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나스닥 입성을 발판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1조달러를 돌파한 ‘조만장자’에 올랐다. 상장 첫날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증시 시총 6위로 직행, 머스크의 자산 구조와 글로벌 자본시장의 권력 지형을 동시에 뒤흔들고 있다.
스페이스X, 상장 첫날에 ‘2조달러 클럽’ 입성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해 공모가 135달러보다 11% 높은 150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19% 안팎 급등한 160달러선에서 첫 거래일을 마쳤다. 장중 한때 주가는 160달러 중반까지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3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연출했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2조~2조10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시총 규모를 기준으로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미국 증시 시가총액 6위 자리에 올랐다.
이번 IPO를 통해 스페이스X는 약 4.3%에 해당하는 5억5000만여주를 매각해 750억달러(약 110조~116조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94억달러 조달 실적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역대 최대 규모 IPO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우주·AI 플랫폼’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현실로 옮겨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머스크 자산 1조달러 돌파…“100년간 매일 410억 써야 소진”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과 함께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76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났고, 테슬라 지분 평가액(약 2800억달러)을 합산한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매일 410억달러씩 100년 넘게 써야 다 쓸 수 있는 돈”이라는 극단적 비유와 함께 기존 부호들과 차원이 다른 ‘규모의 경제’를 강조했다.
국내 일부 매체는 머스크의 총자산을 1조1000억달러, 원화로 약 1600조~1700조원 수준으로 환산해 전했는데, 이는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덩치로, 대만·스웨덴·싱가포르 등 중견 선진국들의 연간 GDP를 동시에 웃도는 규모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현재 머스크 순자산의 약 70%가 스페이스X 지분 평가액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상장은 ‘테슬라 CEO’가 아니라 ‘우주·AI 인프라 재벌’로의 정체성 전환을 공식화한 이벤트에 가깝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상 최대 IPO, 리테일 ‘광풍’…로빈후드·피델리티도 흔들렸다
스페이스X 상장에는 전통적인 기관 자금뿐 아니라 글로벌 개인투자자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주 청약에는 기관 2500억달러, 개인 10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증거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들이 상장 직후 현·선물·옵션을 가리지 않고 매수 주문을 쏟아내면서 미국 온라인 브로커 로빈후드에서는 5000건이 넘는 서비스 장애가 보고됐고, 피델리티증권에는 상장 후 1시간 만에 50만건 이상의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타델증권 역시 이번 스페이스X 거래가 자사 역사상 가장 많은 개인 투자자 주문을 처리한 IPO였다고 평가했다.
상장 전부터 “목표 기업가치 2조달러, 조달 규모 700억~750억달러”라는 전망이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개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스페이스X를 ‘증시 블랙홀’로 지칭하기도 했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이스X 편입을 겨냥한 ETF·인덱스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단기간에 테슬라를 뛰어넘는 개인 투자자 ‘국민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주·AI 인프라 기업으로 변신…그러나 실적은 ‘깊은 적자’
스페이스X는 2002년 설립 이후 2015년 세계 최초로 로켓 회수·재사용 기술을 상용화해 발사 비용을 기존의 10% 수준으로 낮추며 우주 발사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집은 기업이다. 올해 2월에는 생성형 AI ‘그록(Grok)’을 개발한 xAI를 인수·합병하고, 데이터센터·AI 모델·챗봇·이미지 생성 서비스, 소셜미디어 플랫폼 X까지 한데 묶어 ‘우주+AI+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인프라 사업자로 몸집을 키웠다.
다만 화려한 상장과 달리 수익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국내외 경제 매체들은 스페이스X가 지난해 약 49억달러 순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2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도하며, 공격적인 우주 인프라·AI 투자에 상응하는 현금창출력 입증이 향후 주가와 머스크 자산 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첫날 ‘2조달러 클럽’ 입성에 성공한 스페이스X가 결국 테슬라를 잇는 캐시카우로 안착할지, 아니면 고평가 논란과 실적 부담 속 ‘우주 거품’ 논쟁의 중심에 설지는 앞으로 몇 분기 재무 성적표가 말해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