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캐나다 역사상 최대 방산 사업인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독일-노르웨이 연합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 한국 한화오션 컨소시엄 간 수주전이 ‘누가 이긴다’기보다 ‘어느 안보·경제 축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CPSP는 디젤-배터리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과 30~50년 유지·보수를 포함해 최소 600억 캐나다달러, 한화로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캐나다가 2035년까지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퇴역시키고 북극·대양 전력을 재편하는 데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국방투자청(DIA)의 평가 기준을 보면 승부처가 명확해진다. 플랫폼(잠수함 기술) 20%, 재무(가격) 15%, 전략·경제 파트너십 15%보다, 유지·보수·운영 계획을 뜻하는 ‘지속성’이 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단순히 “누가 더 좋은 잠수함을 파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30~50년 동안 캐나다 영해와 북극을 지킬 잠수함을 어느 나라와 함께 만들고 운영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캐나다 일자리·산업을 창출할 것인지가 본질이라는 얘기다.
플랫폼 성숙도와 인도 일정에서는 한국이 한발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측 KSS-III(도산안창호급)는 이미 한국 해군에서 실전 운용 중인 4,000톤급 재래식 잠수함으로, 캐나다 해군 장병들이 직접 승조해 “테슬라 같은 현대적 잠수함”이라고 평할 만큼 장거리 항해·체급·거주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화오션 컨소시엄은 캐나다 첫 함을 2032년, 2035년까지 4척 인도 가능하다고 제안해, 2035년 빅토리아급 전량 퇴역 시점과 거의 맞춰 잠수함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카드를 내놨다. 반면 TKMS가 노르웨이와 함께 제안한 Type 212CD는 NATO에서 검증된 212A급의 후속 플랫폼이지만 아직 개발·생산 단계로, 독일 국방장관이 “2036년까지 4척 인도 가능”이라고 밝힌 만큼 시간표상으로는 1년 이상 뒤처진다.
경제 패키지에서는 ‘숫자의 전쟁’이 치열하다. 한국 측은 KPMG 분석을 토대로 2026~2044년 18년 동안 캐나다 내 80여 개 파트너십을 통해 700억 캐나다달러 이상 경제 기회와 43만 개 일자리, 963억 캐나다달러의 GDP 기여를 약속했다. 여기에 수소 트럭·인프라 구축, Automotive Parts Manufacturers’ Association(APMA)와의 장갑차 합작(지분 51% 캐나다측), 알고마 철강 사용 등 자동차·철강·국방 제조를 한 번에 띄우는 ‘Project Beaver’ 패키지를 올려놓았다. TKMS는 전체 사업 기간을 통틀어 1,600억 캐나다달러 경제활동, 860억 캐나다달러 GDP, 65만 개 일자리라는 더 큰 숫자를 내세웠다.
결국 선택은 지정학의 문제로 귀결된다. TKMS·노르웨이안 제안은 독일·노르웨이와 ‘공동 함대’를 구성해 북대서양·북극에서 NATO 연합 작전을 강화하고, 매니토바 처칠항·알버타 탄소 포집 등 북극 항만·자원·기후 인프라 투자를 앞세워 “유럽·북극 축의 안보·경제 동맹”을 약속한다.
반면 한화오션·대한민국 제안은 이미 운용 중인 KSS-III와 빠른 인도·공격적인 산업 투자 패키지에 더해, 캐나다 해군 200명 규모 한국 진해 기지 훈련 제공, 인도-태평양 파트너십 심화를 내세운다. IMF가 인도-태평양 지역 성장률을 4~6%로, EU를 1.3% 수준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한국 선택은 “고성장 아시아로의 전략적 진입로”를 여는 선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CPSP는 ‘독일이 이길까, 한국이 이길까’보다, 캐나다가 향후 40~50년 안보·경제 지도를 북극과 유럽에 더 깊게 묶을 것인지, 아니면 인도-태평양과 아시아로 확장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