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한국피앤지판매(유)(한국P&G판매, 대표이사 이지영)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고액 배당을 실시하며 미국 본사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이 전년 대비 1,300억원 이상 증발하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94%나 급감하는 등 경영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본사로의 자금 유출은 멈추지 않아 외국계 기업의 전형적인 '국부유출' 논란이 다시금 점화될 전망이다.
한국P&G는 질레트(Gillette), 브라운(Braun), 다우니(Downy), 페브리즈(Febreze), 오랄비(Oral-B) 등을 앞세워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판매해 온 다국적 기업이다. 다만 법인 구조상 ‘한국피앤지 유한회사(제조·관리)’와 ‘한국피앤지판매유한회사(유통·마케팅)’로 이원화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제25기(2024.07.01~2025.06.30)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피앤지판매의 2025년 매출은 7,541억원으로 전년(8,863억원) 대비 1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기록해 전년 352억원 대비 14.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25억원으로 전년 322억원 대비 30.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0%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은 310억원에 달했다. 당기순이익 225억원의 138%에 해당하는 수치다.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으로 빼낸 셈이다.
한국피앤지판매의 지분 100%는 지배기업인 스위스 소재 'Procter & Gamble International Operations S.A.'가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지배기업은 미국의 'THE PROCTER & GAMBLE COMPANY'다. 결국 이 배당금은 고스란히 해외 본사로 흘러 들어갔다. 전년도인 제24기에도 한국피앤지판매는 순이익 322억원의 164.5%에 달하는 530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2년간 무려 840억원이 본사로 유출된 것이다. 이익잉여금은 422억원으로 나타났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0.02% 증가해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이 15% 급감했음에도 판관비는 줄이지 못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광고선전비는 367억원, 급여비는 223억원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급수수료는 무려 50% 급증한 99억원으로 조사됐다.

지급수수료는 홍보 및 마케팅 대행 수수료,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홍보대행사(2026년 현재 피알원과 계약), 법무법인, 특수관계사 컨설팅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뼈아픈 페인포인트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다. 한국피앤지판매가 당기 중 특수관계자(본사 계열사)로부터 매입한 금액 등은 총 5,096억원 규모로, 이는 전체 매출(7,541억원)의 67.6%에 달한다. 제품을 팔아 번 돈의 3분의 2 이상이 다시 본사 계열사로 넘어가는 구조다.
특히 싱가포르 지점(PROCTER & GAMBLE INTERNATIONAL OPERATIONS SA SINGAPORE BRANCH)으로부터의 매입액만 4,994억원에 달했다. 또한, 필리핀 법인(PROCTER & GAMBLE PHILIPPINES BUSINESS SERVICES, INC.)에는 회계 및 인사 등 경영지원수수료 명목(국제관리비)으로 23억원을 지급했다.

부채비율은 297.2%로 집계됐으며, 유동비율은 139.8%로 나타났다. 유동부채는 1,330억원, 현금성자산은 31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재무상태표상 무형자산은 계상되어 있지 않으며, 로열티 지급액은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으나 국제관리비(경영지원수수료) 23억원이 이와 유사한 성격의 본사 지급분으로 분석된다.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된 급여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으나, 지배회사가 한국피앤지판매 종업원에게 제공한 주식기준보상 비용 14억원이 자본조정에서 차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사항으로는 당기에 정기 세무조사를 완료하고 법인세 추납액을 납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유효세율이 전년 22%에서 25%로 상승하며 법인세 비용 부담이 커졌다.

또한, 과거 한국피앤지는 생리대 '위스퍼' 발암물질 검출 논란 등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으며, 결국 2018년 국내 생리대 사업에서 철수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22년 6월 취임한 이지영 대표이사 체제 하에서 혁신을 강조하고 있으나, 매출 하락세와 더불어 과도한 본사 배당 및 자금 유출 구조는 한국 시장에서 단물만 빼먹는다는 외국계 기업의 고질적인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매출이 15%나 쪼그라들고 순이익이 30% 급감하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도 순이익의 138%를 본사에 배당하는 것은 심각한 국부 유출이자 도덕적 해이"라며, "특히 매출의 67%에 달하는 5,096억원을 본사 계열사 매입으로 지출하고 경영지원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송금하는 기형적 지배구조는 한국 법인을 단순한 현금창출구(Cash Cow)로만 전락시키는 뼈아픈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스퍼' 발암물질 검출 논란으로 생리대 사업은 철수했지만 한국P&G는 이외에도 ▲면도용품: 질레트(Gillette), 브라운(Braun) ▲섬유유연제·세탁: 다우니(Downy), 에이리얼(Ariel, 일부 채널) ▲탈취·방향제: 페브리즈(Febreze) ▲헤어·뷰티: 팬틴(Pantene), 헤드앤숄더(Head & Shoulders), 허벌에센스(Herbal Essences) ▲구강케어: 오랄비(Oral-B) ▲스킨케어: SK-II ▲유아용품: 팸퍼스(Pampers)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