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클라우드플레어 CEO 매슈 프린스가 “AI가 소상공인을 망하게 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경고한 배경에는, 인간보다 봇이 더 많이 인터넷을 쓰는 ‘트래픽 권력이동’과 AI 에이전트 기반 상거래로의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겹쳐 있다.
AI 봇, 이미 인터넷의 ‘주류 사용자’로 부상
클라우드플레어와 보안업체들의 집계에 따르면 2026년 들어 AI·봇 트래픽이 전체 웹 트래픽의 57% 안팎을 차지하며 인간 트래픽(43% 내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도 Human Security 등의 자료를 인용해 “AI·봇 트래픽 57.4%, 인간 42.6%”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인터넷의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화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람 설득”에서 “AI 설득”으로…게임의 룰이 바뀐다
프린스가 경고의 수위를 높인 지점은 ‘누가 고객이냐’는 질문이다. 그는 Axios 행사에서 “작은 가게 입장에서 AI 에이전트를 설득해 ‘우리에게서 사라’고 말하게 만드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고 말하며, 소비자 대신 AI 에이전트를 상대로 한 B2A(business-to-agent) 경쟁이 시작됐다고 봤다.
에이전트는 방대한 웹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를 자동화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검색 노출·온라인 평판에서 우위를 가진 대형 사업자에게 트래픽과 매출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시장집중 가속 우려…“신규 진입 자체가 막힐 수 있다”
프린스는 “만약 AI 에이전트가 의사결정을 장악하는 구조에서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다면, 결국 ‘엄청난 수준의 시장 집중’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온라인 가시성이 약한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는 기존에도 플랫폼 알고리즘에 종속돼 있었는데, 이제는 검색 결과조차 보지 않는 AI 에이전트에 의해 ‘발견되지 않는 사업자’로 전락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비용 증가 문제가 아니라, 시장 진입과 경쟁의 전제조건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리스크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클라우드플레어가 보는 ‘깨지는 웹 비즈니스 모델’
프린스는 2026년 리스본 웹 서밋 등에서 “현대 웹을 떠받쳐온 비즈니스 모델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검색·광고·콘텐츠 유통 구조를 우회하면서, 클릭과 페이지뷰를 기반으로 한 기존 수익모델이 붕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출판·언론 산업을 향해서는 “정당한 보상 없이 콘텐츠를 긁어가는 AI 시스템이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트래픽·수익의 ‘탈(脫)원저자화’를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다.
“AI로 사람 20% 줄였다”는 클라우드플레어 CEO의 역설
아이러니하게도 프린스가 이끄는 클라우드플레어는 AI 도입을 앞세워 올해 전 세계 직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1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6억3980만달러로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회사는 “AI 기반 에이전트 도입으로 코드 작성·내부 지원 업무 등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져 더 이상 일부 직무는 성장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사내에서는 최근 3개월간 AI 사용량이 600% 이상 폭증했고, 엔지니어링·인사·재무·마케팅 전 부문에서 매일 수천 건의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됐다.
소상공인·규제당국에 던지는 ‘에이전트 상거래’ 질문
프린스의 발언은 자사 이해관계를 감안한 ‘전략적 경고’라는 해석과 동시에, 데이터가 이미 보여주고 있는 구조변화에 대한 ‘얼리 워닝’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가진다.
AI 에이전트가 검색·결제·예약을 대행하는 ‘에이전트 상거래(agentic commerce)’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에게는 “AI를 어떻게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인가”, 규제 당국에는 “에이전트의 추천과 거래를 어떻게 투명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