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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논란] 폴리마켓 이용자, ‘올해 푸틴 퇴진’에 40만달러 베팅…연료 대란·재정 악화 위기맞은 크렘린 리더십 '흔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암호화폐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익명의 이용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6년 말까지 권력을 잃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약 40만달러(약 6억원)를 베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료 대란과 재정 악화로 복합 위기를 맞고 있는 크렘린의 정치적 리스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계정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하며 “2026년 12월 31일까지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인가?”라는 문항에서 ‘예(Yes)’ 포지션을 대량 매수했고, 현재 해당 계약 가격은 약 0.12~0.13달러 수준으로 시장이 푸틴 권력 상실 가능성을 12~13% 정도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 이용자는 약 40만9000달러 상당의 ‘예’ 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최대 수익은 250만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정학 마켓 기준 역대 최대급 개인 베팅 중 하나로, 올해 초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전 대규모 베팅으로 약 41만달러 수익을 올린 트레이더 사례와 함께 예측시장의 ‘내부 정보 의존성’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시장 밖 현실에서 푸틴은 기록적인 연료 위기와 구조적 경제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FDD(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우크라이나군의 정유시설·파이프라인·항만에 대한 드론 공격이 강화되면서 러시아 휘발유 생산은 2025년 6월 대비 약 25% 급감했다. 그 결과 러시아 83개 연방 주체 가운데 약 3분의 2에서 정부나 민간이 주도하는 형태의 연료 배급이 시행되고 있으며, 점령지인 크림에서는 일시적으로 주유소 판매가 완전히 중단되는 등 전례 없는 공급 불안이 현실화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부족 사태를 공개 인정했다. 6월 말 에너지 관계자 회의에서 그는 “주유소에 긴 줄이 늘어서고 필요한 등급의 가솔린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비축 연료를 꺼내 쓰는 과정에서 재고가 전년 대비 약 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국내 수요 보호를 위해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디젤 수출 금지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산유국이 역설적으로 연료 수입까지 검토하는 비상 국면임을 시사했다.

 

 

연료 위기는 이미 거시경제 지표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FDD는 러시아 경제 성장률이 2025년과 2026년 모두 1% 안팎에 머무는 반면, 물가는 5~9% 수준으로 치솟고 재정 적자는 1년 새 두 배로 확대됐다고 분석한다. 블룸버그 집계에서도 2026년 첫 5개월 동안 러시아 재정 적자가 6조루블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전쟁비용과 에너지 위기가 동시에 재정 건전성을 갉아먹는 양상을 보인다. 중앙은행은 전쟁 지출과 연료 대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고, 크렘린은 국내 차입과 세금 인상, 재벌 ‘기부’까지 동원해 예산을 메우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는 후계자 부재가 불확실성을 증폭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푸틴은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헌법이 허용하는 2036년까지 집권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내기엔 너무 이르며, 현재로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oreign Policy Research Institute)는 “독재자가 공식 후계자를 지명하면 반대 세력이 그 인물을 구심점으로 결집할 수 있기 때문에, 푸틴은 제도화된 승계 구도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1999년 이후 대통령·총리를 오가며 권력을 유지해 온 73세의 푸틴에게 체제 피로도와 세대 교체 요구는 점증 변수지만, 조직화된 권력 승계 장치는 여전히 부재하다는 진단이다.

 

예측 시장의 가격은 여전히 ‘푸틴 체제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리마켓에서 해당 계약의 암시 확률은 10%대 초반에 그치며, 이는 다수 참여자가 단기적인 연료·경제 위기가 곧바로 권력 상실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연료 부족이 생활비와 운송비를 동시 압박해 체감 물가를 자극하고, 전쟁과 제재가 성장·재정을 잠식하는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식 ‘안정과 번영 대가로의 권위주의 수용’이라는 암묵적 사회계약이 흔들릴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서방 정책 분석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익명 베팅이 실제 내부 정보를 반영하는지, 단순한 고위험 매크로 트레이딩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베팅이 푸틴 권력의 조기 붕괴를 예고한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40만달러 규모의 일방향 포지션은 러시아 연료 위기와 경제적 압박, 후계 구도 부재가 결합된 2026년 크렘린 리스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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