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상위 모델 ‘클로드 미토스 5(Claude Mythos 5)’와 ‘클로드 페이블 5(Claude Fable 5)’를 사실상 전 세계에 동결시키면서, 발단에 ‘중국과 연계 의심’ 한국 통신사가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한국 통신·AI 산업을 직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등 국내외 복수 매체는 이 의심 대상이 SK텔레콤이라는 관측을 잇달아 제기했고, SK텔레콤은 중국 연계설을 전면 부인하며 방어전에 나선 상태다.
수출통제가 ‘글로벌 셧다운’으로 번진 구조
미 상무부는 6월 1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명령을 통해, 미국 내 거주자를 포함한 모든 외국 국적자에 대해 앤트로픽의 미토스 5와 페이블 5 접근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앤트로픽은 국적별로 선별 통제하면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두 모델을 아예 전면 비활성화하는 길을 택했다. 이 두 모델은 6월 9일 출시된 지 불과 3일 만에 ‘글로벌 셧다운’ 조치에 들어가면서, 초거대 AI 규제가 실제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진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통제의 핵심 대상인 미토스 5는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에 특화된 보안 모델이고, 페이블 5는 이를 대중용으로 안전하게 튜닝한 버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마존 연구진이 페이블 5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미토스급 사이버 역량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국 안보 당국의 규제 명분은 한층 강화됐다.
‘중국 연계 의심’ 한 통신사…해외 매체는 SK텔레콤 지목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미토스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 목록에서 “중국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한국 통신사”를 발견한 것이 이번 조치의 방아쇠가 됐다고 전했다. 이후 와이어드와 국내 언론은 이 의심 대상이 SK텔레콤이라고 보도했다. SK텔레콤은 6월 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앤트로픽의 사이버 보안 컨소시엄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에 합류하며 미토스 5에 대한 사전 접근 권한을 확보한 상태였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미토스 5를 활용한 AI 보안 협력체로, 참여 기관·기업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5개국 약 150곳까지 확대됐다. 한국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미 2023년 8월 앤트로픽에 약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원)를 투자해 약 2% 지분을 확보한 전략적 투자자이기도 하다.
SK텔레콤 “중국 연계 전혀 없다”…통신 3사, 일제히 선긋기
논란이 확산되자 SK텔레콤은 “해외 언론의 익명 정부 관계자발 보도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SK텔레콤 핵심 통신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견제 기조와 배치되는 사업 구조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통신 3사도 일제히 ‘거리 두기’에 나섰다. KT는 미토스 5 접근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LG유플러스는 애초 글래스윙 참여나 미토스 접근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과거 중국 장비 사용 이력이 있어 국내 정치권과 여론이 추가 공세를 펼칠 경우, SK텔레콤과 분리된 또 다른 논란으로 확산될 여지도 남아 있다.
한·미 AI 동맹의 시험대…‘신뢰 리스크’ 관리가 관건
앤트로픽은 6월 16일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양측이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앤트로픽에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외국 국적자에게 고급 AI 모델 접근권을 부여하기 전,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사실상 미토스·페이블급 초고성능 모델에 대한 글로벌 패스포트가 워싱턴의 인가제(licensing)로 전환되는 셈이다.
프로젝트 글래스윙에는 현재 15개국 150개 기관이 참여하지만, 이번 수출통제 여파로 한국의 참여는 당분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중국 연계 의심’이라는 정치·안보 리스크를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걷어내느냐에 따라, 한국 통신·AI 산업의 대미(對美) 신뢰도는 물론 향후 글로벌 AI 안보 협력의 입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