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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Future Hands up] 빛과 어둠 중에 누가 더 빠를까?

쿠자의 Future Hands up ㉖


“아빠, ’빛’이랑 ‘어둠’ 중에 누가 더 빨라?”

 

멍 때리던 중 과학책을 읽던 딸아이의 기습질문에 허를 찔렸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입각한다면 빛보다 빠른 건 없기에 어둠이 빠를 리 없다 답변하려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한 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돌다리를 두드려 보았다. 역시 변화가 빠른 요즘이니 만큼 두드리지 않으면 자빠지는 세상이다. 이스라엘 연구팀에서 빛 보다 빠른 어둠을 발견했다고 한다.

 

◆ 빛보다 빠른 어둠

 

지난 4월, 이스라엘 연구팀은 빛 보다 빠른 어둠의 초광속 관측에 성공했는데, 빛의 파동 내부에 나타나는 '위상 특이점(Phase Singularity)'이 소멸 직전에 빛의 속도를 초월하여 이동하는 현상을 사상 최초로 관측하였다. 여기서 위상 특이점이란 빛 파동의 위치를 나타내는 ‘위상’이라는 값이 어떤 특정 위치에서 꼬여버려, 빛이 서로 상쇄되면서 세기가 ‘0’이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로 인해 암점(暗點), 즉 어둠이 발생하였고, 연구팀은 이 암점이 빛보다 빠른 초광속으로 이동한 것을 관측한 것이다.

 

◆ 어둠은 빛이 ‘0’이 된 상태

 

이 연구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어둠을 ‘어둠’ 그 자체가 아닌 ‘빛이 0이 된 상태’로 정의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가 nature 지에 실릴 정도로 인정을 받았음에도, 상대성 이론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어둠이 ‘질량과 에너지, 정보’를 지닌 ‘무언가’가 아니라, ‘빛이 0이 되는 위치’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어둠이 빛보다 빠르다고 할 순 없다.)

얼마 전 조직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한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본인 조직에 어둠이 드리웠다던 매니저의 얼굴 역시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 어둠의 정체를 마주할 시간과 용기가 나지 않는다던 그에게 이제는 들려줄 이야기가 생겼다.

 

어둠이라는 현상을 ‘좋은 조직 관리’ 지수가 0이 된 중립의 상태로 받아들이라고. 기존의 어둠을 면밀히 알아채고 없애려는 큰 노력보다, 지금의 0이된 조직 관리 지수를 0.1이라도 차근차근히 올리려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우연이 겹쳐 위상 특이점이 발생하고 암점을 유발시켰듯, 여러 우연이 겹쳐 조직에 어둠을 드리웠을 지 모르기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다면 어둠은 초광속으로 빛이 될 수 있다고.

 

◆ 실체보다 중요한 ‘패턴’의 파악

 

해당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어둠을 실체가 아닌 ‘빛이 없는 위치의 패턴’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실체가 아닌 현상에 집중하고, 현상이 일어나기 위한 구조와 관계에 집중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의미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벽에 구멍이 있다고 한다면, 이는 구멍이라는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벽이 없는 상태’ 가 있을 뿐이다. 이 구멍을 메꾸고 궁극적으로 벽의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 우리는 ‘구멍’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벽이 없는 상태가 왜 발생했으며, 벽이라는 것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있는 곳과 없는 곳의 구조의 차이점이 무엇인지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AI의 시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는 수많은 데이터와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파악해야 하고 이를 AI와 융합하여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집중해야 할 것은 하나하나의 실체이기 보다는 그 관계와 구조에서 오는 의미 일 것이다. 마치 이번의 연구가 '무엇이 있는가'보다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를 바라보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듯, 우리 역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물과 현상의 더욱 깊은 본질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정확한 측정도구의 필요성

 

사실 암점이 빛보다 빠르다는 것은 1970년대에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John Nye와 Michael Berry가 이론적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를 직접 측정할 기술이 없었기에 50년 동안 이론으로 머물러 있었고, 끝내 이스라엘 연구팀에서 실험으로 이를 입증한 것이다. 즉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 상태가 어떠한 지를 느낌으로는 예측 가능하지만, 실제로 어떠한 상태에 있으며 얼만큼의 어둠이 드리워져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측정 기술이 필요하다. ‘할 수 있어, 이겨낼 수 있어, 극복 할 수 있어’ 란 마음을 막연히 가지는 것은 쉽지만, 이러한 마음을 어느 순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실행을 한다면 얼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지 사전에 알지 못하면 얼마 못 가 지쳐버릴 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만의 측정 기술을 통해 늘 내안의 암점이 어느정도 컸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하고, 이를 현명하게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초광속으로 시련을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다.

* 칼럼니스트 ‘쿠자’는 소통 전문가를 꿈꾸며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였고, KBS 라디오 DJ를 거쳐, 외국계 대기업의 인사업무를 담당하며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다양한 강의와 공연을 통해 소통의 경험을 쌓아온 쿠자는 현재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과 더불어 코칭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의미 있는 소통 전문가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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