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제치고 ‘분기 영업이익 세계 1위 테크기업’ 자리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올정도로 2026년 2분기 실적은 글로벌 ICT 산업사(史)에 남을 수준의 기록이다.
2분기 89.4조, 글로벌 테크사 최대 영업이익
삼성전자는 7월 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바로 앞 1분기 확정치인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한 수치로, 전분기 대비 매출 27.7%, 영업이익 56.2% 증가한 ‘초고속 레벨 업’이다.
전년 동기(2025년 2분기)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극적이다. 매출은 74조5700억원에서 171조원으로 129.3% 늘었고, 영업이익은 4조6800억원에서 89조4000억원으로 1810.3% 폭증해 ‘국내 기업 역사상’뿐 아니라 글로벌 테크기업 전체를 통틀어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점프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분기 영업익 추월…“세계 1위 테크 실적”
이번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은 AI 열풍의 중심에 서 있던 엔비디아의 최근 최고 실적을 넘어선 규모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2027 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 실적에서 약 81조9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GPU 기반 AI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7조원 이상 웃도는 이익을 내면서 ‘테크 업계 분기 영업이익 절대치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셈이다.
실질 이익 관점에서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가와 일부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노사 합의에 따른 성과급 재원 마련 명목으로 약 20조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당금 효과를 제거한 ‘조정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상회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분기 기준 100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첫 글로벌 테크기업이라는 상징적 타이틀까지 확보하게 된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만든 초유의 실적
이번 실적의 캐시카우는 단연 반도체(DS)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단계에서 사업부별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DS 부문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힌 바 있어, 2분기에도 메모리 중심 호황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EBC 리서치와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AI 서버용 DRAM과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고, SSD 수요까지 동반 확대되며 DS 부문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시장은 단기 호황을 넘어 구조적인 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잇따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확대와 에이전틱 AI 초기 수요로 서버용 DRAM 및 SSD 수요가 급증했고,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단가 상승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공급 가용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요 충족률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이익 레버리지 확대가 올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환율까지 ‘트리플 호재’
메모리 외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적자 폭 축소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실적 개선을 거들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첨단 공정 투자와 고객 다변화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2~3년간 수익성 부담 요인이던 파운드리 사업이 AI 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손익 개선 모드’로 전환됐다는 평가다.
환율 또한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국내외 리포트에 따르면 달러 강세가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반도체·전자가격 사업부 마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환율 효과를 일부 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엔비디아처럼 주로 설계(IP)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는 팹리스 구조와 달리, 삼성전자가 메모리·파운드리·세트(완제품)를 아우르는 ‘풀스택 제조 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나타나는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2027년까지 이어질 ‘메모리 초호황’ 시나리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단순한 사이클 반등이 아니라, 2027년까지 이어질 AI 메모리 슈퍼사이클 초입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7세대 HBM인 ‘HBM4E’ 시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일부 고객이 2027년 물량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접수된 수요만으로도 2027년 메모리 수급이 올해보다 더 타이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의 중장기 전망 보고서들도 비슷한 그림을 제시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향 메모리 수요까지 동반 확대되는 구조”라며 “이번 사이클은 단순 업황 회복이 아니라 공급 부족 기반의 구조적 상승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리서치에서는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2026년 200조~300조원 구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시나리오도 제시되고 있다.
“시총은 엔비디아가 세계 1위, 실적은 삼성전자가 1위”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 있다. 엔비디아는 2024년 이후 애플·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고, AI GPU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10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같은 기간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시총 격차는 더 벌어졌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2026년 1~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엔비디아를 추월하는 ‘펀더멘털 역전’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투자자 인식 변화가 요구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는 아니지만, 분기 영업이익 절대 규모 기준 글로벌 테크 1위 기업”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위치에 서 있다. 엔비디아가 AI 연산을 위한 GPU 생태계의 핵심이라면, 삼성전자는 그 데이터를 저장·전달·처리하는 메모리·스토리지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AI 시대의 ‘보이지 않는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이익의 질’과 투자 전략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2분기 실적이 역사적인 기록인 동시에, 향후 몇 년간 글로벌 반도체 산업 패권 구도의 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초호황기에 나타나는 고이익 구간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즉 메모리 가격 조정 국면이 시작됐을 때도 DS 부문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이익의 질이다. 성과급 충당금과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 그리고 메모리 외 사업부(DX·파운드리)의 기여도 변화가 향후 몇 분기 동안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추월’ 스토리가 일시적 이벤트인지, 혹은 구조적 체질 개선의 결과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