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유럽 전역을 뒤덮은 40도 안팎의 폭염이 공공 음주 금지, 열차 운행 중단, 학교 휴교까지 초래하며 유럽이 ‘기후 적색경보’ 시대로 진입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NBC News, EU Space, worldweatherattribution, japantimes, Mirage News, sciencemediacentre.org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유럽이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2.3~2.5도 더워진,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는 대륙이라며 이번 사태를 “새로운 일상(New Normal)”의 전조로 규정한다.
프랑스, ‘적색 경보’와 음주 금지령
프랑스는 6월 21일(현지시간) 기준 자국 영토의 약 3분의 1에 대해 최고 단계인 폭염 ‘적색 경보’를 발령했고, 남서부·파리 일대·부르고뉴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41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정부는 건강·치안 악화를 막기 위해 적색 경보 지역 내 거리와 축제장에서의 공공 음주를 전면 금지하고, 행사장에서는 주류 판매를 제한하도록 지시했다. 매년 수백만명이 몰리는 ‘음악 축제(Fête de la Musique)’ 일부 행사는 폭염과 충돌하며 전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열차 취소·학교 휴교·원전 관리까지 확산된 대응
국영 철도회사 SNCF는 선로 변형과 냉방 고장 위험을 이유로 파리와 중·남부를 잇는 노선 등에서 인터시티 열차 수십 편을 취소했고, 일부 통근·광역 노선 운행도 감축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수백 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가거나 오후 수업과 시험을 연기했고, 당국은 응급의료 인력과 군부대를 산불 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아울러 냉각수 온도 상승이 발전 효율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원자력 발전소의 용수 공급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유럽 전역으로 번진 ‘40도 시대’
이번 폭염은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며 사실상 ‘대륙 규모 재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 AEMET는 일부 내륙과 안달루시아 지역에 최고 45도에 달하는 폭염을 예보하며 적색·주황색 경보를 발령했고, 유럽뉴스는 이번이 올 들어 첫 대형 폭염이라고 전했다.
독일과 스위스도 37~38도에 이르는 이례적 고온 속에 폭염 경보를 발동했으며, 이탈리아는 밀라노·피렌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건강 위험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불과 몇 주 전인 5월 말에도 서유럽을 덮친 이른 폭염으로 프랑스에서 최소 7명이, 영국에서 10대 4명이 익사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른 바 있다.
“유럽은 이미 2.5도 상승”…기후 과학의 경고
유럽연합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2026년 4월 발표한 ‘유럽 기후 현황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30년간 전 지구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며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는 대륙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유럽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2.3~2.5도 더워졌다고 추정하는 반면, 같은 기간 지구 평균 상승폭은 1.2~1.4도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세계기상귀인(World Weather Attribution·WWA)의 역대 분석에서도 2003년, 2010년, 2015년, 2018년, 2019년 등 유럽의 주요 폭염은 모두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 가능성과 강도가 “수 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높아졌다는 결론이 반복되고 있다.
열돔이 만든 ‘정체된 뜨거운 공기’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이번 폭염은 북아프리카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유럽 상공에 머물며 뜨거운 공기를 대륙 위에 가둬두는 ‘열돔(heat dome)’ 현상에 의해 촉발됐다. 열돔은 상층 고기압이 뚜껑처럼 공기를 눌러 하강시키면서 대류를 막고, 지표 부근에 축적된 열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폭염이 장기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예보로는 6월 23일 또는 24일부터 기온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주 내내 평년을 웃도는 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후 리스크’가 된 일상 인프라와 정책
이번 사태는 폭염이 더 이상 계절적 일탈이 아니라, 교통·에너지·보건·치안 등 사회 인프라 전반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공공 음주 금지와 열차 감편, 학교 휴교, 원전 냉각수 관리 강화는 기후 적응(adaptation) 정책이 생활 규제와 인프라 운영, 에너지 믹스 전략에까지 직결되는 ‘새로운 통치 아젠다’로 부상했음을 예고한다.
동시에 WWA가 경고하듯, 추가적인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이러한 극한폭염의 빈도와 강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어, 유럽의 탈탄소·에너지 전환 속도와 기후 회복력(resilience) 투자가 향후 정책·시장·기업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