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상장 3거래일 만에 순자산 1조 3,200억 달러(약 1,800조원) 선을 돌파하며 사상 첫 ‘트릴리어네어’ 지위를 굳혔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장중 한때 추산 순자산은 1조 4,000억 달러에 근접해, 당시 약 1조 3,100억 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전체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넘어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와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직후 불과 며칠 사이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아제르바이잔 매체 캘리버(Caliber.Az)는 블룸버그 지수를 인용해 머스크의 순자산이 6월 중순 기준 1조 3,200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연초 이후 증가분만 6,96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같은 시점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1조 3,140억 달러로, 머스크 개인의 ‘종이 자산’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생태계 전체를 잠시 추월한 셈이다.
이번 부의 점프는 전적으로 스페이스X 랠리에 기대고 있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에 티커 ‘SPCX’로 상장해 공모가 135달러를 웃도는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포함해 약 860억 달러를 조달하며 역대급 IPO로 기록됐다.
상장 첫날 주가는 19% 급등한 데 이어 다음 거래일에도 약 20% 추가 상승해 190달러대에 안착했고, 3거래일째인 화요일에는 4.8% 오르며 시가총액 2조 6,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와 포춘(Fortune)에 따르면 이는 아마존(약 2조 6,40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5위 상장사로 올라선 수준이며, 장중 한때는 마이크로소프트마저 넘나들었다.
머스크의 순자산 구조를 보면 레버리지의 핵심은 스페이스X 지분이다. 포브스와 인베스토피디아는 머스크가 약 47억~48억 주의 스페이스X 보통주와 3억 5,000만개 안팎의 스톡옵션을 보유해 회사 지분 약 38%를 쥐고 있다고 전한다. 여기에 테슬라 등 다른 지분을 합산하면서, 스페이스X 상장 직후 포브스 추정 순자산은 1조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스페이스X가 3거래일 동안 60% 이상 폭등하자 블룸버그 기준 1조 3,000억 달러대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지수에서 2위인 래리 페이지(약 3,010억~3,140억 달러)와의 격차는 1조 달러에 육박해, 상위부의 양극화를 상징하는 숫자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이 천문학적 숫자가 ‘현금 흐름’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게임’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포춘은 미국 증권신고서 자료를 인용해 스페이스X가 지난해 18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올 1분기에도 42억 8,000만 달러 적자를 추가로 내고 있어, 2조 6,000억 달러를 웃도는 시가총액과의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2030년께 스페이스X가 연간 매출 1조 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4차 산업혁명’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부의 대폭발’은 즉각 정치권의 부유세·미실현이익 과세 논쟁에 불을 붙였다. 블룸버그와 미국 보수매체 타운홀에 따르면,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트릴리어네어 등극 소식 직후 소셜미디어에 “평범한 미국 가정이 일론 머스크 수준의 부를 모으려면 1,100만 년 이상 일해야 한다”며 “우리에겐 부유세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스페이스X IPO가 세제 개편, 특히 미실현 자본이득 및 AI에 대한 새로운 과세 논의의 분수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내부에서도 과열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포춘은 밴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스페이스X 상장 후 이틀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이 2억 2,500만 달러로 전체 단일종목 순매수의 75%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옵션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한 시간 만에 60만 계약이 거래됐고, 3일 만에 62% 급등한 종목에 또다시 20% 추가 상승을 베팅하는 250달러 콜옵션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블룸버그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랠리를 2021년 게임스톱 사태에 비유하며 ‘최대의 밈 주식’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반면 강세론자들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로켓 회사’가 아니라 재사용 로켓, 스타링크 위성통신, xAI와의 AI 연구, X(옛 트위터) 통합, 최근 인수한 코드 AI 스타트업 커서(Cursor)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집합체’로 본다. 포춘은 커서 인수 금액이 스페이스X가 창립 이래 로켓 개발에 투입한 누적 비용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전하며, 머스크가 우주·통신·AI·소셜미디어를 하나의 거대 생태계로 엮어 ‘평가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머스크의 1조 3,000억 달러는 자본시장이 만들어낸 가장 극단적인 서사이자, 동시에 가장 취약한 서사다. 실적은 적자지만 스토리와 유동성, 희소성이 결합해 만들어낸 거품 위의 부(富)라는 점에서, 이 기록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향후 실적과 금리, 규제, 그리고 정치권의 ‘부자 증세’ 칼날이 어떤 방향으로 휘둘러지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