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6 (목)

  • 구름많음동두천 28.8℃
  • 흐림강릉 33.1℃
  • 흐림서울 29.6℃
  • 흐림대전 28.8℃
  • 구름많음대구 34.0℃
  • 구름많음울산 34.2℃
  • 흐림광주 28.2℃
  • 구름많음부산 30.3℃
  • 흐림고창 28.3℃
  • 흐림제주 30.1℃
  • 흐림강화 27.0℃
  • 구름많음보은 28.6℃
  • 흐림금산 26.4℃
  • 흐림강진군 28.1℃
  • 흐림경주시 33.8℃
  • 구름많음거제 30.1℃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시계 없이도 시간을 측정한다고?…버밍엄 대학, 냉각 원자로 구현한 양자 '소우주' 구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물리학자가 극저온 원자로 이루어진 양자 '소우주'를 구축해, 외부 시계 없이도 시간의 흐름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립된 시스템 내부에서 시간이 자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최초의 통제된 실험적 증거다.

 

극저온 원자 2만4000개로 만든 ‘소우주’

 

6월 12일(현지시간) phys.org, arXiv.org, Interesting Engineering, science, The Quantum Insider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대학교 물리학자 조반니 바론티니(Giovanni Barontini) 교수가 절대영도(−273.15도)에 근접한 초저온 원자 2만4000개로 구성된 양자 ‘소우주(mini‑universe)’를 구현해, 외부 시계 없이도 시간의 흐름을 계측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은 시간이라는 물리량이 외부에 주어진 배경이 아니라, 고립된 양자 시스템 내부의 변화와 엔트로피(무질서도) 교환으로부터 스스로 ‘창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정량적으로 검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바론티니 교수팀은 약 2만4000개의 루비듐 원자를 절대영도보다 수십억분의 몇 도만큼 높은 온도까지 냉각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에 가까운 양자 구름을 만든 뒤, 서로 다른 주파수의 레이저 빔 두 개로 얇은 장벽을 형성해 이 구름을 ‘밝은(bright) 영역’과 ‘어두운(dark) 영역’으로 분리했다. 두 영역은 서로 원자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전체로서는 실험 시간 스케일에서 외부와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 사실상 ‘밀폐된 우주’처럼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밝은 영역의 원자 분포는 마치 우주론의 축소판처럼 주기적으로 팽창했다가 다시 수축하는데, 이는 빅뱅 후 팽창과 빅크런치 시나리오를 연상시키는 동역학으로 약 0.1초 주기의 반복 사이클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 소우주가 양자역학의 표준 방정식(시간 독립 해밀토니안 하의 슈뢰딩거 방정식)을 그대로 따른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단순한 ‘비유’가 아닌 정량적 우주 유사 실험 플랫폼임을 입증했다.

 

퍼지는 정도가 곧 시간…‘엔트로피 시간’의 정의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 시스템 안에서 ‘시간’을 정의하는 방식이다. 바론티니 팀은 외부 실험실 시계를 완전히 배제하고, 밝은 영역 내 원자 분포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엔트로피 지표의 변화를 내부 시계로 채택했다. 밝은 영역의 엔트로피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며 분포가 달라질 때, 시스템은 ‘엔트로피 시간(entropic time)’ 상에서 앞쪽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반대로 분포가 변하지 않을 때는 시간 흐름이 정지한 것으로 정의된다.

 

실험 결과, 이 엔트로피 시간은 세 가지 점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인식하는 ‘실제 시간’과 유사한 성질을 보였다.

 

첫째, 엔트로피 시간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흐르며 명확한 시간의 화살(arrow of time)을 형성했다. 둘째, 소우주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비(非)단조로운 진화 속에서도, 엔트로피 시간 축 위에서는 사건들이 과거에서 미래 순서대로 정확히 정렬됐다. 셋째, 밝은·어두운 영역 사이의 엔트로피 교환 속도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효과가 관측됐으며, 레이저 장벽을 충분히 높여 입자 교환을 거의 차단하자 사실상 엔트로피 시간이 멈춰버리는 열적 죽음(heat death) 상태에 도달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외부 시계 없는 시간’…양자 중력 난제에 실험실 해답 제시


이번 논문은 미국물리학회(APS) 저널 《Physical Review Research》 2026년 2호에 ‘Testing the problem of time with cold atoms(냉각 원자를 이용한 시간 문제의 실험적 검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온라인 판 기준 6쪽 분량의 레터 형식으로 소개됐다. 이 연구는 양자 우주론에서 위일러–드위트(Wheeler–DeWitt) 방정식으로 기술되는 ‘장난감 우주(toy universe)’ 모델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미니수퍼스페이스(minisuperspace) 모형을, 냉각 원자 실험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 특징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양자 중력 분야에서는 오래전부터 “우주 전체가 고립된 양자계라면, 외부 시계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시간’을 정의할 것인가”라는 ‘시간의 문제(problem of time)’가 큰 난제로 제기돼 왔다. 바론티니 팀은 이 난제를 실제 실험실 스케일의 초저온 원자 시스템으로 축소 구현해, 내부 자유도만을 이용해 사건의 순서를 재구성하고 동역학을 기술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정량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는 이번 결과를 두고 “극저온 원자로 만든 장난감 우주가 시간이 기본적으로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 양자 상호작용의 결과로 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양자 우주론–실험 물리학 잇는 ‘테스트베드’ 잠재력


냉각 원자 기반 우주 유사 실험은 이미 진공 붕괴(vacuum decay)나 우주 팽창을 모사하는 플랫폼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번 사례처럼 시간 그 자체의 정의를 실험적으로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다. 바론티니 팀은 엔트로피 시간을 변수로 한 효과적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재구성함으로써, 전통적인 시간 변수 대신 내부 시계를 사용해도 양자역학이 수학적으로 모순 없이 기술될 수 있음을 보였다고 강조한다. 이는 ‘시간이 배경이 아니라, 관계(relations)와 변화로부터 정의될 수 있다’는 관계적 시간(relational time) 연구 흐름에 실험적 신뢰성을 부여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이 플랫폼은 양자 중력 이론의 다양한 시나리오, 예컨대 초기 우주의 엔트로피 조건, 얽힘(entanglement)과 시간 화살의 연관성, 열적 죽음 이후 시간 개념의 붕괴 등 을 실제 실험 매개변수(원자 수, 장벽 높이, 상호작용 강도 등)로 치환해 검증하는 ‘양자 우주론 테스트베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일

 

상적 시간관으로 보면 ‘0.1초짜리 모형 우주’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유리 챔버 안 소우주가 향후 수십 년간 시간과 현실의 본질을 둘러싼 이론 물리학 논쟁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질문언어에 따라 대답·성격 달랐다" 힌디어·아랍어 '공손·위로', 영어·러시아 '깐깐·엄밀', 한국어 '솔직·간결'…앤트로픽, AI 가치관의 언어편차 '실증'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7월 13일(현지시간) 자사 챗봇 '클로드'가 사용 모델과 대화 언어에 따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드러낸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AI 시스템의 일관성과 편향성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첫 대규모 실증 연구다. 31만 건 대화 해부한 4개 가치 축 앤트로픽 공식자료와 인디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 사회적 영향(Societal Impacts) 팀은 2026년 5월 2주간 클로드.ai에서 수집된 실제 익명 대화 30만9,815건을 분석했다. 대상은 소넷 4.6, 오퍼스 4.6, 오퍼스 4.7 등 3개 모델과 한국어를 포함한 사용량 상위 20개 언어였으며, 기존에 파악된 3,000개 이상의 가치를 ▲수용성-신중함 ▲따뜻함-엄밀함 ▲깊이-간결함 ▲솔직함-실행력이라는 4개 해석 가능한 축으로 압축했다. 다만 이 4개 축이 실제 대화에서 나타난 가치 표현 차이를 설명하는 비율은 약 15%에 그쳐, 여전히 상당 부분이 미해명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힌디어·아랍어는 "위로형", 영어·러시아어는 "따박따박형" 가장 큰 변동폭을 보인 축은 '따뜻함 대 엄밀함'이

[영상]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공연도중 아이에게 발차기 '발칵'… 기술 낙관론에 '균열'·로봇 안전성 논란 '점화'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지난 6월 1일 중국 신장(新疆)의 한 관광지, 무술 시범을 선보이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돌려차기 동작을 하던 중 다가선 유치원생 남아의 복부를 그대로 가격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고통스럽게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주저앉았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로봇의 발차기 힘은 10킬로그램 무게 물체가 가하는 충격에 맞먹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행히 아이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잇따르는 로봇 소동, 우연이 아니다 이번 신장 사고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같은 달 중국 마카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야간에 한 노인을 놀라게 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마카오 공영방송 TDM 등 현지 매체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Tech) 전시회에서는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G1'이 부스 내 모니터를 파손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제품 안전성 논란을 키웠다. 심지어 중국 로봇기업 엔진AI(EngineAI)가 자사 신형 휴머노이드 'T800

[빅테크칼럼] 오픈AI·메타·스페이스XAI, 이번엔 토큰 비용 효율 경쟁…하이퍼스케일러의 AI 가격 전쟁 2막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오픈AI·메타플랫폼스·스페이스XAI(엑스AI)가 잇달아 신형 모델을 내놓으며 AI 업계의 경쟁 축이 '성능 최강'에서 '토큰당 비용 최적화'로 옮겨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5.6은 더 적은 토큰으로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하도록 설계됐고, 엑스AI의 그록 4.5는 경쟁 모델보다 토큰 효율성이 두 배 높다고 주장했으며, 메타플랫폼스는 뮤즈 스파크 1.1의 가격을 "매우 매력적인 수준"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토큰 단가, 실제로 하락세 실리콘데이터의 'LLM 토큰 지출 지수'는 최근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는 전 세계 주요 대형언어모델의 API 토큰 가격과 사용량을 가중평균한 지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AI가 앤스로픽과의 사용자 쟁탈전을 앞두고 큰 폭의 토큰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기업 고객들이 갑자기 토큰 비용을 큰 문제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인정했다. 실제 아마존은 사내 '토큰 리더보드'를 없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의 클로드 코드 구독을 끊었으며, 우버는 "AI 토큰 지출을 정당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

[이슈&논란] 애플, 前 직원들 '조직적 영업비밀 유출'로 오픈AI 제소…빅테크간 얼룩진 소송에 '패소시 치명타'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애플이 7월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오픈AI와 전직 애플 직원 2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빅테크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폭발했다. 애플은 오픈AI가 소비자 기기 시장 진출을 위해 채용 면접을 악용해 자사 하드웨어 기밀을 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benzinga, digitalfocus, 9To5Mac에 따르면, 애플이 제기한 소송의 피고 명단에는 오픈AI 외에 전직 애플 직원 창 리우(Chang Liu)와 탕 탄(Tang Tan)이 이름을 올렸으며, 애플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기밀정보를 탈취하는 데 공모했다고 주장한다. 애플 측 주장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개발과 관련된 설계, 제조, 공급망 정보 등을 포괄한다. 탕 탄은 애플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부사장으로 아이폰·애플워치 개발을 이끌었던 인물로, 이후 전직 애플 산업디자인 총괄 에반스 행키와 함께 오픈AI 하드웨어 부문을 공동 설립했다. 이번 소송은 4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가진 애플이, 조니 아이브가 주도하는 오픈AI 하드웨어 부문 전체를 정조준한 '블록버스터급' 법정 공방으로 평가받는다. 애플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