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국내 증시가 코스피 9,000선을 넘겨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 219개 종목이 7월부터 사실상 상장폐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 2,877개(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 가운데 약 7.6%, 비율로는 거의 ‘10개 중 1개’에 가까운 규모다. 이들 동전주의 시가총액만 8조원을 웃돌아, 오는 4분기 이후엔 수조원대 시가총액이 한꺼번에 증시에서 증발하는 ‘저가주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상장폐지 룰, ‘30영업일·1000원’이 분수령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7월 1일부터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본격 시행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면 해당 종목은 곧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주가 미달’ 사유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과 주가 미달 기준 충족 시 이의신청이나 별도의 위원회 심의 없이 곧바로 퇴출 심사로 연결되는 만큼, 제도 시행 후 처음 맞는 4분기부터는 실제 상장폐지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거래소의 판단이다.
숫자로 본 ‘동전주 리스크’…코스닥 148개, 시총 8조원
6월 19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코스닥 148개, 코스피 42개, 코넥스 29개 등 총 219개로 집계됐다. 동전주 시가총액은 코스닥 5조5,075억원, 코스피 2조4,413억원으로 코넥스 물량까지 합치면 8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제도 개편 영향권에 들어갈 코스닥 기업만 최대 220여개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해온 바 있어, 규정 적용 시 ‘잠재 부실군’이 적지 않은 수의 실질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증한 주식병합…‘눈속임’ 우회 시도에 제동
제도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올해 2월 이후 동전주들의 ‘생존 본능’도 가팔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집계한 결과, 동전주 상폐 논의가 불거진 2월부터 6월 19일까지 주식병합을 공시한 기업은 219곳으로,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가 176개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식병합 공시가 9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0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병합은 ‘주가 1000원 라인’만 형식적으로 넘기 위한 전형적 우회 수단으로 활용돼 왔지만, 금융당국은 동일 방식의 반복 병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손질해 이 같은 ‘눈속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M&A까지 동원…위지윅·엔피 사례가 보여준 ‘생존형 합병’
일부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매출과 시가총액을 키우고 사업 시너지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업체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는 올 4월, 각각 300원·500원대에 머물던 저가주 상태에서 흡수합병을 결정하며 “콘텐츠 사업 시너지는 물론,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공식화했다.
엔피는 모회사 위지윅스튜디오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중 상장 구조를 해소하면서 지배구조 단순화, 경영 효율화, 주주가치 제고를 합병 명분으로 내세웠고, 최대주주 역시 컴투스로 재편되는 구조 정비에 나섰다. 다만 M&A는 주주 간 이해관계와 기업 가치평가, 규제 심사 등 복잡한 절차를 수반하는 만큼, 7월 제도 시행 이전까지 실제 딜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투자자에게 남는 숙제…‘동전주 투기’에서 ‘지속가능성’ 점검으로
이번 개편의 본질은 높은 지수 레벨 속에서 장기간 저가에 머물며 투기 수요만 자극해온 부실·한계 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하겠다는 ‘구조조정 신호’에 가깝다. 코스피 9,000시대에도 전체 상장사의 8% 가까이가 1000원 미만에 머물고, 여기에 최대 8조원대 시가총액이 묶여 있다는 사실은 한국 증시의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상장폐지 기준이 시가총액, 주가, 재무등 각 부문에서 단계적으로 상향되는 가운데, 단기 기술적 반등이나 ‘세력주’ 테마에 기대는 동전주 투자는 제도 환경 자체가 불리해지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