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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90kg 휴머노이드, 넘어지면 중대재해”…로봇 오작동 바이럴이 드러낸 기계·인간 공생 '의문 증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연구소를 떠나 공장·물류창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골든타임’에, 각종 바이럴 오작동 영상이 산업안전 체계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4일(현지시간) “약 90kg(200파운드)에 달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주변 인력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 로봇 제조사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신장성 놀이공원에서 무술 시범 중이던 휴머노이드가 어린이 복부를 발로 차는 영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하이디라오 훠궈 레스토랑에서 로봇이 통제불능 상태로 춤을 추다 테이블을 들이받는 장면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사람 곁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의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공통된 문제를 부각시켰다.

 

WSJ에 따르면 기능 안전 엔지니어 Michele Silva는 “바닥에 볼트로 고정된 기존 산업용 로봇팔과 달리, 휴머노이드 로봇은 끊임없는 능동적 균형 제어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원이 끊기거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생하면 그대로 쓰러져 사람을 깔아뭉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도 산업용 로봇 관련 재해는 이미 현실 문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끼임·충돌 등) 관련 사망사고는 2023년 6건, 2024년 3건, 2025년 11월 기준 3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휴머노이드 특성의 사고 통계는 집계 초기 단계지만, 기존 로봇 사고의 ‘추세선’ 위에 90kg급 이족보행 로봇이 더해질 경우 리스크 총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 안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제사회는 뒤늦게 규범 정비에 나섰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25년 5월, 휴머노이드·사족보행·바퀴형 등 ‘동적 안정 로봇’만을 겨냥한 최초의 전용 안전규격 ISO 25785-1 개발을 승인했다. 작업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와 자동화진흥협회(A3) 등 주요 업체와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 7월 착수 후 2028년 중반 발표를 목표로 하는 다년간 로드맵이어서, 최소 3년 이상은 기존 산업용 로봇 규격을 ‘짬뽕’해 적용해야 하는 과도기가 불가피하다. 중국은 급성장하는 로봇 산업 관리 강화를 위해 휴머노이드·AI 로봇에 국가 식별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사고 추적 및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나섰다.

 

유럽연합(EU)도 2022년 AI·로봇 피해자의 입증 부담을 낮추는 ‘AI 민사책임 규정’ 초안을 내고, 2025년에는 AI 감독 규정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법·제도 정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논의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서울시는 로봇 조례를 포함한 자치법규를 제·개정해 도심 로봇 운용과 안전관리를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체계는 여전히 ‘고정형 산업용 로봇’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사람과 같은 키·무게로 걸어 다니는 휴머노이드의 낙상·충돌·예측 불가능한 접촉 행위를 전제로 한 리스크 모델링은 초기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쟁점은 속도와 책임이다. 테슬라, Figure AI, 유니트리(Unitree) 등 글로벌 기업들은 휴머노이드의 공장·물류 현장 투입 경쟁에서 한 발 앞서기 위해 시범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안전 규범과 책임 구조는 여전히 ‘추격자’ 위치에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로봇에서 이미 확인된 연평균 사망자 수치와 최근 휴머노이드 오작동의 바이럴 사례를 고려할 때, 휴머노이드 도입 전 단계부터 기존 설비와 동일 수준이 아닌 ‘상향 평준화된 안전 기준’과, 사고 원인이 소프트웨어·하드웨어·현장 설계·운영자에 걸쳐 교차되는 복합 구조를 반영한 책임·보험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장 바닥을 걷는 90kg 로봇 한 대가 넘어졌을 때, 그 충격이 단순 ‘기술 굴욕’으로 끝날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으로 번질지는 지금 각국이 어떤 속도로 안전정책을 업데이트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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