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단지의 신규 메가 팹(P5 Fab 2) 착공 시점을 내년 초에서 2026년 7월로 최소 6개월 앞당기며 AI 반도체 ‘슈퍼 사이클’ 선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가 공급 능력 확충에 조기 베팅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증설 전쟁’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평택 P5 Fab 2, 2029년 상업 가동 목표
borecraft, Business Standard, Investing.com에 따르면, 삼성이 추진 중인 P5 Fab 2는 평택 캠퍼스 내 마지막 생산 라인으로 설계된 메가 팹으로, 오는 7월 착공해 2029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약 6개월 앞당긴 일정으로, 일부 해외 매체가 전한 ‘2030년 조기 가동’ 전망보다 더 공격적인 타임라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미 부지 정지 및 인프라 공사를 시작했으며, 기존 P5 시설의 클린룸 공정 역시 수개월 선행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당겨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셸 퍼스트(Shell First)’ 전략으로, 건물과 클린룸 등 기본 골격을 먼저 완성해 두고 시장 상황에 맞춰 HBM과 DDR, 파운드리 등 제품 믹스를 탄력적으로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HBM4·빅테크 동맹 앞세운 ‘수요 확신’
삼성의 평택 메가 팹 가속은 HBM과 AI 고객 기반에 대한 ‘수요 확신’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6월 초 엔비디아 CEO 젠슨 황과 회동해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에 투입될 HBM4 안정 공급과 파운드리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이미 AMD와도 HBM4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구글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을 핵심 AI 메모리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해외 분석 기사들은 “P5 Fab 2가 HBM4·HBM4E를 중심으로 한 멀티 팹으로 설계돼, 202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AI 메모리 공급 부족 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상 최대 분기 이익, 110조 투자 뒷받침
삼성의 초대형 증설 투자에는 전례 없는 실적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은 133조원으로 1년 전보다 약 68% 늘었고,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는 평가다.
해외 투자 분석에 따르면 이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은 2025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약 43조원 수준)을 이미 뛰어넘는 규모로, 단일 분기 이익이 직전 연간 이익을 상회하는 ‘이례적’ 상황이다. 이러한 실적을 기반으로 삼성은 2026년 한 해에만 반도체 부문에 1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의 AI 메모리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제적 자본 투입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증설 전쟁’ 본격화…리스크와 기회 공존
시장조사업체와 정책금융기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2022년 411억 달러에서 2028년 1,330억 달러까지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마이크론,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업체들도 HBM·첨단 공정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단기간 내 공급 부족 해소를 넘어 중장기 ‘오버 서플라이’ 리스크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슈퍼 사이클 초입에서 생산 능력을 선점해 HBM4 이후 세대까지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평택 P5 Fab 2의 조기 착공은 수요 불확실성보다는, AI 인프라 투자가 최소 수년간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규모의 경제’와 고객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공격적 베팅에 가깝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