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오픈AI의 대표 서비스인 챗GPT가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AI 어시스턴트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잃었다.
6월 15일(현지시간) Sensor Tower의 ‘State of AI 2026’에 따르면 챗GPT의 ‘실제 이용자(True Audience)’ 기준 시장 점유율은 2026년 3월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간 뒤 5월 말 46.4%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 붐을 촉발한 선도 서비스가 여전히 최대 플레이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독주 체제는 분명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은 빠지는데, 사용자는 사상 최대
Sensor Tower와 주요 해외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챗GPT는 2026년 1월까지만 해도 글로벌 AI 어시스턴트 시장에서 5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 말 기준 점유율은 46.4%로 낮아졌고, 그 공백을 구글 제미나이(Gemini)와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가 빠르게 채우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제미나이는 약 6억 6,200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확보하며 27.7%를 기록했고, 클로드는 2억 4,500만명 수준으로 10.3%에 도달했다. 특히 클로드는 미국 시장에서 웹 기반 트래픽을 중심으로 ‘실제 도달 점유율’이 세 배 이상 뛰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챗GPT의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여러 시장조사업체와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챗GPT는 2026년 5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 10억명을 넘어서며 역사상 어떤 앱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픈AI는 900만이 아니라 9억명의 주간 활성 사용자, 5,000만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환산 매출은 약 250억 달러, 월 20억 달러 수준의 매출 런 레이트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 분모(시장 전체) 자체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절대 규모는 늘어나는데도 상대 점유율은 떨어지는 전형적인 ‘성장 속 시장점유율 희석’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빅3’ 쏠림과 후발 주자의 추격
Sensor Tower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기준 글로벌 AI 어시스턴트 앱 이용 시간의 약 90%를 챗GPT, 딥시크(DeepSeek), 제미나이가 차지하고 있다. 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후보(後部) 서비스가 난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 시간 기준으로는 소수 강자들의 과점 구조가 강화되는 모양새다. X의 그록(Grok), 검색 특화형 퍼플렉시티(Perplexity), 메타(Meta)의 ‘메타 AI’ 등 나머지 주요 서비스들은 각각 5% 미만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이들 후발·틈새 플레이어는 유의미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암호화폐·테크 매체 등은 센서타워 데이터를 인용해, 챗GPT 점유율이 3월 50% 아래로 내려앉은 이후 5월에는 약 46% 수준까지 내려간 반면, 제미나이는 28% 안팎, 클로드는 10% 안팎으로 상승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기존 검색·모바일 OS 생태계를 활용해 Gemini를 기본 옵션으로 밀어 넣는 전략을 통해, ‘탑다운형’ 유입을 빠르게 키우는 모습이다. 반면, 클로드는 브라우저 기반의 자연어·문서 처리 강점을 내세워 전문가·파워유저 층을 공략하며 웹 트래픽 중심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IPO 앞둔 오픈AI, ‘성장 속 점유율 하락’의 딜레마
시장 구조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타이밍 때문이다.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2026년 6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비공개 S-1을 제출했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모시장과 사전 분석 보고서 기준 현재 기업가치는 8,500억~9,0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며, 상장 시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스토리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이다. 첫째는 이미 확보한 9억명 주간 이용자, 5,000만 유료 구독자, 연간 250억 달러 매출이라는 규모의 경제 스토리이고, 둘째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플랫폼 지배력을 유지·확대할 수 있다는 지속 가능한 시장 지배력 스토리다. 현재 데이터는 전자(규모와 수익성)에는 매우 우호적이지만, 후자(점유율과 독점력)에는 분명 경고등을 켜고 있다.
앤트로픽 역시 2026년 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회사 모두 공모가 산정을 앞두고 ‘누가 더 시장의 표준이 될 것인가’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센서타워 자료에서 드러나듯, 시장 파이는 빠르게 커지지만 그 안에서 이용자의 ‘멀티 호밍(multi-homing)’이 일상화되면서, 특정 한 서비스에 절대적으로 묶이는 구조에서 여러 AI를 상황·용도별로 병행 사용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오픈AI의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에 미묘한 부담 요인이다.
‘AI 플랫폼 전쟁’의 2막이 열린다
결국 챗GPT의 점유율 하락은 쇠퇴의 신호라기보다, AI 어시스턴트 시장이 초기 독주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센서타워는 2026년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소비자들이 AI 앱을 약 23억 회 다운로드하고 42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수치는 AI 어시스턴트가 검색, 메신저, 오피스 툴을 아우르는 ‘제3의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는 과정이 아직 초입에 불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모바일 검색을 둘러싼 ‘구글 vs. 다른 모든 검색엔진’ 구도가 10여 년간 이어졌던 것처럼, 생성형 AI 시대에도 ‘챗GPT vs. 나머지’의 구도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재 데이터가 보여주듯, 제미나이와 클로드, 그리고 딥시크·그록·퍼플렉시티·메타 AI 등 후발 주자까지 가세한 다자 경쟁 체제는 이미 시작됐다. 오픈AI 입장에선 1조 달러 IPO라는 화려한 데뷔 무대 뒤편에서, 시장 점유율이라는 보다 냉혹한 성적표와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