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움직이는 데이터센터’로 부상하면서, 자동차를 넘어서는 초고용량 메모리 시장의 새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6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가 “레벨2+ 자율주행차보다 약 10배 많은 메모리를 휴머노이드 로봇이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 언급하면서, 생성형 AI 이후 차세대 메모리 수퍼사이클의 핵심 수요처가 로봇으로 확장되는 구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마이크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휴머노이드 10배’ 발언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분기 매출은 414억~463억달러(보도별 집계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3.4~5배 수준으로 급증했고,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 자리에서 산제이 메흐로트라 CEO는 데이터센터·AI 서버를 넘어 자동차·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메모리 수요원으로 지목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레벨2+ 자율주행 차량보다 약 10배 많은 메모리를 탑재한다”며 “자율주행차와 로봇에서의 대규모 D램·낸드 수요가 향후 수십 년간 지속적이고 상당한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국내 IT·증권 전문 매체와 글로벌 투자 정보 플랫폼의 실적 리뷰 기사에서 경쟁적으로 인용됐다.
로봇·자율주행차 1대당 메모리 탑재량, 어느 정도인가
마이크론은 앞서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완전자율주행(L4) 차량과 고성능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당 300GB 이상의 D램이 필요할 것이라는 수치를 공식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비즈·경제 매체 보도를 보면, 메흐로트라 CEO는 “현재 레벨2 수준 자율주행차는 16GB 미만의 D램으로 운용되지만, L4 단계에 이르면 차량 한 대당 300GB 이상을 요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면, L4급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300GB 이상 D램을 탑재하는 ‘움직이는 AI 서버’로 진화한다는 게 마이크론의 기본 시나리오다. PC 게임 전문 매체와 블룸버그 기사에 따르면, 300GB라는 수치는 단순 저장용량이 아니라 복수의 대형 AI 모델을 실시간 추론·센서 처리·모터 제어에 동시에 돌리면서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최소 요구치로 분석된다.
일반 소비자 기기의 메모리 스펙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현재 시판 중인 대중적인 노트북이 16GB D램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고, 고급형 게이밍 노트북이 32~64GB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00GB는 일반 노트북의 약 20배·고급 게이밍 PC의 수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피지컬 AI’로…수요 축이 거리와 공장으로 이동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을 다룬 기사와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공통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D램·낸드 수요 폭증을 견인했다”고 평가한다. 클라우드 메모리·코어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매출총이익률 80% 중후반대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성장 엔진이 서버 룸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수요의 새로운 포식자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공장 바닥을 누비는 로봇”이라며, 서버실을 떠난 ‘반도체 빅뱅’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로보틱스가 중장기 최대 수요원으로 부상한다는 관점이 투자 블로그와 리서치 노트에서도 강조된다.
국내 증권사·글로벌 투자은행 리포트 요약에 따르면, 미즈호 증권은 “에이전트 AI, CPU-DRAM 수요를 견인한다"며, AI 기반 로봇·엣지 디바이스가 전세계 D램 공급의 상당 비율을 추가로 흡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비제이 라케시는 HBM 외 일반 D램 시장에서 30~50% 수준의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으며, 수요·공급 불균형이 “2026년 이후에도 한참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수퍼사이클’과 2030년대까지 이어질 공급 타이트 전망
마이크론과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AI·로봇발 메모리 호황을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메모리 수퍼사이클’로 규정한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 규모가 2025년 300억달러에서 2028년 1000억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HBM·고성능 D램은 범용 D램 대비 웨이퍼 투입량이 3배에 달해, 물리적인 생산능력 제약 탓에 공급 부족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번 마이크론 3분기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메흐로트라 CEO는 “D램과 낸드 수요가 여전히 업계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타이트한 수급 환경은 2027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증권업계 반도체분야 전문가들도 "AI 데이터센터·HBM 투자가 워낙 빠른 속도로 증가해, 신규 증설과 기술 전환(공정 미세화·HBM4·HBM5 개발)이 생산능력 확충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물론이고 자동차·로봇·엣지 디바이스 등 ‘피지컬 AI’ 영역에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후행적으로 폭발하면서, 공장·도로까지 메모리 수요 지형이 확장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