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6 (목)

  • 구름많음동두천 28.8℃
  • 흐림강릉 33.1℃
  • 흐림서울 29.6℃
  • 흐림대전 28.8℃
  • 구름많음대구 34.0℃
  • 구름많음울산 34.2℃
  • 흐림광주 28.2℃
  • 구름많음부산 30.3℃
  • 흐림고창 28.3℃
  • 흐림제주 30.1℃
  • 흐림강화 27.0℃
  • 구름많음보은 28.6℃
  • 흐림금산 26.4℃
  • 흐림강진군 28.1℃
  • 흐림경주시 33.8℃
  • 구름많음거제 30.1℃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지구칼럼] 9억원 티라노사우루스 가죽 핸드백, 파리 경매에 등장…진짜 공룡 가죽이냐, 스토리텔링이냐 '갑론을박'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 화석에서 유래한 실험실 배양 소재로 제작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명품 핸드백이 6월 11일(현지시간) 파리 오텔 드루오(Hôtel Drouot)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예상 낙찰가는 30만~50만 유로(약 5억3000만원~9억원)이다. 경매사 지켈로 SAS는 이번 출품작을 “경매 역사상 가장 이례적인 오브제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화석·AI·바이오가 만든 ‘8억짜리 공룡 가방’

 

Moneycontrol, hypebeast, RobbReport Malaysia, FT.com, Le Monde에 따르면, 이번 T-Rex 레더 핸드백은 폴란드 테크웨어 레이블 앙팡 르베(Enfin Levé)가 디자인하고, 영국 상장사 BSF 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 랩그로운 레더(Lab-Grown Leather Ltd)와 바이오엔지니어링 기업 더 오가노이드 컴퍼니(The Organoid Company),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VML이 공동 개발했다.

 

가방은 진한 청록색(미드나이트 톤)의 톱 핸들 형태로, 공룡 발톱을 형상화한 세 개의 절개 디테일과 블랙 다이아몬드를 박은 스털링 실버 금속 장식, 2차대전 당시 영국 공군 파일럿 코튼 안감, 일본산 신도 나일론 스트랩 등을 채택해 ‘바이오테크 버킨백’을 지향한다.

 

핵심은 소재다. 연구진은 미국 몬태나 주에서 발굴된 약 6,500만~6,800만년 전 T. rex 뼈에서 콜라겐 단백질 조각을 추출한 뒤, AI 기반 계산생물학 모델을 이용해 결손 구간을 예측·보완해 ‘완전한 T. rex 콜라겐 설계도’를 재구성했다. 이 합성 DNA를 세포주에 삽입해 랩그로운 레더의 ‘고급 조직공학 플랫폼(ATEP)’에서 대량 배양하고, 동물 도살이나 합성 스캐폴드 없이 3차원 조직을 스스로 형성하게 해 가죽 유사 소재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BSF 측은 "이 소재가 기존 소가죽보다 최대 3배 강하면서도 생분해·수선 가능하고, 탄소 집약적 축산 없이 생산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경매장은 왜 이 가방에 50만 유로를 매겼나


경매는 파리 오텔 드루오에서 열리는 ‘Tentation°4’ 세일의 하이라이트로 배치됐다. 경매사 지켈로와 드루오 측은 이 가방의 예상가를 30만~50만 유로 수준으로 책정했다. 인도 경제매체 머니컨트롤은 이 작품의 시작가가 약 6크로르 루피(약 66만3,000달러, 한화 약 9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하며, ‘일상용 패션’이 아닌 ‘컬렉터블 럭셔리’ 시장을 겨냥한 가격 설정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가방은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트 주 뮤지엄(Art Zoo Museum)에서 거대 T. rex 골격 옆에 전시되며 첫선을 보였다. AFP 등 외신은 "이번 프로젝트가 럭셔리 패션과 첨단 바이오테크,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결합된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T-렉스 가죽”인가, “공룡에서 영감받은 콜라겐”인가


다만 ‘T-Rex Leather™’라는 명명과 “공룡 가죽” 서사가 과학적으로 과장됐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고생물학 블로그 ‘에브리싱 다이노소어(Everything Dinosaur)’와 일부 학자들은, 이번 소재가 “화석화된 공룡 피부에서 직접 추출한 가죽이 아니라, 공룡 콜라겐 서열에서 영감을 받아 예측·합성한 바이오엔지니어링 콜라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T. rex의 완전한 DNA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영화 ‘쥬라기 공원’식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럼에도 BSF 엔터프라이즈는 이 제품을 자사 ‘엘리멘탈 레더(Elemental Leather)’ 포트폴리오의 첫 상업 사례로 규정하며, 향후 럭셔리 액세서리와 자동차 인테리어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브리포트(Robb Report)는 경매가 자체가 “지속가능 바이오 소재의 개념 증명(proof-of-concept)이자, 실험실 배양 가죽의 브랜드 스토리 구축을 위한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바이오·럭셔리 접점 시험대, 한국 시장에 던지는 질문


이번 T-Rex 레더 프로젝트는 ▲화석 기반 스토리텔링, ▲AI·생명공학 결합, ▲9억원대 희소성 가격 전략이 맞물린 ‘프리미엄 바이오 럭셔리’ 실험으로 볼 수 있다. BSF 엔터프라이즈는 런던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텍으로, 공룡 가죽 가방은 아직 매출보다 인지도 제고와 파이프라인 가치 부각에 초점이 맞춰진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동시에 동물복지·탄소배출·희귀 동물 가죽 규제 강화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럭셔리 산업이 바이오 소재를 어떻게 브랜드 내러티브로 흡수할지 가늠하게 하는 상징적 이벤트다.

 

국내 패션·바이오·자동차 업계에도 시사점은 적지 않다. 한국의 세포배양·재생의료 기술력, 완성도 높은 가죽 가공·패션 제조 인프라, 그리고 K-컬처 기반 스토리텔링 역량을 결합한다면 ‘한국형 바이오 럭셔리’ 실험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관건은 과학적 사실과 마케팅 서사의 경계를 얼마나 투명하게 제시하면서도, 소비자가 지갑을 열 만큼 매혹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느냐다.

 

이 가방의 최종 낙찰가와 향후 후속 컬렉션의 성패는, 실험실에서 탄생한 소재가 진짜 럭셔리 카테고리로 편입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첫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배너
배너
배너



[공간사회학] 시내버스 라디오, 침묵시대의 소음이 되다…'방해받지 않을 권리'와 '공공 공간'의 재정의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사님, 여긴 당신의 자동차가 아닙니다." 서울 시내버스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둘러싸고 승객과 운전기사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 의회신문고에는 시내버스 기사들의 라디오 청취를 법적으로 금지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고, 서울시는 "일률적인 금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어렵다"며 "최대한 계도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민원의 발단과 서울시 답변 민원인 A씨는 "버스가 기사님 개인 자가용이 아닌데 왜 본인 취향의 라디오를 승객들에게 강제로 듣게 하느냐"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한 승객은 "기사님이 라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서 하차 벨 소리도 못 듣고 정거장을 지나쳤다"고 불편을 토로했으며, 볼륨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가 오히려 욕설을 들었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민원의 골자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과도한 볼륨, 둘째는 기사 개인의 정치·종교적 성향이 반영된 특정 채널 편성에 대한 불쾌감, 셋째는 안내방송이나 하차벨 소리를 가리는 안전 문제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를 통한 일괄 금지 대신 버스회사별 개별 교육과 계도를 약속했지만, 강제력 있는 규제는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소

[공간사회학] "럭셔리 대명사" 5성급 호텔 뷔페 브랜드와 문화코드…파크뷰·라세느·그라넘·테라스 키친·온 테이블·콘스탄스·코너스톤·플레이버즈·섬모라·다모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6년 봄,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The Parkview)'의 주말 디너 예약 오픈 알림이 뜨는 순간, 캐치테이블 앱은 수천 명의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과부하 상태가 된다. 성인 1인 기준 20만원이라는 초고가 한끼 가격표가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약 가능한 자리는 불과 몇 분 만에 소진된다. ◆ 한 끼 20만원, 음식 가격이 아닌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 뷔페형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000억원대에서 2023년 8,900억원, 2024년 9,3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25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70.76, 2025년 1분기)를 기록하는 불황 속에서도 특급호텔 뷔페만큼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역설적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현상의 중심에는 음식만이 아닌 '이름'이 있다. 소비자들은 '라세느(La Seine)'의 랍스터를 먹으면서 파리의 센강변을 걷는 상상을 하고, '아리아(Aria)'의 양갈비를 맛보면서 110년 역사의 오페라 독창곡을 듣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호텔 뷔페의 브랜드명은 단순한 식당 간판이 아니다.

[Moonshot-thinking] '창고'의 시대 가고, 물류 인프라의 시대가 온다

요즘 물류센터 시장에서 흥미로운 장면은 새로 지어지는 창고가 아니라 비어 있던 창고가 채워지는 모습이다. 2~3년 전만 해도 시장의 화두는 공급이었다. 전국 곳곳에 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수도권에는 유례없는 규모의 신규 자산이 쏟아졌다. 공실은 늘고, 임대인들은 임차인 확보를 위해 렌트프리와 각종 지원 조건을 경쟁하듯이 내놓았다. 시장은 임차인 우위였다. 그러나 최근 현장에서 마주하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공급이 줄어들자 공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과 공사비 상승, 인허가 감소가 이어지면서 신규 공급이 급감했다. 그동안 결정을 미루던 화주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지가 우수하고 스펙이 뛰어난 물류센터부터 빠르게 임차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시장 회복으로만 해석하면 중요한 변화를 놓치게 된다. 물류센터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공실률이 오르내리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물류센터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물류센터를 부동산으로 평가했다. 위치, 규모, 임대료가 판단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지금 화주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다르다. '이 물류센터가 우리의 공급망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간사회학] "에르메스 패션쇼는 하나의 예술 작품"…'뒤크' 로고, 승마장에서 '환생'하다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에르메스가 최근 공개한 패션쇼 오프닝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브랜드 로고 등장을 넘어, 조명과 무대, 영상이 하나의 작품처럼 이어지며 짧은 순간에도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이번 패션쇼는 승마 훈련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승마 유산을 상징적으로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로고 모습의 살아있는 말이 오프닝 무대에 직접 등장해 더 큰 화제가 됐다. 실제 말과 페가수스가 등장한 전례 이번 오프닝이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에르메스가 과거에도 파격적인 오프닝 연출로 이미 화제를 모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매장 오프닝 당시에는 프랑스 리옹 출신 예술단체 '라 콤파니 데 퀴담(La Compagnie des Quidams)'이 3.5미터 높이의 대형 풍선 말들과 10미터 길이의 페가수스를 동원한 거리극 형태의 쇼를 선보인 바 있다. 말은 에르메스의 창립 정신인 마구(馬具) 제작 전통을 상징하는 브랜드 아이콘으로, 이처럼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시각 모티프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브랜드 서사의 연속성을 구축하는 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에르메스 로고, '말 한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