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독일 TKMS의 해킹 사고가 변수로 부상하면서, 한화오션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방산·증권·외신을 통해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초박빙 ‘50대 50’ 구도, 그러나 TKMS의 보안 리스크가 균형 깨기 시작
캐나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은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 도입과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을 포함해 총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최종 2파전에 오른 가운데, 한국 대통령실조차 “스코어로 물어보면 50대 50”이라는 표현으로 접전 상황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애초 캐나다 정부는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은 7월 초로 미뤄졌고 현재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7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후 발표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캐나다 공영방송 CTV와 주요 매체들은 모두 이 타임라인을 전제로 해군측 발언을 전하고 있어, 발표가 임박한 상황이다.
관건은 TKMS에서 불거진 사이버 공격 이슈다. 독일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TKMS 자회사가 6월 말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캐나다 CPSP 평가의 핵심 변수로 소개되고 있다. 방산 프로젝트에서 정보보안은 설계·운용 능력 못지않게 중대한 평가 항목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TKMS의 해킹 사고는 단순한 IT 사고가 아니라 ‘국가 안보 인프라를 맡길 수 있는가’라는 신뢰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다.
한화오션과 TKMS가 기술·성능·경제성 측면에서 이미 박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안 리스크라는 ‘마이너스 요소’가 붙은 쪽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증권사와 업계 관계자들은 “합리적인 수주 결과 예측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TKMS의 해킹 사고가 “한화오션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숫자로는 여전히 50대 50에 가깝지만, TKMS의 해킹 이슈가 등장한 이후 체감 스코어는 한화오션에 소폭 우호적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국내 방산·증권 업계의 공통된 정서다.
분할발주 가능성 사실상 낮아져… ‘한 기업 단독 수주’ 구도로 재편
CPSP를 둘러싸고 그간 시장에서는 “대서양 함대는 TKMS, 태평양 함대는 한화오션” 식의 분할발주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비용과 효율성 문제를 이유로 분할발주 가능성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캐나다 방송 CTV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은 “어떤 종류의 함대든 이를 분할하면 여러 면에서 비용이 가중된다”며 “서로 다른 두 함대를 지속적으로 유지·보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두 회사에 나눠 발주하는 방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CPSP를 둘러싼 ‘분할 수주’ 관측에 직접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한 기업이 12척 전체를 가져가는 단독 수주 구도가 유력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구조 변화는 수주 성공 기업에게는 사업 규모·레퍼런스 측면에서 폭발적인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하는 한편, 탈락하는 기업에는 북미 잠수함 시장 진입이 최소 수십 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TKMS의 해킹 사고가 평가 점수에 마이너스로 반영될 경우, 그 효과는 단순 ‘몇 척 줄어드는’ 수준이 아니라 12척 전체를 잃는 구조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훨씬 크다.
한화오션, CPSP 성공 시 ‘글로벌 잠수함 빅3’로 직행하는 성장 모멘텀
증권사 리포트와 업계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가격 협상·세부 설계·기술 이전 조건 조율을 거쳐 2028년 초 본 계약 체결, 2029년 말 이후 건조 매출 반영이라는 장기 로드맵을 가진다. NH투자증권은 “실제 건조 매출 반영 시점은 2029년 말 이후로 판단한다”고 밝히며, 단기 실적보다는 “NATO 시장 진입과 글로벌 잠수함 수출 레퍼런스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도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규정하며, 수주 성공 시 특수선 수주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복적으로 제시해 왔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수주 성공 시 글로벌 잠수함 수출 1위 기업인 TKMS를 제치고 NATO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향후 사우디아라비아, 그리스 등 후속 예상 잠수함 수출 경쟁에서 유력 후보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오션이 캐나다 내 철강·차부품 산업과 연계한 ‘투자 패키지’를 제시한 점도 강점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알고마 스틸(Algoma Steel)과 MOU를 체결해 잠수함 수주 시 2억 7500만 달러(약 3800억원)를 투자, 고강도 특수강 생산을 위한 구조용 빔 공장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별도의 지상 방산 플랫폼 현지 생산 구상도 내놓았다.
이러한 ‘경제 효과 패키지’는 캐나다 입장에서 잠수함 도입을 단순 국방 지출이 아닌 제조업·일자리 회복 프로젝트로 포지셔닝하는 효과를 갖는다. TKMS와 비교해 보안 이슈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 패키지까지 한화 측이 공격적으로 제시한 점은 평가위원회의 정성적 평가에서 한국 측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일정과 변수
물론 캐나다가 보안 이슈·경제 패키지·동맹 관계 등을 둘러싸고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발표가 다시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캐나다 해군이 “현재 운용 가능한 잠수함은 단 한 척뿐”이라며 올해 안 결정을 희망한 점을 감안하면, 이 예외 시나리오는 확률이 비교적 낮다는 평가다.
현재까지의 공개 정보만 놓고 보면, TKMS의 해킹 사고는 한화오션에게 ‘위험 회피형 선택’을 선호하는 정부·군·정보기관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방산분야 전문가들은 "그동안 방산시장에서의 정보보안 평판을 감안하면, 동일한 기술·경제성이라도 '위험이 없는 쪽'을 택하려는 경향이 작동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구조적 심리적 선택은 다수 방산 프로젝트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돼온 현상으로, CPSP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