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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앤트로픽 틈새 파고든 Z.ai, ‘오픈소스 GLM-5.2’로 1,280억달러 중국형 AI 공룡 부상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정부가 수출 통제 조치로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첨단 AI 모델을 시장에서 강제로 퇴출시킨 지 며칠 만에, 중국 스타트업 Z.ai가 서방 주요 연구소의 폐쇄형 시스템에 필적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했다.

 

CNBC, reuters, 9to5mac, Ichongqing, Axios, Caixinglobal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중국 Z.ai가 오픈소스 초거대 언어모델(GLM-5.2)을 내놓자 미·중 AI 격차를 전례 없이 좁혀놨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격적 ‘앤트로픽 셧다운’

 

6월 12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Fable 5와 Mythos 5 모델에 대해 모든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중단하라는 수출 통제 지침을 발령했다. 앤트로픽은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법적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Fable 5와 Mythos 5를 즉시 비활성화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며, 양 모델을 전면 중단하고 다른 Claude 계열 모델만 정상 서비스하는 비상 조치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또 다른 AI 기업이 Mythos 5를 ‘탈옥(jailbreak)’해 사이버·CBRN 관련 민감 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다는 보고가 아마존을 통해 정부에 전달되면서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모델들을 해외와 미국 내 외국인에게 모두 차단하는 강력한 수출 규제를 선택했다.

 

Z.ai의 GLM-5.2, 오픈소스로 ‘공백 메우기’

 

앤트로픽 셧다운 바로 다음 날인 6월 13일, 칭화대 출신 연구진이 주축인 중국 Zhipu AI(국제 브랜드명 Z.ai)는 7,530억 개의 파라미터를 채택한 초거대 언어모델 GLM-5.2를 MIT 라이선스 기반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혼합 전문가(MoE) 구조를 적용해 실제 토큰당 활성 파라미터는 약 400억개 수준으로 최적화했으며,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를 지원해 장기 플랜닝·에이전틱 작업에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해외 매체는 GLM-5.2가 Fable·Mythos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며,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격차가 1년여 만에 가장 좁혀졌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인공지능 벤치마크를 종합 집계하는 Artificial Analysis와 Code Arena 기준으로도 GLM-5.2는 지능 및 웹 개발 코딩 부문에서 오픈웨이트 모델 중 최상위권에 올랐고, 앤트로픽 Opus 4.8에 근접한 ‘지능 대비 비용(intelligence per dollar)’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딩·취약점 탐지 성능, 사이버보안 경고음


GLM-5.2는 HumanEval·MBPP·LiveCodeBench 등 코딩 관련 벤치마크에서 클로드 Opus 4.8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의 점수를 기록하며, 단순 채팅을 넘어 ‘에이전트형(workflow·테스트·루프)’ 업무에 강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보안 연구자 조슈아 색스는 이 모델이 취약점 탐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의 Claude Code를 능가하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다는 점을 들어 “진짜 보안 비상사태는 Mythos가 아니라 GLM-5.2”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 강력한 모델이 MIT 라이선스 아래 완전한 오픈웨이트로 배포된다는 점이다. 누구나 소스 코드와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체 데이터로 파인튜닝하고 온프레미스 환경에 배포할 수 있어, 국가·기업·개인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 없이 공격적 사이버 활용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는 점에서 규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주가 2,400% 폭등, 시가총액 1조 홍콩달러 돌파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Zhipu AI(티커 BigModel)의 주가는 GLM-5.2 발표 직후 급등을 거듭해 6월 22일 장중 한때 2,980홍콩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1조홍콩달러(약 1,28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월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약 2,400% 상승한 수준으로, Zhipu AI는 중국 최초로 홍콩 시장에서 시총 1조홍콩달러를 넘긴 LLM 전문 기업이라는 상징적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 Zhipu AI의 피크 시가총액은 약 1.1조홍콩달러(약 1,403억달러)까지 올라 중국 광학부품업체 중지인노라이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밸류에이션을 기록했으며, 회사 측은 AGI(인공일반지능)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상하이 증시 이중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중 AI 전쟁, ‘지능/달러’ 경쟁 구도로 재편


이번 사태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계 프런티어 모델의 글로벌 공급을 제한하는 사이, 중국계 오픈소스 모델이 빈자리를 메우며 기업·개발자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는 역설을 드러낸다. CNBC 등은 GLM-5.2를 계기로 “AI 경쟁의 핵심 축이 절대 성능이 아니라 단위 비용당 지능, 즉 ‘지능/달러’를 누가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느냐”로 이동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진영이 이 지표에서 서방 폐쇄형 모델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기술 전문가 페리 메츠거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 AI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제대로 경쟁하지 못한다면 결국 중국 AI 모델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과도한 안보·규제가 미국발 AI 혁신의 상업적 파급력을 스스로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앤트로픽 셧다운과 Z.ai의 약진은 단일 기업 이슈를 넘어, 미·중 AI 패권 경쟁이 ‘규제 리스크 vs. 오픈소스 확산’이라는 새로운 구도로 재편되는 분기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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