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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오픈AI·앤트로픽, 자사 AI 복제하는 중국 가짜 계정에 '경고' 후 뒤로 팔았다…모순의 이중구조 드러나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중국 AI 기업들이 수만 개의 가짜 계정을 이용해 자사 주력 모델의 기능을 탈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 AI가 법적 허점을 통해 중국 기업에 동시에 유입되는 상황 속에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 기업이 중국군 연계 의혹을 받는 바로 그 대기업들에게 첨단 AI를 합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워싱턴의 AI 대중국 정책이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4만~2900만 건, 커지는 증류 공격 규모

 

reuters, BBC, nytimes, aiweekly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 2월 딥시크(DeepSeek)·문샷AI(Moonshot AI)·미니맥스(MiniMax) 등 중국 AI 3사가 약 2만4000개의 허위 계정을 동원해 클로드(Claude)와 1600만 건 이상의 상호작용을 생성, 추론·코딩·도구 사용 능력을 무단으로 추출했다고 공개했다. 이 가운데 미니맥스는 전체의 80%가 넘는 1300만 건을 생성했으며, 새 모델이 출시되자 24시간 안에 트래픽의 절반가량을 최신 버전으로 전환해 최신 기능을 빼가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10일 팀 스콧·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알리바바 산하 큐원(Qwen) 랩과 연계된 조직들이 2026년 4월 22일부터 6월 5일까지 약 6주간 약 2만5000개의 가짜 계정과 상업용 프록시 서비스를 이용해 클로드와 2880만 건의 무단 대화를 생성했다고 고발했다. 이는 앤트로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증류 공격으로, 2월 사건의 합산 규모를 훨씬 웃돈다. 같은 시기 앤트그룹·바이트댄스 등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VPN, 해외 자회사를 활용해 이용약관상 금지된 중국발 접근 제한을 우회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오픈AI 역시 미 하원 청문회에서 딥시크가 자사 모델의 출력값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증류'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오픈AI·앤트로픽·구글은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설립한 비영리 협의체 '프론티어 모델 포럼'을 통해 올해 4월부터 적대적 증류 시도를 공동 탐지·차단하는 정보 공유 체계를 가동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다만 반독점 규정에 대한 우려로 실제 협력 범위는 아직 제한적·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60H 리스트 65곳 추가, 그런데 싱가포르는 예외


한편 미 국방부(War Department, 옛 국방부)는 지난 6월 8일 '중국 군사기업(1260H)' 명단을 대폭 확대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BYD, 유니트리 등 65개 이상의 신규 기업을 포함한 총 188개 기업을 등재했다. 이 지정은 직접적 제재는 아니지만 국방부와의 계약을 금지하고 2027년 6월부터는 제3자를 통한 우회 조달까지 차단하는 효력을 가진다. 중국 상무부는 즉각 "강력한 대응조치"를 경고하며 반발했다.

 

그런데 파이낸셜타임스가 7월 9일 처음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오픈AI와 구글은 바로 이 1260H 명단에 오른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의 싱가포르 법인에 첨단 AI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 수출통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특정 법인·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베이징 본사는 규제 대상이지만 싱가포르에 법인을 등록하면 서류상 '싱가포르 기업'으로서 계약이 가능한 법적 공백이 존재한다. 오픈AI는 FT에 중국 내에서의 직접 접근은 차단하지만, 안전장치를 집행할 수 있는 관할권에서는 중국 지분이 포함된 "일부 기업"의 서비스 이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이중 잣대, 어디로 향하나

결국 미국 AI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중국의 불법 모델 복제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상원에 고발장을 보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배후로 지목된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계열사에 최첨단 AI를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이중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국방부의 1260H 지정 자체에 법적 이의를 제기한 상태로, 향후 미 정부의 실제 제재 여부와 수출통제 허점 보완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다음 국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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