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비중이 60%까지 치솟으면서 미국 투자회사법상 분산 규제를 건드리는 ‘강제 매도 임계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경고가 글로벌 IB에서 나왔다.
Moomoo News, CNBC, finance.biggo, Fidelity, Hindustan Times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이 추가로 1%포인트만 더 오르면,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미국 투자자들에서 약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기계적 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추산한다.
코스피 60% 점령한 ‘K-메모리 듀오’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 티모시 모와 존 권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합산 비중은 불과 2년 전 약 40% 수준에서 최근 60%로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슈퍼 집중도’로, 사실상 코스피가 두 개의 메모리 반도체 종목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 붐이 촉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 속에서 코스피는 올해 들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뛰며 세계 주요 증시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그 대가로 지수의 체질은 한층 취약해졌다는 평가다.
미국 투자회사법이 건드린 ‘규제의 함정’
문제의 ‘규제 트리거’는 미국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에 따른 분산투자 요건이다. 이 법 아래에서 ‘분산형’으로 분류되는 펀드는 단일 종목 혹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소수 종목군에 과도하게 쏠릴 수 없도록 포트폴리오 비중 상한을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삼성·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비중이 더 높아질 경우, 이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인덱스 펀드나 관련 ETF들이 규정 준수를 위해 해당 종목 비중을 줄이는 강제 리밸런싱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추산한 잠재 매도 규모가 약 20억달러로, 특정 종목이 아닌 “한국 반도체”라는 자산군 전반에 걸쳐 동시다발적인 외국인 순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리스크다.
레버리지 ETF·마진 거래가 키운 변동성 폭탄
지수 집중도는 이미 시장 변동성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 ETF, 옵션 거래 급증, 개인 신용융자 확대가 결합되면서 코스피의 구조적 취약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한국 금융당국이 5월 말 승인한 삼성·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는 설정 당시 약 30억달러 규모에서 불과 몇 주 만에 순자산이 14조원(약 91억달러)까지 불어나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92%에 달했다.
이런 레버리지 수요가 되레 시장 하락 국면에서 ‘증폭기’ 역할을 하며, 6월 8일과 23일 코스피의 8~10%대 급락과 연속 서킷브레이커 발동이라는 극단적 흔들림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현지 외신과 시장 보고서에서 잇따랐다. 그럼에도 티모시 모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이번 급락을 “장기 강세장 속 기술적 조정”으로 규정하며, 펀더멘털보다는 구조와 수급 요인이 만든 충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나스닥행, 집중 리스크 완화일까 증폭일까
이 와중에 SK하이닉스가 7월 10일을 목표로 미국 나스닥에 미국예탁증권(ADR) 형태로 상장해 최대 45조4,500억원(약 294억~296억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판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회사는 약 1,779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AI용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용인 클러스터와 첨단 패키징 공장, EUV 노광장비 투자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나스닥 상장으로 SK하이닉스는 미국 자본시장 접근성을 넓히고, S&P·나스닥 계열 지수 편입 기대까지 키우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코스피 내 비중 변화, 외국인 자금의 이중상장 종목 간 재배분 등 새로운 수급 변수를 떠안게 된다. 골드만삭스가 경고한 ‘집중도 규제 트리거’가 이 과정에서 일부 완화될지, 아니면 글로벌 지수와 ETF 편입 확대로 또 다른 방식의 쏠림과 변동성을 키울 지가 관심사다.
이처럼 코스피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AI 메모리 장세를 등에 업은 동시에, 특정 종목 쏠림과 레버리지 투기, 타국 규제의 역수출이라는 삼중 리스크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향후 삼성·하이닉스 비중이 61%를 넘는 시점, 그리고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전후 외국인 수급 변화가 ‘규제 트리거’가 현실화되는 첫 분수령이 될 수 있는지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