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란제 자폭드론 ‘샤헤드(Shahed)’를 겨냥한 완전 자율 요격 드론을 실전 배치 단계로 끌어올렸다. 우크라이나 방산 스타트업 MaXon Systems가 개발한 이 요격체는 요격 과정의 95%를 자동화하면서도 단가를 3,500달러 수준으로 억제해, 기존 방공 미사일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95% 자동화, ‘인간 개입’은 최소한
united24media, thedefender, ukrainetoday, RBC-Ukraine에 따르면, Brave1 방산 혁신 클러스터에 참여하는 MaXon 시스템은 우크라이나 전국 레이더 네트워크와 직접 연동돼 공중 표적을 실시간 추적하는 구조다. 교전 시 운용자는 전용 인터페이스 화면에서 샤헤드로 식별된 표적을 선택하고 ‘공격’ 명령만 내리면, 이후 항로 계획과 비행 제어는 소프트웨어가 전적으로 담당한다.
요격 드론이 표적 근접 구역에 진입하면, 기체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샤헤드의 형상·열·움직임 패턴을 스스로 인식해 락온(잠금)하고 최종 충돌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운용자는 언제든 공격 중단 권한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인간 개입(human-in-the-loop)’ 안전장치로 규정해 완전한 ‘킬러 로봇’ 체계와는 선을 긋고 있다.
프로토타입에서 실전까지 ‘불과 1년’
MaXon Systems는 2025년 초 올렉시 솔른체프(Oleksii Solntsev)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Brave1의 투자와 기술 지원을 발판 삼아 불과 1년 만에 프로토타입에서 실전 운용 단계까지 도약했다. Brave1와 우크라이나 정부 자료에 따르면 MaXon 요격 시스템은 2025년 키이우·체르니히우 지역에서 초기 전투 시험을 거친 뒤, 2026년 5~6월 하르키우 지역에서 실전 환경 시험을 통과했다.
Brave1의 지원으로 MaXon은 첫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고,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양산 체제 확립과 성능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Brave1 클러스터는 센서, 모터, AI 소프트웨어 등 각기 다른 기업이 개발한 부품과 기술을 통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MaXon 요격체 역시 다른 스타트업들의 구성품을 결합한 ‘생태계형’ 무기 시스템으로 구축된 것이 특징이다.
3,500달러 vs 100만달러…‘경제학이 다른’ 방공전
이 시스템의 전략적 가치는 압축적으로 말해 ‘단가’에 있다. 유나이티드24미디어와 Brave1 측 설명에 따르면 MaXon 요격 드론 한 기 가격은 약 3,500달러로, 우크라이나가 도입해 운용 중인 NASAMS 방공체계의 미사일 한 발(약 100만달러)에 비해 1/280 수준에 불과하다.
Brave1는 “인터셉터 드론은 기체당 수천 달러대에 불과해, 고가의 지대공미사일을 소모하지 않고도 샤헤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가 개발·운용 중인 인터셉터 드론 생태계에는 1,000~4,000달러 가격대 기종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일부 기체는 시속 300km 안팎의 속도와 전천후 운용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rave1 산하 모터 제조사 Motor‑G는 2025년 말 기준 월 10만 개 이상 드론 모터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최대 시속 400km까지 도달한 요격 드론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샤헤드는 러시아가 대량 운용 중인 이란제 자폭 드론으로, 기체 가격이 2만~5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3,500달러급 요격 드론으로 수만달러짜리 샤헤드를 떨어뜨리는 구조가 자리 잡게 되면, ‘원가 싸움’에서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동일한 위협에 기당 수십만~수백만달러를 소비하는 서방식 미사일 중심 방공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경제학’을 보여준다.
샤헤드 35%씩 증가…‘스케일 전쟁’의 본격화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는 최근 인터뷰와 SNS를 통해 “러시아가 발사하는 샤헤드 드론 수가 매달 35%씩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그는 “요격 드론이 담당하는 격추 비율은 지난 4개월간 두 배로 뛰었다”고 강조하며, 드론 대 드론의 ‘스케일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Brave1는 2024년 초부터 인터셉터 드론 카테고리를 별도 트랙으로 육성해왔으며, 현재 60여개 방산·드론 제조사가 클러스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Xon과 같은 AI 요격 체계는 숙련 조종사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 운용을 지향하기 때문에, 인력·훈련 부담을 급격히 줄이면서도 한 팀이 여러 기체를 동시에 관리하는 ‘군집 방공’ 개념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파급력이 크다.
“킬 체인까지 자율화”…전쟁과 방공 패러다임의 변화
MaXon 시스템의 핵심은 탐지–추적–접근–식별–격파에 이르는 방공 ‘킬 체인(kill chain)’의 95%를 소프트웨어와 기체 탑재 AI가 수행한다는 점이다. 일부 서방 국가들이 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는 자율형 요격 무기는 대부분 실험실이나 제한된 시험장에서만 운용되는 반면, MaXon 요격 드론은 하르키우 전선에서 이미 실전 검증을 마친 상태다.
우크라이나 측은 장기적으로 MaXon과 유사한 자율 요격체 20~25개 드론·에어로스탯(기구) 결합 유닛을 배치하면 키이우 상공 전체를 샤헤드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고정식·미사일 중심 방공망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율 드론 ‘그물망’으로 도시와 전략 시설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MaXon 사례는 드론 전쟁이 더 이상 ‘저가 자폭 드론 vs 고가 미사일’의 비대칭 구도가 아니라, “저가 자폭 드론 vs 저가 자율 요격 드론”의 대칭적·스케일 전쟁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AI가 표적 탐지·추격·격파까지 담당하고 인간은 최종 승인과 중단 권한만 쥐는 ‘인간 개입형 자율 무기’ 모델이 실제 전장에서 표준 옵션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 규범·윤리 논의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