케미칼 우선주, SK디스커버리 우선주 등 6개 종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SK㈜ 보통주다. 다만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주식은 단 한 주도 직접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은 SK㈜ 보통주 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종목의 종가는 지난 3월 말 30만1000원에서 6월 말 83만4000원으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SK㈜ 주식평가액에도 3조9056억원에서 10조8215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 6월 25일에는 SK㈜ 종가가 85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해당 종목 주식평가액이 11조1329억원으로 한때 11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증가율 2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0조9414억원에서 6월 말 59조1878억원으로 늘어 증가율 91.3%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 1일에는 주식평가액이 61조5837억원으로 처음 60조원을 넘어선 바 있고, 6월 25일에는 64조3271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태원·이재용 회장을 제외하고 2분기 주식가치 상승률이 20%를 넘은 총수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렇게 3명이었다. 이 중 구자은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453억원에서 4630억원으로 34.1% 증가했다. 구 회장은 3개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LS 종목에서만 올 2분기에만 1000억원 이상 늘며 전체 주식재산 증가를 견인했다.
정지선 회장의 주식재산은 9417억원에서 1조2019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정 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 가치가 더 크지만,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3월 말 7만 9200원에서 6월 말 19만 3700원으로 최근 3개월 새 144.6% 오르며 2분기 주식평가액도 1조원을 넘어섰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주식재산도 3월 말 3조5809억원에서 6월 말 4조5523억원으로 27.1% 늘었다. 조 회장이 보유한 7개 종목 가운데 평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효성중공업이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 주식 93만1320주를 보유 중인데, 해당 종목 종가는 3월 말 245만6000원에서 6월 말 343만8000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해당 종목 주식가치도 2조2873억원에서 3조2057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이재용 회장이 압도적인 1위였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분기에만 28조2463억원 늘어 다른 총수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증가 폭을 보였다. 최태원 회장도 같은 기간 6조9158억원 증가했다. 이어 ▲조현준 효성 회장(9713억원↑) ▲구광모 LG 회장(3862억원↑) ▲박정원 두산 회장(2799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2601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2350억원↑) ▲신동빈 롯데 회장(1186억 원↑) ▲구자은 회장(1167억 원↑) 순으로 2분기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이상 늘었다.

반면 주식가치가 크게 감소한 총수도 적지 않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3월 말 3조9322억원에서 6월 말 2조5263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은 35.8%였다. 하이브 주가가 3월 말 29만9000원에서 6월 말 19만2100원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1575억원에서 1085억원으로 31.1% 감소했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3245억원에서 2333억원으로 28.1% 줄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4조8281억원에서 3조6412억원으로 24.58% 감소했고,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5661억원에서 4270억원으로 24.56% 줄었다.
2분기에만 주식가치가 1조원 넘게 감소한 총수도 3명이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3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1조6403억원 넘게 줄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1조4058억원↓)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1조1869억원↓)도 2분기에만 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 감소했다.
◆ 주식재산 1조 클럽 16명… 최태원, 첫 10조 돌파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46명 가운데 주식재산 1조원 이상을 보유한 총수는 16명이었다. 지난 3월 말보다 2명 줄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59조1878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 30조원대였던 주식재산이 6월 말에는 60조원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가 상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평가액은 3월 말 16조2876억원에서 6월 말 32조536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에서도 9조471억원에서 16조7202억원으로 증가했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으로 6월 말 주식재산은 11조8944억원이었다. 3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10조8259억원을 기록했다. 두 총수 모두 주식재산 10조원을 넘겼지만 2분기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 회장은 주식가치가 12% 넘게 감소한 반면, 최 회장은 176% 이상 급증했다. 특히 최 회장이 분기 기준 주식평가액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7조7577억원으로 파악됐다. 5위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조5523억원), 6위는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4조1917억원)이었다. 이 중 정의선 회장은 3월 말보다 주식재산이 3.1% 증가했고, 정몽준 이사장은 16.5% 감소했다.
이어 ▲7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3조6412억원) ▲8위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2조7263억원) ▲9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2조5263억원) ▲10위 구광모 LG 회장(2조5185억원) 순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박정원 두산 회장(1조9673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9263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1조8674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6064억원) ▲이해진 네이버 의장(1조2198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1조2019억원)도 1조 클럽에 포함됐다.
이 중 김범수 창업자는 올해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주식재산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1분기 때 5위에 이어 2분기에는 7위로 밀려났다. 반면 정지선 회장은 올해 1월 초 24위에서 3월 말 20위로 올라선 데 이어 6월 말에는 1조 클럽에 진입하며 16위까지 앞섰다.
올해 신규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총수에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도 지난 6월 말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구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4661억원으로 3월 말보다 17.5% 늘었고, 담 회장도 4563억원으로 4.5% 증가했다.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 총수는 아니어서 공식 순위에서는 제외됐지만, 주식재산 10조원을 넘긴 주요 주주도 있었다.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은 24조4193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3조4923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21조6393억원으로 20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10조3220억원으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9조4733억원으로 올 2분기에 10조 클럽에는 들지 못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 종목은 150개 안팎인데, 이 가운데 약 3분의 2는 3월 말 대비 6월 말 기준 주가가 하락했다”며 “올 3분기 이후에는 상반기에 기업 실적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도 늘고 금리와 환율, 국제 정세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 주식시장의 등락 폭도 2분기 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